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오유 눈팅족으로 2008년부터 (사촌형의 권유로...) 오유를 시작했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부터 이민에 대한 글이 점점 많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이민을 좋은 쪽으로 보고 계시기에 지금부터 제가 써 내려가는 내용들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지금까지 쭉 이민 관련 글을 읽어 본 결과 드라마에서 가장 흔하다는 미국으로의 이민, 이주등에 대한 글이 거의 없는 것 같아 조심스레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미국이민의 현실에 대해 써내려보고자 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경험에 제한된 것이기 때문에 무작정 신뢰는 바라지 않겠습니다. 다만 해외에서 (적어도 미국에서만큼) 생활하는 교포 한사람으로서 제가 느낀 미국의 현실에 대해 끄적여보려고 합니다.
정신이 음슴으로 음슴체. 반응 괜찮으면 현재 시기에 괜찮은 미국이민방법도 써보고자 함. 어디까지나 미국얘기.
이 글에서는 미국 생활의 장단점에 대해 써 보려고 함. 그 전에 배경부터 잠깐 써보겠음. 글이 긴데 재미도 없으믄 안되니까 유우머좀 섞어봄.
필자는 고1 1학기 도중 자퇴를 하고 엄마의 철저한 계산(?) 아래 미국에서의 유학/이민 생활이 시작되었음.
현재 20대 중반임을 감안했을때 필자가 중학교 때에는 한창 외고가 유행이었음. 외고 입시 준비하고 있던 도중에 우리 어무이가 어느 날 게임하고 있는 나를 치킨집으로 불러내 제갈선생 출사표 던지듯이 '너 유학 ㅇㅇ' 라고 함. 멋도 모르고 치느님먹으믄서 '그럼 피방가도됨 ㅋㅋㅋㅋ?' 하며 OK 했더니 2년 후에 진짜 보냄... 피씨방 한번 잘못갔다가 내 유학생활 1년 후 가족 전체가 취업이민으로 2007년 미국에 입성. 우리 아부지는 지긋지긋한 한국생활 끝이라며 노래를 부르며 오셨다가 공항 맥도날드에서 치킨버거 드시고 싶어서 주문했더니 치즈버거가 나와 시무룩하며 '내 치킨이 치즈라니!!' 했던 시기였음. 여담이지만 유학 결정되고 자퇴 전 보는 마지막 중간고사에 수학 과학 전부 다 찍었더니 25 / 38 나오길래 문제아인줄알고 1:1 면담받았음. '저 유학가염ㅋㅋ'이러니까 담임쌤이 그럼 너이새끼 반평균내리지말고 빨리 가라함.(근데 담임이 츤데레) 결국 기말고사 못치고 떠남 ㅋㅋㅋㅋ 야박한 사람...
저런 썰은 기회 되면 더 풀어보도록 하고.
신분얘기부터 하자면 운이 좋다고 할 수도 있고 운이 없다고 할 수도 있는 케이스임. 필자의 어머니의 경우 한국에서 전업주부가 되기 전 간호사셨음. 그러니까 취업이민의 자격에 최소자격은 부합하는 상태. 당시 2007년 미국에 간호사가 겁나 딸린다며 이민을 막 받아들이고 있을 때 막차를 탄 케이스. 그러니까 당시 간호사로 잘 풀린 케이스는 미국 취업이민 신청 후 1년만에 영주권 받은 사람들도 있긴 있음. 다만 우리는 미국 들어오고 그 비자가 막혀버리는 바람에 애초에 이민공사에서 '님ㅋ1년이면 영주권인데 ㅋㅋㅋ 안갈거?'라며 하던 말이 완벽하게 틀려버리게 됨. 그 후로 영주권 받기가 6년 반이 걸렸음 (일반 취업비자로 분류가 되는 바람에). 웃긴건 일반 취업이민에서 우리는 잘 풀린 케이스. 주변에서 변호사한테 사기먹고 서류가 진행이 안되거나 승인이 안되거나, 부모는 나왔는데 자식이 안나오거나, 아니면 아예 아싸리 10년 넘게 걸리거나 하는 경우가 태반임. 비록 늦게나왔지만 그나마 나온게 어디냐며 영주권 나온 날 파리바게트에서 케잌사서 파티함. 빌어먹을 생크림케잌. 난 초코가좋은데!
현재는 미국 동부지역거주중. (뉴저지!) 아메뤼칸들(백인횽누나들)에게 둘러쌓인데서 임상실험/제약회사에서 말단으로 일을 하고 있음. 졸업한지 얼마 안되서 취직한게 참.. 감사함. 운이 좋았음. 우리 회사 참 좋음. 사람들도 다 좋고. 한가지 단점이라면 ... 통장에 꽂히는 액수가 쪼꼼...
아무튼 그러함. 배경이 겁나기네. ㅈㅅ요... 본격적으로 장단점 시작해보려고함.
장점! 진지할땐 궁서체
1. 눈치를 잘 안봄.
이거 진짜 큼. 얼마전에 진짜 오랜만에 (7년?) 한국가니까 마트갈때 진짜 다 화장하고 나가드라. 여긴 마트는 물론이고 심지어 회사에도(!) 화장 안하고 오시는 아줌마들 있음. 근데 뭐 누가 뭐라고하나? 그거가지고 지적하면 '너 고소 ㅇㅇ'먹음. 여기는 고소가 워낙 빈번해서 심지어 회사에서 짤렸는데 가끔 짤린 회사원이 고소하는 경우도 태반임. '너 나 왜짜름?' '짜를 만하니 짤랐지' 등등 뭐 이런저런 얘기도 많음. 아무튼 sexual harassment로 고소가 가능하기때문에 외모지적질은 진짜 티도 안냄. 물론 쪼리신고나오면 까이겠지만 반바지까지는 본 적 있음. 뭐 눈치껏 알아서 잘들 하지만. 그리고 누가 거리에서 뭘 하던 나한테 피해주지 않는 이상 별로 신경안씀. 신경 써서도 안되고. 누가 쌩얼로 마트를 왔든 머리안감고 출근을 하든... 뒷말이야 조금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절대 티 안냄. 그리고 워낙 그게 자연스러워서 나부터도 그러고 다니기 때문에 진짜 자유로움.
2. 회식이 없음 / 무슨 일을 밤까지 해 (대다수)
미국애들 회식하자그러면 왓더뻑이란 소리 나옴. 회식이라 해도 그냥 마음맞는 동료끼리 맥주한잔하는거? 회식이란 알맞는 단어도 못찾겠음. Outing?? 그런게 없음. 그러니까 워낙 개인주의 사회이다 보니 '내 자유시간에 왜 니가 나설라그래? 니가 나한테 돈주냐?' 이런 의식구조. 마찬가지고 점심시간이 pay가 안된다면 점심시간에 뭘 해도 상관을 해선 안됨. 그러다보니 일 하는 시간 외에는 (여기도 아마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 못하는 것 같고... 40시간 넘으면 초과수당 기본 1.5배임... 뉴욕 헤지펀드 이런데는 밤까지 일 하는 데도 봤지만 거의 없음) 철저히 자기시간임. 필자의 경우 8시에 출근해서 4시반퇴근. 5시면 집에 오니까 저녁시간을 참 잘 쓸 수 있음. 이런 여유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이 나라가 내 나라요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은 철저히 생계의 수단이고 이들에게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 뭐 운동할 수도 있고, 뭐 배우고 싶은사람은 배워도 됨. 게이머들도 일하고 와서 렙업함ㅋㅋ 가끔 트위치에 퇴근한 직장인들 스트림하는거 재미짐. 자기 일상생활 얘기도 좀 하면서...공감됨. 정년퇴직 기간도 한국보다는 조금 더 긴 편. 미국이라고 60-70까지 모두 해필리 에버에프터 일할 수 있지는 않고 물론 업계마다 좀 다름. 근데 들어보니까 한국은 진짜 짧던데. 그거보단 확실히 여기가 김.
3. 국민 보호
필자는 아직 영주권자라서 국민은 아니지만... 사실 자국민이 신체적으로 상해를 입었다거나 이런거 잘 안참고 못참음. 그래서 그런지 여기 경찰력 진짜 셈.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교통위반 차량 하나 잡을때도 화려하게 사이렌 끌고가서는 하이빔을 비롯한 간달프식 제압법으로 포스가 ㅎㄷㄷ함. 웬반해선 경찰관의 판단에 반박도 잘 안먹힘 (근데 이쁜여자들 사소한 실수로 잡혔을때 울면 가끔 봐줌 ㅡㅡ 난 겁나 딱지 때려박더니). 사실 세월호 참사 있고서부터 여기의 그런 장점이 특히 부각되는듯. 범죄자를 잡을때도 그렇고... 근데 영주권자들에게는 자국민이 아니라는 눈길이 있어선지 좀... 혜택이 와닿지는 않음. 그래도 안전한게 좋다면 좋은거고. 어쨌거나 경찰 부르면 잘 와주긴 와주니까. 위기상황때 대처력은 정말 알아줄만함. 한국 고위 경찰들이 좀... 배워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함. 국민을 우선시 하는 건 맞음. 물론 교통딱지 땔 때 쌍욕나오지만... 그리고 그 것 때문인지 웬만해선 국민 건강관련 법규 제재는 좀 엄격한 편임. 음식점들 위생관리하는거나... 위험/혐오시설 규제에 대한것도. 건설법 규제도 겁나 많아서 우리나라 건설 시간의 배가 넘게 걸리는건 기본임. 그게 맞긴 한데 너무 늦게 지어져서 답답한 감은 있음...물론 땅이 크니까 사람 안사는데 혐오시설 건설하긴 하겠지만... 솔직히 세월호 참사 보고 대한민국 정부 때려부시고싶었음. 그 점에 있어서 미국의 자국민 보호 시스템은 정말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함. 이 점에서는 진짜 미국은 10점만점에 10점...
4. 식료품 물가
요새 한국과자 비싸다 비싸다하는데, 진짜 그건 뼈저리게 느낌. 여긴 싼 과자는 1~2불 밖에 안하는데 양은 진짜많음. 물론 나트륨 함량이 기본적으로 세긴 셈 ㅋㅋㅋ 겁나 짬. 근데 lightly salted된거 먹으면 뻐까칩 맛은 남. 그러고 미국음식 기준으로 했을때 식료품은 한국 물가 대비하면 양은 많은 건 보임. 단지 난 한국인이라 한국음식먹고싶으면 먹어야되는데... 한국 대형마트는 한국보다 값이 당연히 비쌈 ㅡㅡ (고기제외) 근데 고기는 싸니까 무슨 세종대왕님 고기드시는 것 마냥 고기 겁나먹음. 마이쪙! 소고기도 마이쪙! 근데 외식값은 ㅋㅋㅋ아님. 외식값은 쎔 ㅡㅡ 대부분 레스토랑 가격이 우리나라 고급레스토랑 가격 나옴... 물론 양이야 많겠지. 근데 외식 한번 가면 내가 좋아하는 cheese cake factory 기준으로 40불나오나?
5. 차 값이 비교적...쌈
차 값은 비교적 쌈. 여긴 차가 없음 어딜 못 감. 버스가 있느냐? 천만에. 지하철? 큰 도시들에 지하철 있는데 전화도 안터짐. 무슨 동굴탐사 온 느낌인데 노숙자들은 왜그렇게 많은지.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예전 지하철 무슨 하수구에서 열차타는 느낌이었음. 그래서 그런지 차 리스값이나 구매가격은 어느정도 이해할만한 수준. 단지 딜러를 잘 만나야된다는 한/미 공통비밀조약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차 없이는 살 수 없는 나라이다 보니 차 종도 많고 경쟁사도 많기때문에 우리나라 예전 모습처럼 어느 특정사의 독점같은 건 찾아보기 힘듬. 우리 아부지가 차 겁나 좋아하시는데 오시고 6개월동안은 길거리에 자기가 귀로만 듣던 차들 보니까 신기해하시면서 다니셨다고. 한국도 지금은 외제차가 많이 들어섰지만 여기만큼 다양하지는 않다고 생각함... 뭐 어쨌거나. 한국이랑 비교하면 많은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장점이려나?
6. 영어가 늘긴 늘음...
필자는 한국에서 (자랑은아니지만) 영어를 좀 하는 편이었음. 그리고 유학생활때 비록 한국인들에게 둘러쌓였지만 외국애들이랑 일단 마주치긴 하니까 선생이랑 대화하는 것부터라도 대화는 함. 나같은 경우 고등학교 다 될때 와서 원어민 수준까지는 될 수가 없었음. 다만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내 여동생의 경우 외국인 친구 하나를 사귀더니 얘랑 밤새통화시작. 그러더니 6개월 타주에서 학교생활 마치고 돌아오니까 애가 원어민이 되어있었음. 내 동생에겐 진짜 큰 메리트. 한국어도 할줄 아는 것이 영어는 마스터를 해버렸네... 사실 엄마들이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이거. 돈 안들이고 영어 배우게 할 수 있으니까. 물론 학생 스스로가 외국인들과 마주치는 기회를 만들어야되지만. 현재 필자는 백인들에게 둘러쌓여서 일을 하기 때문에 일터에선 한국어를 안쓰는데, 내가 여태까지 배웠던 영어를 최대한 활용할 수 밖에 없음. 소통이 되니까 신기하긴 함.
7. 엔지니어 / 공돌이들 여기서 짱 먹음
내가 이민온다는 사람들과 몇 번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웬만하면 지금 시기에 미국으로의 이민은 반대하지만 찬성하는 직업군이 딱 두 가지 있음. 하나는 공학과(화공이든 그냥 일반 엔지니어든 토목이든 건축이든), 그리고 다른 하나는 컴퓨터/IT 프로그래머 직업군. 이 두 직업군이 지금 미국에서 취업이 제일 잘되는 직업군들임. 물론 외국에서 들어온다면 절차는 엄청나게 까다롭겠지만 일단 회사에서 신분 문제 해결해 준다고 하고 취업이 됐다면 이민 찬성함. 한국보다 연봉도 높을 뿐만 아니라 직업 대우도 비교가 안된다고 들었음. 한국에선 이쪽계통이 워낙 야근도 많고 힘들고 그렇지만 여기는 위에 말한 야근문화가 거의 없고 회식은 개나줘 이기 때문에 날개 필 수 있는 직업군들임. 이 직업 분들 가진 분들이 영어도 클래스있게 된다면 이민 긍정적으로 고려해 보실 수 있음. 그렇게만 되면야; 역대연봉 남얘기 아님.
지금 생각나는 것 이것 밖에없음... 반응좋아서 2탄 올리게 되면 더 써봄.
단점! 진지할땐 궁서체
음... 단점 진짜 많음
1. 일단 팔자 고치려고, 그냥 한국 싫어서 미국이민 오려고 하는 사람들은 걍 그만두셈.
위에 언급했던 엔지니어쪽 제외하고 (이것도 먼저 직업을 갖고 들어온다고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히 팔자고치려고, 한국 염증난다고 '미국'으로 이민을 온다? 이건 진짜 아님. 70년대-80년대 까지만 해도 그게 됐음. 여기 오래 산 사람들 보면 대부분 잘 살고 있으니까. 그 때 들어왔으면 하다못해 한국인 상대로 장사해도 뭐라도 먹고 살았음. 심지어 잘됐고! 근데 지금... 한국 아이템 들여와서 미국서 장사해볼까? 이런 생각은 절대 ㄴㄴ해. 그리고 직업도 없는데 무작정 유학와서 어떻게든 되겠지? ㄴㄴ해. 불법체류자 되기 십상이고 자본금 다날리고 오기 전보다 거지꼴로 돌아가는 사람들 태반임. 막상 왔는데 현실의 벽이 높아서, 영어가 안되서 취업못하고 돌아가시는 분들 보면 참 안타까움. 그런데 무슨 심보에선지 드라마에서는 미국이 다 해결해주는 것처럼 보여줌. 툭 하면 '나 낼 모레 출국해' '당장 미국으로 가. 비행기표 끊어놨어'. ㅇ아니 떠나는 건 둘째치고 어떻게 살건데. 신분은? 그러고선 몇 년 후에 샤방하게 돌아와선 인천공항에서 화 이러면서 옴 ㅡㅡ? 실제론 비행기에서 내리면 개거지상일텐데. 뉴요커랑 핫도그만 먹다왔나? 그럴 시기는 이제 지났음. 미국 이민도 전략적으로 시행 해야 함. 현지인들이랑 부딪힐 자신 없고, 특별히 좋은 직업을 가지고 들어오는게 아니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리고싶음. 미국 별거 없음. 한국에서 힘들게 살면 미국에선 더 힘들게 살 수 밖에 없음, 대책이 없다면. 막연히 여기서 어떤 직업이 뜨니까? 한국보단 낫겠지? 제발...;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고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때 이민이란건 성사될 수 있는 것임. 이에 대해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댓글 바람.
2. 느림.. 모든게 다 느림...
일단 땅덩어리가 큰 것도 있고. 인터넷만 하더라도 2007년 당시 우리집에서 쓸 수 있는 가장 빠른 다운속도가 300kb/s...; 지금은 진짜 많이 좋아져서 가장 빠른건 10mb/s까지도 뜸. 겁나비싸긴 하고 설치 지역의 제한이 있긴 하지만. 뭐 다 떠나서 모든게 다 느림. 일 처리 속도, 서류 진행 속도... 은행 업무 속도, 우체국 편지 보내는 속도... 그냥 다 속터짐. 어디 전화만 하면 전화 들고 대기하는 시간이 20-30분은 기본임. 어디 부서에 넘긴다 뭐한다... 필자는 성격이 더럽게 급한 편이기 때문에 이것때문에 속 뒤집어지는 줄 알았음. 뭐만 하면 2-3일 기다리래. 게다가 일 하던 말던 뭐 ... 내 일 아니니까 일 하는 사람도 여유(?)가 있음. 기다리는 사람은 속 터지는데. 참고로 한국 갈 때 대한항공에 문의할 게 있어서 물어보니까 무슨 3분만에 일처리가 됨. 같은 연유로 united airline이라는 미국 항공사에 전화했더니 총 3시간 걸렸음. 진짜...짱느림 모든게.
3. 취업이 더 힘듬(!)
단순 경제지표로 생각하면 안됨. 현재 미국의 청년 실업 상태는 한국 청년 실업 상태보다는 약간은 좋은 편. 근데 잘 생각해야 되는게, 이게 기준이 한국은 한국인들 기준이겠지만 미국은 미국인들 기준 아니겠음? 심각하다는 말임. 근데 얘들은 영어가 기본적으로 다 되는 아이들임. 그럼 영어가 조금 딸리는 외국인이나 이민자들은? 그 사람들에게 가는 고통은 진짜 말도 못함. 내가 하고싶어도 영어때문에 딸리는 건 진짜 한계가 있음. 아무리 해도 난 현지인들처럼 인터뷰 중간에 유머도 알아먹고 이딴 능력이 안됨. 내가 취업 준비하면서 느낀거지만 학점이며 학교며 인턴쉽이며 다른애들보다 괜찮았음 괜찮았지 밀릴정도는 아니었음. 근데 영어 인터뷰에서 탈락함. 유머 던져주면 알아먹어야되는건데 이게 종특이라 못알아먹음. 오유에도 가끔 올라오지만 자기 유머 자기가 설명하는 비참함이 어딨겠음 ㅋㅋㅋ 내 인터뷰보는사람도 그랬을거야 아마. 생활영어와 업무영어는 엄연히 다름. 기본적으로 난 취업에 운이 작용했다고 생각함. 업무영어는 되는데 생활영어 딸리면 직장 내 친구 만들기도 좀 힘듬... 다행히 여기 사람들 다 좋아서 어려움은없음. 이것도 복불복이겠지만. 노후대비 해서 미국이민 온다고? 취업 안되면 노후는 뭘로 대비함? 오히려 인생 황금기 20-30대 중의 엄청나게 긴 시간을 공으로 날릴 수도 있음. 뭐 기술직의 경우 예외가 될 수는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천시받는 plumber(배관공)이런 분들은 여기 오시면 좀 나은 생활을 영위하실 수도 있음. 다만 큰 돈을 벌기는 힘듬...대부분 일단 테크니션으로 일하더래도 영어가 어느 수준은 당연히 되어야 하고, 아니면 백날 한인 카센터나 배관공 밑에서 일하는 것 밖에 안됨. 대우가 어떻냐고? 한인 기업/회사/직장 그지같기로 유명함.
4. 한국인 커뮤니티
이민자로서 자기 사람들한테 친화력 없는사람 어딨겠음? 다만 한국인들은 그게 좀 안좋은 방향으로 작용을 함. 그 조그만 커뮤니티 안에서 사기가 빈번하고 여기 한인 교회는 완전 비즈니스의 장임. 그러다보니 같은 민족으로서 불신이 깊어지긴 하는데 또 사람이 없고 현지인 커뮤니티에 속하기는 힘드니 어쩔 수 없이 한국인 커뮤니티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음. 그런데 여기서 한국인 종특 학교 비교/ 명문대 진학 등등이 나옴. 여기서도 좀 산다는 한국인들, 한국 애들 못지 않게 애들 뺑뺑이 돌림. 필자는 일요일마다 한국인 2세들 4명정도를 과외하는데 진짜 안쓰러움. 미국은 다른 외국들과 다르게 명문대에 대한 문화가 확실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한국처럼 입시 문화가 분명히 어느정도는 있음. 이것의 극을 달리는게 한국인커뮤니티. 게다가 미국까지 왔으니 부모 나름대로 자부심도 있고, '여기까지 왔는데 애를 어중간하게 키울 수 없다'는 미명 하에 애들 뺑뻉이는 점점 심해짐. 학교갔다와서 음악과외, 수학과외..말도 못함. 사교육비 여기서도 분명히 나감 ㅡㅡㅋ 어쨌든 동포의식은 좋지만 그것을 너무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함... 유학생들은 유학생들끼리만 어울리는 것도... 유학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점이기도 하고 영어도 안느는 점도 있고... 좀 슬픈 현실임.
5. 세금 및 부가가치세. 그리고 대학 학비.
진짜 셈. 한국도 중산층 세금 세지만 여기 진짜 장난아님. 10만불 번다고 가정하면... 실제로 수중에 들어오는 것은 6만불. 근데 여기서 부가가치세라는게 붙음. 모든 뭂품에 세금이 붙고, 외식하면 팁도 음식비의 15~20%가 기본. 이렇게 나가는 돈이 상상초월임. 분명 나는 3만원 어치 음식을 먹었는데 왜 나는 3만7천원을 계산해야되지? 이런식. 세금도 이미 센데 무슨 부가가치세까지 붙나? 근데 웨이터 웨이트리스 이런 분들한테는 저게 생활의 주 수입이니 뭐라고 할 수도 없음. 그래서 집에서 해먹는 편...이긴하지만 ...어쨌든 모든 물품에 세금이 붙으니 ㅠㅠ
그리고 대학 학비. 엄청 비쌈. 일단 학비 지원금이 있긴 한데 어느정도 연수입이 커트라인 미만이어야함. 근데 이 미만의 기준이 좀 많이 낮은 수준이어서 중산층은 별로 혜택을 받지 못함. 장학금도 학비 전체를 충당할 만큼 주는 경우는 좀 드물어서 어쨌든 학비를 내야 함. 근데 뉴욕이나 뉴저지 주립대의 연간 학비가 평균적으로 약 2만불은 되니까... (한화로 한 2200?만원?)... 위의 10만불의 가정을 기준으로 할 때 10만불에서 4만불 세금으로 나가고, 6만불에서 2만불 학비로 나간다고 가정하면 실제로 남는 것은 4만불. 여기서 차 보험비, 식비, 생활비, 뭐 주거비 이것저것 빼면 정말 남는 것 거의 없음. 그나마 위안 삼을거라곤 노후에 연금이 나올 것이라는 ...것? 우리 어무니 간호사 수입 빵빵한줄 알고 들어오셨는데 한국이랑 저축하는거 별반 차이없다심. 무슨놈의 대학 학비가 이렇게 깡팬지. 더 웃긴건 2만불이 싸게 먹히는 대학이라는 점. 3만불 4만불 넘는 곳이 허다하고 극단적인 경우 1년 학비 6만불도 봤음.
6. 차가 없으면 아무데도 못감.
차는 필수. 진짜 모든게 너무 멈. 텍사스 같은 경우 한인 마트 한번 가려면 4시간 가야된다고 하더만. 근데 비단 한인마트 뿐만 아니라 하다못해 월마트나 동네 좀 큰 마트 가려면 차로 20분은 기본임... 주거밀집주역은 조그만 가게가 있긴 있지만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고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미국인들 종특이 있어 웬만하게 싸게 괜찮게 가려면 차를 사야함.... 일터도 뉴욕 제외하면 제대로 된 통근수단이 없어서 차가 필수. 그러니까 차를 사거나 리스 해야되는데... 이민 온지 얼마 안돼서 크레딧이 부족하거나... 그런 사람들은 정말 통근하기가 힘듬. 그리고 고속도로가 잘 되어있다고는 하나 워낙 거리가 머니까... 대중교통으로는 한계가 있다. 물론 한국도 거리가 안길더라도 통근시간은 길지만...적어도 기름값이나 차량보험비 안내고 '살 수는' 있지 않나? 여기는 '살 수가' 없다. 모든 곳은 차량이동이 필수. 엄마아빠들이 애들 데리러가는데 바쁜 이유도 이것 때문. 스쿨버스? 사람 너무 많다고 안데려다 주는 경우도 있음...
7. 승진의 제약
어쩔 수 없음. 현지인이 아닌 이상 승진에 한계가 있음. 네트워킹/인맥은 둘째치고 일단 위에서 좋게 안봄. 그러니까 여기 오는 사람들이 죄다 의사/약사 하려고 하는 이유가 그 것. 만약 드라마에서처럼 무슨 미국 헤지펀드사 디렉터여써염!! 이거? 겁나힘듬. 옛날애기일 경우가 많고 뭐 ... 엔지니어링의 경우 베이스페이가 세니까 그렇다고 치지만 문과 이런경우 진짜 답답함. 일정 금액 이상 페이그레이드가 안올라가는 것 만큼 서러운게 없음. 그만큼 현지인들 문화에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음. 그러고... 은퇴가 65세니까 65세까지 일할 수 있겠지!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법적으로 65세까지 일할 수 있더라도 회사가 나를 안받아주면 말짱 꽝이지... 여기도 생각보다 조기 퇴직 빈번함. 그럼 다른일을 하기야 하겠지... 만족하느냐 아니냐에 대한 건 자기문제. 돈? 그동안에도 수없이 깨지겠지......
8. 향수병
이건 말로 표헌할 수가 없음. 조국 떠나면 애국자 된다고.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민자 커뮤니티는 한국을 더 사무치게 좋아하고 그리워 함. 동포들이 가끔 돈 모아서 보내는 것도 그런 느낌. (누구 주머니에 들어가는거지?) 이 향수병은 특히 여기서 가정주부로 생활하게 되시는 분들은 거의 백이면 백 겪으신다고 보면 됨. 남편이 주재원이라 같이 따라왔다가 눌러 살게 되는경우나... 일을 잡아서 남편/아내따라 미국와서 눌러살게 된 사람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노후에 한국을 돌아가는 이유도 이에 해당됨. 물론 한국분들은 무슨 향수병이야 이나라에 ㅋㅋ 이러지만...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름. 정신적 질환으로 번지는 경우도 많음. 한국 정치에 한국사람들보다 관심 많은 경우도 허다하고, 이런 저런 한국 이슈에 눈길 고정하는 사람들도 많음. 아무튼 한국이 다 잘됐으면 좋겠다 하는 건 교포들 다 한마음이지 않을까 싶음.
(추가)9. 외로움
깜빡 잊고 가장 감성적인 부분을 미스했군. 위에 언급했듯 한국인 커뮤니티에서 안좋은 일도 많고, 향수병도 있고 현지인 사회에 직접 뛰어들기는 어렵다보니... 외로움. 한국 직장생활의 좋고 나쁜점이라면 식사를 함께 하면서 친해질 수가 있다는 건데, 이게 미국회사는 되지가 않음. 그냥 지나가다가 눈인사나 간단하게 헬로나 하면 모를까? 같은 팀원 내에서도 한국 직장동료마냥 엄청 친해지기는 쉽지 않음. 다 이익을 목적으로 함께하는 사람들이란 경향이 강해서... 워낙 사무실에서, 그것도 개인 큐브에 있는 시간이 아닐 경우에만 만나는 지라 교류가 많이 없음. 있다 해도 현지인들 그들만의 특유한 무언가가 있어서 참... 힘듬. 농담도 시시각각 바뀌는지라...
한인 커뮤니티의 경우 위에 말했듯이 사람 수가 한국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데 그 안에서 또 마음 맞는 사람을 찾아야하니 정말 외로움. 한국에서는 동창이네 친구네 많은데 막상 여기 오면... 정말 사람이 없다는 걸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나와 마음 맞는 사람을 찾기란 진짜 까다로운 사회 과정중의 하나임... 가족중심적인 미국 사회이다보니, 자꾸 가족위주로 웅크러들 수 밖에 없음. 그러니까 친구나 대인관계를 포기하고 가족관계를 지나치게 돈독하게 챙기는 생활 문화로 바뀐다고 보면 될 듯. 사실 필자같은 젊은 층은 이 점이 제일 서러울지도...
일단은 요기까지만 쓰도록 하겠음.
좀 길이 길어진 감이 있는데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겠음. 반응 괜찮고 궁금하신 점, 내가 답변할 수 있는 점이 있으면 2탄으로 돌아오겠음. 솔직히 북유럽 캐나다 호주 이런데는 잘 모르겠고 미국이민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유토피아는 될 수가 없음...이미 현실이 너무 변해버렸기 때문에. 지금 한국 현실 안좋은거 이해함. 나도 너무 그런 한국이 너무도 안타깝고 원망스럽고 그럼. 근데 그렇다고 해서 남이 가니까, 내가 그냥 막연히 안좋다고 느끼니까, 여기 지긋지긋하다라는 생각에 만약에라도 미국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전략적으로 행동하시길 바람. 집떠나서 고생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님. 물론 선택은 본인에게 달렸음. 본인이 어떤 가치관에 더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이민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자유임.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신분문제같은 공기와도 같은 문제가 미국에서는 현실이고 실상임. 그리고 내 개인적인 생각엔... 솔직히 이 글에 반대 얼마나 달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봐왔던 외국 라이프의 현실은 유토피아가 아닌 또 다른 삶과의 전쟁으로 밖에 보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