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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76402
    작성자 : 슈퍼아리랑
    추천 : 11
    조회수 : 1197
    IP : 175.124.***.11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11/05 18:10:03
    http://todayhumor.com/?lovestory_76402 모바일
    사람은 혼자 버티도록 설계된 게 아닌가 봅니다.
    옵션
    • 창작글
    얽혀 있었다
     
    나는 나무이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항상 듬직하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기둥과
    쉴 수 있는 푸르른 그늘이 되어 주고 싶었다.
     
    나는 흔들리지 않아야 했다
    나는 나무가 되어야 하니까
    하지만 누구보다 심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걸 깨닫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잡초가 되어 볼까 했다
    흔들려도 꺾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질기디 질긴 잡초
    누군가 날 보며 희망을 얻었으면 했다.
     
    나는 버텨야 했다
    나는 잡초가 되어야 하니까
    하지만 누구보다 빨리
    포기할 수 있다는 걸 깨닫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결국
    너무 큰 꿈을 꾸었나 질문을 남기며
    푸르른 군데 하나 없이
    땅 속에만 남아버린 뿌리가 되었다 볼품없이
     
    뿌리가 되서야 알았다
    우리네 뿌리들은
    각자의 삶을 머금고
    서로 얽히고 섥혀 아옹다옹
    듬직하게 버티고 있었음을
     
    -----------------
     
    오늘 새벽 응급실을 다녀와서
    문득 생각나서 주저리주저리 써 봤네요
    사람 인 자는 사람 두 명이 기대서 생기는 거라던
    데역시 엉켜서 살아야 하는 존재인가 봅니다
    혼자 다 떠안고 힘겹게 안고 가시는 분들께
    조용히 화이팅. 하지만 가끔씩은 엉켜 살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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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05 19:27:27  119.70.***.238  futureguide  565088
    [2] 2015/11/06 02:09:35  125.139.***.95  Guard  549647
    [3] 2015/11/06 23:09:13  112.145.***.44  outerspace  646314
    [4] 2015/11/09 03:12:31  182.172.***.32  APATE  674174
    [5] 2015/11/09 18:13:21  1.176.***.81  미륵산  60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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