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17일 독립 71주년을 맞아 남중국해에서 불법 조업 행위로 나포된 외국 어선 71척을 침몰시켰다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침몰시킨 어선 중에는 중국 어선 3척도 포함돼 있어 그동안 남중국해 분쟁에서 중국과의 갈등을 피해 왔던 인도네시아가 이 해역에서
주권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해군이 전날 필리핀과 인접한 말루쿠와 술라웨시주 인근 해역에서 필리핀 어선 8척을 가라앉힌 것을 시작으로 17일 전국 곳곳에서 외국 어선에 구멍을 내 침몰시키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중국 어선 세 척은 불법 조업을 하다 나포된 장소인 남중국해 최남단의 나투나 제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들 선박을 가라앉혀 인공 어초로 활용할 계획이다.
나투나 제도는 인도네시아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지만 일부 면적이 중국이 주장하는 영해선인 ‘
남해 9단선’과 겹쳐 양국이 서로 주권을 주장하는 해역이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은 공식적으로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나투나 제도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과 인도네시아 해안경비선 간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6월 군함을 타고 나투나 제도 해역을 순시한 뒤
해상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하며 중국에 경고를 보냈다. 필리핀 드라살대학의 리처드 자바드 헤이다리안 교수는 “인도네시아가 더이상 남중국해 분쟁에서 뒤로 빠져 있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서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당사국이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