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응천 추석 선물 배송 취소.. 웃지 못 할 ‘해프닝’
더민주 “靑 해명 너무 궁색…한가위 앞두고 너른 품의 지도자 아쉬워”
김미란 기자
승인 2016.09.09 12:01:04
수정 2016.09.09 12:08:53
"조응천만 청와대 선물 못 받았다”는 제목의 한 인터넷 매체의 단독 보도가 나간 후 청와대가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에게 보낸 추석 선물을 반송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7일 <데일리안>은 “의원실 선물 수령 여부를 확인한 결과, 조 의원실에는 청와대발 택배가 오지 않았다”며 “반면 최근 사드 배치 반대를 선언하며 중국 방문을 추진, 박 대통령의 공개 비난을 받았던 같은 당 의원들은 청와대로부터 선물 세트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다만 조 의원 측은 청와대의 이 같은 ‘의도적 배제’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며 조 의원 측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가자, 조응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며 “쩝...ㅠ.ㅠ 선물도 못 받았는데 여러분들이 후원금 좀 보태주이소”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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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뉴시스> |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조응천 의원에게만 추석 선물을 보내지 않았다’는 <데일리안> 보도가 온라인상에서 관심을 끌자, 청와대는 “일부 배달이 늦어진 것인데, 조 의원이 자신에게만 대통령 선물이 배달되지 않은 것처럼 공론화해 배달을 취소시켰다”는 해명을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머니투데이 <the300>에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선물을 준비했는데 일부 배달이 늦어지면서 몇 분의 의원님의 문의가 있었다”며 “그런데 조 의원이 마치 자신에게만 대통령 선물이 배달되지 않은 것처럼 공론화하는 것을 보고 차제에 선물을 보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배달을 취소시켰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해명에 조응천 의원은 자신의 SNS에 해당 보도와 관련한 상황을 설명하며 “언론이 먼저 알고 취재해 보도한 것인데, 오히려 제가 공론화했다는 창조적 발상에는 할 말을 찾지 못하겠네요”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더민주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9일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명절 선물은 날을 정해 별도의 배송인이 직접 국회에 와서 전달한다”며 ‘조응천 의원이 먼저 공론화해 추석 선물 배송을 취소시켰다’는 청와대 해명은 “너무나 궁색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매년 청와대가 정관계 및 시민사회 인사들에게 전하는 명절 선물은, 우리 농산물이나 지역 특산품으로 국민의 땀의 기억을 나누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이라면서 “선물을 받는 대상은 선물을 하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지만, 청와대의 경우 나름의 기준에 따라 안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비단 선물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심기가 상식과 원칙을 대신해서 국정운영의 기준이 되는 것을 한두 번 봐온 것이 아니다”고 지적, “대통령은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대표자로, 대통령 개인에게 여당에게 어떤 태도와 입장을 가지는 가에 따라 국민을 나누어선 안 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풍요로운 한가위를 앞두고 국민 모두를 품은 넉넉한 포용의 정치, 너른 품의 지도자가 아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