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간 글 중에
엘리베이터 ‘똑똑’소리에 관한 글을 읽고
정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써봅니다.
중학교시절
강원도에 있던 xx수련원으로 2박3일 정도(?)로 수련회를 갔을 때 겪었던 일입니다.
남여공학이었는데
건물 1층은 강당및 사무실이 있었고
2층은 선생님(조교포함)들 방
3층은 여학생들
마지막 4층을 남학생들이 사용하고 했습니다.
대충 이런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문제는 남자애들이 쓰던 4층에 여자화장실만 ‘공사중’ 이었습니다.
남자층에 여자화장실을 못쓰는게 왜 문제가 되느냐..
4층 남자화장실이 꽉차서 3층 남자화장실을 쓰려고 내려갔더니
여자애들이 남자화장실까지 다 쓰고 있더란겁니다. ㅠㅠ
어차피 3층은 여자층이니 써도 문제는 없었지요.
덕분에 4층 화장실은 언제나 꽉차있었습니다.
4층 여자화장실은 밖에서 나무막대기를 X자 모양으로 못을 박아놓고
‘공사중’ 이라고 써있었고.
열거나 하는것은 불가능 했습니다.
몇몇 친구들하고 제가 문을 부셔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괜히 혼날것 같기도 하고 뭐... 여러가지 이유로 관뒀었죠.
이 이야기를 왜 길게 하느냐... 이유가 나중에 나옵니다.(ㅠㅠ)
아무튼 우리는
체력장인지 수련회인지 모를 일정을 대충 소화하고
두번째날 밤에는 담력훈련이 계획되어 있었죠.
담력훈련이라고는 하나
3인 1조로 뒷동산 코스를 한바퀴 돌고 내려오면 되는 거였는데,
앞 조가 걸어가는게 멀리서 보였기 때문에
놀라는 소리도 다 들려서 미리 대비를 할 수 있었고
숨어있는 귀신들도 다리에 청바지가 보인다거나 해서 별로 무섭지도 않았죠.
저는 1반 이었기때문에 제일 먼저 끝내고 공터에 모여서
끝반 까지 완료되는걸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심심해진 우리가 조교선생님에게 무서운 이야기 해달라고 졸랐더니
냉큼 알겠다면서 실화라며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 여기 수련원은 최근에 다시 오픈했기때문에
방 이라던지 마트(?)같은 시스템이 상당히 잘 되어있는걸 너희들도 봤을꺼야.
예전에 수련원이었다가 문닫고 한동안 근처 골프장 이용객들이 이용하는
리조트로 운영했었다
1년정도 전에 다시 바꾸고 수련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라고 말해주면서
본인이 여기 근무하기 전 일이라 언제인지는 잘 모르지만
XX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수련회를 왔었다.
그 고등학교에 왕따(이때는 이런말이 없었음)가 있었는데
방 배정을 할때, 하필 일진 애들이랑 같은방을 배정 받게 되서
수련회내내 괴롭힘을 많이 당했다고 하더라.
그러다, 일진 여자애 하나가 자긴 잘꺼니까 이따가 아침먹고 조깅(?)같은거 할때
한명 어디갔냐고 물으면 아파서 화장실 갔다고 해라. 니가말하면 믿을꺼다.
라고 부탁아닌 부탁을 했는데
담당 선생님이 물을때 우물쭈물 거려서 일진애가 담임한테 혼나고 뭐... 그런 상황이 있었다.
그날 점심때는 근처 산으로 등산가는 일정 이었고
일진여자애들이 그 왕따당하던 여자애를 화장실 칸에 가두고 못나오게 만든다음
나오면 죽을때까지 때릴거라며 으름장을 놓고 가버렸답니다.
그 후 점심도 먹고 휴식시간이 지난 후
반별로 버스에 올라타서 등산을 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인원체크를 하니까 한명이 비길래
누가 없는지 찾아보니까 그 왕따 당하던 여자애가 없더랍니다.
일진애들은 설마 아직까지 화장실에 있겠냐. 사무실 같은데 가 있겠지 하고 생각했고
결국 못 찾은 채로 수련원으로 돌아왔고, 돌아오자마자 가서 확인했답니다.
가서 열어보니 변기에 고개를 푹 숙인채로 죽어있었다고...
사인은 모르겠는데 어쨌든 얌전하게 앉아서 죽었다고 합니다.
그 뒤 모든 일정이 취소되고 피해자 어머니가 오셔서 난리가 난 뒤
피해자 어머니는 무슨이유인지 수련원이 훤히 보이는 뒷산에 묘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 입니다.(죄송..ㅠ)
사고 처리 문제로 약 2~3개월이 지나서야 다음 학교를 받고 일정을 진행하는데
오는 학교 학생들마다 이상한 소문이 퍼져 있더랍니다.
강당에 모였을때, 조교 한명이 뭘 그렇게 소근소근 거리냐고 물어봤더니
학생 한명이 이렇게 묻더랍니다.
‘선생님, 여기에 우리학교 말고 다른학교도 수련회 왔나요?’
그래서
‘아니? 지금은 너희학교 뿐 이고 일주일 후에 xx학교가 온다’
라고 대답하니까
애들이 더 큰소리로 수근수근..
왜 물어보냐고 재차 물으니
자꾸 4층 복도에 다른교복입은애가 돌아다닌다고...
어디학교인지는 모르겠는데 우리학교 교복은 아니라며
자기네들은 다른학교에서도 왔는줄 알았답니다....
조교들은 뭔가 뜨끔했지만
설마... 하면서 그냥 넘겼고
그 뒤 2개 학교가 더 오고, 그 학교애들도 같은 소리를 반복하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됐다고 합니다.
굿이니 뭐니 부랴부랴 하고
4층여자화장실은 임시방편으로 막아놓은게 아직까지 라며
너희들은 못봤니?
하고 겁을 주면서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남자반 이었던 우리들은 에이~ 그런게 어딧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그날 저녁에 여자반 애들과 놀기로(흐믓)했기때문에 그것 외에는 생각 나는게 없었죠.
여자방에 가기로 했던 4명(저 포함)은 점호가 끝나고 1호실에서 나와 긴 복도를 지나
한층 아래 여자애들방으로 가야했었고
점호가 끝난 복도는 사람한명 없이 조용하고 어두웠습니다.
행여 발소리라도 날까봐 신발까지 손에 들고
복도를 지나 계단에 도착했을때,
2층 정도에서 후레쉬불빛이 보였습니다.
선생님중 누군가 순찰온다! 생각에 우리는 1호실까지 뛰어갈 시간이 안되서
바로앞 남자화장실에 가서 숨었고
후레쉬불빛과 구둣 소리가 복도에서 멀어질때쯤
속삭이듯 키득 거리며 한명씩 화장실에서 나왔습니다.
앞에 두명이 먼저 나가고, 저와 또한명은 속삭이면서 화장실을 나가다가
제가 장난인지 그냥 심심해서 그랬는지
남자화장실 바로옆 잠궈져 있던 여자화장실 문을 손으로 ‘똑똑’ 하고
친구와 계단으로 걸어가려는데...
뒤에서...
‘똑똑’하고 짤막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걸어가던 저하고 제 친구는 순간 서로 얼굴을 보면서 놀랐고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으아아’ 하면서 소리를 지르면서 3층 여자애들방으로 도망치듯 내려갔습니다.
환하게 켜진 방에서
여자애들이고 뭐고 친구한테 ‘야 너도 들었지?’ 이소리만 반복했고
친구는 ‘뭐야 시x, 뭐야 시x' 이소리만....
10여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무슨소리였는지
진짜 그 여학생의 귀신이 그랬는지.
아니면 뭔지...
그 뒤로 저는 장난으로라도
아무도 없는걸 알면서 노크하는.. 그런장난은 절대 안합니다.
베스트에 있던 엘리베이터글 보니 또 생각나서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