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이슈 人 2016.09.08] 더민주 ‘거침없는 입’ 손혜원 홍보위원장 열혈 친문·열혈 화법도 내 브랜드…4년 뒤 정청래에 지역구 넘길 것
욕도 먹지만 의원이 할말 해야
문재인은 겉과 속이 같은 사람
지도자의 중요 덕목은 정직함
‘힐스테이트’ ‘처음처럼’ ‘참이슬’ 등 수많은 히트작을 쏟아 낸 브랜드네이밍 전문가인 그가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을 때만 해도 홍보전문가의 영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희화화’의 대상이던 새 당명(더불어민주당)의 연착륙을 이끌었고,
총선 승리에 기여한 것은 물론 본인도 배지를 달았다.
최근 추미애 대표가 홍보위원장에 연임시킨 손혜원(61·서울 마포을) 의원 얘기다.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김정숙)과 ‘40년 지기’인 그는 ‘열혈 친문(친문재인)’이지만,
거침없는 화법 탓에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7일 의원회관에서 만난 손 의원은 여전히 거리낌이 없었다.
그는 “나는 핫하다. 공격도 많이 받지만 그렇다고 모른 척하고 숨죽이고 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에 들어온 지 13개월, 의원이 된 지 140일쯤 됐다. 해 보니 어떤가.
-내 맘대로 자유롭게 살았는데 너무 신경쓸 것이 많다.
난 괜찮은데 뒷감당하는 보좌관들이 힘들다.
때론 욕도 하고 싶은데 (말하고 싶은 것의) 10분의1도 안 한다.
→왜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나.
-문 전 대표는 겉과 속이 같은 분이다. 달콤한 말로 (대중을) 현혹하려 하지 않고 정직하다.
→정직함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가.
-믿을 수 없는 일들 많이 일어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세월호의 진실이 숨겨지지 않나.
정직하고 신뢰 있는 인물이 잘못된 것들을 잘못됐다고 했을 때 (한국 사회가) 나아지지 않겠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정책 질의(울산 반구대 암각화 대책)에 집중한 게 인상적인데.
-(의원들이) 여성가족부 장관 청문회 때와 똑같은 (조 장관의 씀씀이)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다.
→‘설화’(문재인·김종인 갈등 과정에서 “노인은 생각을 안 바꾼다” 발언 등)가 많은데.
-때론 공격도 받고 욕도 먹지만 참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
(날 비난하는 이들도) 우리 편이라 나서서 싸울 수 없다.
약 오르지만 두들겨 맞는다. 이기지 못할 싸움은 시작하지 않는다.
→8·27 전당대회에서 여성위원장으로 유은혜 의원을 지지했다. 양향자 위원장 지지자의 비난도 많았는데.
-내가 뭐라고 말해도 계속 말이 나올 테니까. 그럴 거라면 아예 해명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
→여전히 (지역구를 넘겨준) ‘정청래(전 의원)의 아바타’라 생각하는가.
-지난해 7월 처음 만났다. 그땐 누군지도 몰랐다.
의원회관 317호(지금의 손 의원실)에서 만났는데 줄담배를 태워 인상도 별로였다.
이후 팟캐스트를 같이 하고 친해졌다. 본인이 가진 것과 보여지는 게 달라 손해를 보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 총선까지) 남은 3년 9개월간 정청래가 성공 브랜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
→정치는 더 안 할 생각인가.
-딱 4년만 하고 지역구를 돌려줄 거다.
→평생 1번만 찍었다던 남편이 요즘 잘 도와준다던데.
-지역구 주민들하고 산도 다니고 소주도 마시고 하면서 내게 보고도 한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