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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6358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21
    조회수 : 4429
    IP : 211.221.***.27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5/01/19 01:32:38
    http://todayhumor.com/?panic_76358 모바일
    [reddit] 어릴적 기억
    레딧 번역 너무 재미있게 봐서 저도 하나 수줍게 올려봅니다..^^;;
     
     
     
    나는 관절염 통증을 좀 줄여보려고 주기적으로 산책을 한다.
    조용한 길을 걷다가 뒷길로 들어서는 찰나 갑자기 희미하게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 동네에 있는 놀이터에는 녹슨 담장이 쳐있었다. 그걸 따라가면 덩굴이 휘감은 작은 문이 있었다.
    항상 친구들과 미끄럼틀이나 그네, 정글짐에서 놀았는데도 담장에는 별로 신경을 안썼던 것 같다. 
    어느 날, 뭔가 지루함을 느낀 우리들은 탐험을 하기로 했다.
    그 문은 잠겨있지 않아서 힘을 세게 주면 열렸다.
    문 뒤로는 짧은 길이 나있고 그 끝엔 작은 집 다섯 채가 있었다.
    전부 버려진 집이었지만 사람이 사는 집 한 채가 있었다.
    어떤 남자애가 엄마랑 같이 살고 있었다. 그 날부터 우리는 그 남자애랑 맨날 같이 놀았다.
     
    어느날부턴가 그 집엘 가지 않은거 같은데 이유가 생각이 안난다. 나는 기억을 되짚어보려고 공원으로 향했다.
    아마도 걔가 이사를 가서 안갔던거 같다.
    담장을 보자 그 친구의 이름이 빌리라는게 기억난다.
    이윽고 문에 도착하여 힘을 주어 열었다.
     
    아. 빌리네 엄마가 미친듯이 울며 우릴 향해 뛰어오던 모습이 떠올랐다. 친구들 중 하나가 "도망쳐!"라고 외쳤었다.
    우리는 뒤도 안돌아보고 전속력으로 도망쳤고 다시는 찾아가지 않았다.
    몇 년이나 지났는데...
    이제야 모든게 생각난다.
    눈물이 나기 시작한다.
    문 뒤로 난 길 한복판에는 여전히 거무스름한 얼룩이 남아있다.
    참 신기하다. 기억이란게 이렇게 숨어있을 수 있다니. 하지만 제대로 한 방 먹으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근데 아무리 애써도 우리가 빌리를 왜 죽였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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