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이 판 깔아준 덕에, 이 두 사람의 자기 자랑과 자기 변명의 시간을 들었다.
(특히, 김민석의 변명에 좀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아는 스토리와는 다른 게, 불리한 스토리는 숨기고,
자기 편한 장면만 설명을 하는,, 결론적으로 거짓으로 들렸다)
아무튼, 느낌은 어떤 희망 보다는 갑갑한 마음이 들게 되었다.
'아 또 다시, 도로민주당이 연출될 수도 있겠구나~'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비단 이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진보진영에 있는 정치인들 상당수가
'아, 쟤네들은 패배의식을 밑바탕으로 해서, 설계를 하는구나' 라는 걸 느꼈다.
김민석이 정몽준에게 간 이유나, 안희정이 통합을 외치는 것, 김부겸이 합쳐야 한다 하는 이유 등은 죄다
"우리 혼자서는 안된다. 다 끌어 모아야 겨우 이긴다" 라는 자세가 뿌리 깊게 박혀 있구나 라는 점을 느끼게 한다.
이들이 외치는 '통합의 실체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이 상당히 든다.
뭐 그게 그렇게 돼서, 어찌어찌 선거는 이겼다 치자.
그걸로 에브리바디 지금부터 해피해피~? 그 이후에 벌어질 상황은 뻔하지 않은가?
집안싸움 3차전 스타트! -> 콩가루 집안에서 먼지 승천~-> 국민 혈압 상승 -> 조중동+진보 언론계 물어뜯기 시작
-> 지지율 폭망 -> 무능한 민주당놈들 이미지 고착화 -> 새누리 다시 득세
에휴~
통합을 왜, '이놈 저놈 다 끌어 모으는', 그 한 방법에만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다만, 아마도,
홀로 집권하고, 강하게 개혁을 밀어부치자니,
**** 겁이 나거든
**** 그래 본 적 없거든
**** 공격 들어오면, 못막거든
이라는 심성이 아닐까 싶다.
(재미난 점은, 김민석이 말했듯이 '나 예전에 잘 나갔어' 라는 말에 보이는 개인적 자신감은
희한하게도 '민주당 단독으로는 집권못한다' 라는 집단적 열등감과
교묘하게 뒤섞여서 결론을 낸다)
기본 방향은 정책의 선명성을 내세우고,
그 전략을 먹혀 들 때, 어떤 이득이 생기는지 구체적인 효과를 국민에게 직접 와닿게 해서
국민의 지지를 얻게 되면, 거기에 달라붙는 정치세력이 모여들게 해야 진정한 통합이지,
왜 자꾸 한지붕세가족만 들먹일까?
그걸 '통합'이라 부르는 게, 단어부터 맞는 건지 모르겠다.
그걸 인정하더라 치더라도, 지금 386이 말하는 통합은 이미 구시대적이다.
20세기에나 써먹을 듯한 버전이고, 잘 봐줘야 2002년 월드컵 버전이다.
비록 10여년밖에 차이나지는 않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인종 자체가 다르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본다.
이런 세대들과는 공감하기 힘든, 엄청날 정도로 구닥다리 버전이다.
노땅들이 툭하면 박정희 새마을운동시대 들먹이듯이,
386세대는 80년 민주화항쟁시대에 사고방식이 고착화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그 희생덕에 지금 청년들이 나름 이나마 민주주의를 누리기는 하는 거지만, 그래도 거기에 머무르면 안된다.
지금 민주주의를 판매만 해놓고, 업그레이드 서비스는 없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빡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한국 민주주의가 '일단 한번 써보기라도 하시라니깐요! 제발요' 라는 수준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써보니 좋지요~ 더 행복하게 해줄게요' 라고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386은 아직도 '일단 한번 더 써주세요~ 흑흑'
옛날 멘트 그대로다. 메갈 사태때, 절독한 소비자 상대로
무슨 시사인 영업대리점 사장님들의 하소연을 듣는 느낌이다.
기본 문제는 이거다.
* 깨지더라도, 언젠가는 국민신뢰를 얻을 수 있다! 라는 장기적인 안목과 전략도 없고,
* 정면돌파 하려는 의지도 용기도 없고,
* 스스로를 믿고 국민들에게 큰소리치는 당당한 자신감이 별로 없다.
단지, '우리가 힘 없고,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 라는 식의 수동적 인식론만으로 움직이는 듯하다.
나이 50넘은 놈들에게 개과천선을 바라기는 어려운 거고,
결국 386보다 새로운 신진세력이 수혈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새롭게 등장해서, 기존 정치선배들이 만든 질서에, '니미 조까~'라면서 깨부술 수 있어야 뭐가 될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