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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로 수업이 없는 토요일에
선생님을 찾아 갔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어린 초등학생 두 아들과 함께
교무실에서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오랜만에 찾아 뵌 선생님과 우리는 이런저런 근황과
여러가지 이야기도 하고 우리 나이 때에 가장 뜨거운 감자인
취업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던 와중에
선생님께서 이번에 “더불어 사는 민주 시민” 이라는 교과서를 만드는데
동참하여 이름을 올리셨다고 하셨다.
이 교과서는 경기도 교육청 주관하에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교과목이라고 한다.
사실 “민주화”, “민주”, “민주주의” 라는 말을 들으시면
간혹 경기를 일으키시는 분들이 있고는 한데,
나는 민주주의 라던가 자본주의 공산주의의 개념에 대해서는
정확히 설명할수는 없거니와 전공자라던가
이쪽분야에 관심이 지대한 분들이 아니면 이념에대해서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나도 관련서적을 읽으려고 시도했던 적은 있었지만
항상 10페이지를 넘지 못하고 좌절하곤
그냥 배게로 곧잘 사용하던가 라면 냄비의 밑받침으로
사용하는게 나에게는 더 유익하더라
나는 민주 라는 단어의 정의를 간혹 헷갈리고는 하는데
그래서 내가 즐겨하는 행동중에 하나인 인터넷 검색을 이용하여
사전적 의미를 검색해 보았다.
민주
1.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
2. (정치) [같은 말] 민주주의 :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
시민
1. 그 시(市)에 사는 사람.
2. [같은 말] 공민 : 지방 자치 단체의 주민 가운데 일정한 자격 요건을 구비하고 그 자치 단체의 공무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가진사람.
검색 결과로 미루어 간략하게 생각해보았을때
“민주 시민”이란 능동적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권리를 요구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선생님께서 교과서를 공동집필하실때
학교 교원들의 눈치도 많이 보셨다고 하셨다.
워낙 선생님들의 사회는 대부분 보수적인 사회이기도 해서
눈에 튀는 행동을 하면 눈밖에 난다더라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민주”라는 단어 한마디에 눈을 질끈
감아 버리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사료된다.
개인적인 사견으로 선생님들의 정치 성향이나 사회에 관한
주관적인 생각을 아이들에게 얘기하는 것 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나
“더불어 사는 민주 시민” 이라는 시범적 케이스에서 탄생한 선택 교과목은
제목과는 다르게 토론을 중심으로 하는 과목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단계별로
총 4종의 교과목으로 구성되어있으며,
토론 주제는 인권, 노동 평등, 다양성, 선거 등의 내용을 포괄하고있다.
교과서의 한 지문의 내용은 이러하다.
쟁점 토론하기 [노동은 우리에게 어떤 가치인가?]
노동은 임금으로 환산되는 교환가치이다.
노동은 자기 삶을 실현하는 가치이다.
라는 의견으로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교과목인것 같다.
소통이 중요한 인간 사회에서 말하는것과 경청하는 것 또한
중요하거니와 어릴적부터 가치관 형성시기에
이러한 기본소양 과목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에 지금 현 어린 세대에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경기도내 학교들의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 교과 주문 신청율이
약 94% 라는 기사를 봤다. 우리 선생님이 말씀하신
교과서 집필중에 느끼셨던 선생님들 사이에서의 위화감과는 별개로
주문 신청율을 봤을때 학교에 대한 아이러니를 느꼈다.
우리나라는 짦은 세월속에 전쟁, 경제발전, 민주화를 이룩해왔는데
이에 따른 사회적인 부작용이 예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이지 않고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비판” 아닌 “비난”을 하며 서로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하고
토론을 할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깔아뭉개고 상대방 위에 올라서는 것을 즐겨하는것 같다.
(오히려 젊은 층보다 티비에서 자주 볼수있는 나이많으신 분들 중에 가끔 이런분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교과목을 필두로 학생 뿐만 아닌성인들도 다 같이
건강한 토론문화를 만들어서 이를 중심으로 사회가 지금과는 다르게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소통이 원활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아직은 처음이라 도덕, 윤리 과목과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민주 시민” 교과목이 향후 자리잡아 프랑스와 영국처럼 필수 교과목이 되길 바란다.
(프랑스와 영국은 이미 2000년때쯤 부터 필수 교과목으로 채택되었다.)
손석희 JTBC 보도국장이 성신여대 교수로 재직시절 이슈가 된
[말하기와 토론] 이라는 과목의 강의계획서의 한부분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 하겠다.
“비판 받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비판하는 것 만큼 중요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말로 소통하는 사회에서 보다 더 합리적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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