약속시간은 1시인데 밤잠을 설치는바람에 2시간 일찍 와버렸다.넓찍한 연회장엔 나 혼자 밖에 없었다.

'아무도 안왔나 보네, 당연한건가?'    

조그맣게 키득거리며. 고급스런 호텔 의자에 기대 앉았다.
10년만의 동창회, 얼마나 이 날을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눈에 선한 친구들의 얼굴 ,입가의 팔자주름이 인상에 남는 선생님... 너무나 보고싶은 사람들이다.

처음엔 내가 동창회 주최자로 뽑혀  당황스러웠지만,
다들 잘할수있을거라 응원해준 덕에 자신감을 갖고 장소를 섭외했다. 음식,연회장의 분위기 등 많은것을 고려했으니 다들 좋아하겠지? 아마 내 센스에 놀랄지도몰라   

미소 지으며 동창들과의 재회를 상상할 무렵. 휴대폰에서 카톡 메시지 음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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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안 나 못가겠다]

[연아 오늘 일이 생겨 동창회엔 가질못하겠구나
다음에 시간되면 보자 ]

[나 민정인데 집안에 일이생겨서 동창회에 못가겠다~ 너 혼자 힘들게 준비했는데 - 아쉽다~ 미안~]

[못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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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못가겠다 미안]

결국 동창회엔 아무도 오질 않았다. 아마 다들 바쁜걸꺼야.
스스로를 위로 하며 여느때와 같이 페이스북을 들어갔다.
...왜 민정이랑 소연이랑 희주가 같이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을까? 셋은 다 다른 지역에 사는 애들인데, 오늘 어쩌다
만나기라도 한걸까? 민정이는 집안에 일이있다고하지않았나?

 왜 선생님의 페이스북엔 우리 사랑둥이 [2-9 아이들 오늘 너무 즐거웠어] 라는 글이 써있는거지. 내가 헛것을 보는걸까. 아 또다른 글이 올라왔다. 어느새 어른이된 2-9 아이들의 단체사진이다.  함박웃음을 짓고있는 선생님의 얼굴이 특히 눈에띄었다.

[즐거웠던 2-9 동창회~ 벌써 이만큼 커버린 녀석들~
 불청객이없어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