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예전엔 제가 이 곳에 글을 쓸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div> <div>얼마 전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일이 있어서 '아, 이거 글로 한 번 남겨봐야겠다' 하고 생각 하고 있었습니다.</div> <div>그러던 차에 오늘 베스트게시판에 올라온'제사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 하세요? 라는<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글을 읽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지금이 제 얘기를 쓸 때라고 생각 되어 글을 남깁니다.</span></div> <div><br></div> <div>우리집안은 가족들 끼리 종교가 서로 달랐습니다.</div> <div>저와 동생을 포함하여 집안 남자들은 믿는 종교가 없었으나</div> <div>외할머니는 기독교, 친할머니는 천주교, 어머니는 불교 입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이과인으로 오유에서도 과게를 좋아하고 신을 믿지 않는만큼 귀신도 믿지 않습니다.</div> <div>하지만 최근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일은 저의 이과적 믿음을 조금은 흔드는 계기가 됐습니다.</div> <div><br></div> <div>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신지 이제 2년째가 됩니다.</div> <div>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친할아버지께서는 먼저 돌아가셨습니다.</div> <div>집안 사정상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제사는 지내지 않고 친할아버지 제사만 지내 왔는네요,</div> <div>마지막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친할머니의 제사는 당신의 기일에 지내지 말고</div> <div>친할아버지 기일에 (할머니와)함께 제를 지내자고 의견을 모으고 그리 했습니다.</div> <div>어찌 보면 자식들 편하자고 멋대로 합의를 한것이지요 ^^a</div> <div>(하긴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을리도 만무...)</div> <div><br></div> <div>친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친할머니를 모셨던 울 집은</div> <div>할머니 편하시라고 화장실 바로 앞의 방을 내 드렸기에</div> <div>화장실을 이용하려면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할머니 방을 지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span></div> <div><br></div> <div>그런데 어느 날 부터 어머니께서 친할머니께서 생전 지내셨던 방 앞을 지날 때 마다</div> <div>가슴이 두근거렸고 이게 아무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지경이 돼서 스님께 여쭤보았다고 하네요.</div> <div>어찌저찌하여 스님께서 일부러 우리 집을 방문해 주셨고 그 때 스님께서 어머니께</div> <div>'친할머니께서 아직 여기 계십니다. 그리고 "배가고파~ 배가고파~"라고 하시는데요?'</div> <div>하고 여쭤보시고 그 후 어머니와 보다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 하셨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말씀 하시길 "사람이 죽으면 그 혼을 최소한 3년간은 모셔야 합니다.</div> <div>죽은 이에게는 죽은 날이 기일이 되는데 할아버지 기일에 할머니를 함께 모시더라도</div> <div>할머님께는 도움이 되지 못하니 불편하시더라도 3년간은 할머니 기일을 따로 챙겨 주세요."</div> <div>라고 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 <div>이 후 스님께서 집에서 위령제를 해 주셨고</div> <div>그 후로는 어머니께서도 더 이상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셨다고 합니다.</div></div> <div><br></div> <div>신기한 일이죠?</div> <div>천주교를 믿는 할머니께서 무슨 이유로 하나님 곁으로 가지 못하시고</div> <div>첫 기일에 제사밥을 드시지 못해 배고파 하셨다니요,</div> <div><br></div> <div>오랜 역사를 갖는 유교와 제사문화...</div> <div>이런 제사에 대해 힘들고 배고픈 시절 가족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div> <div>그 날이라도 기름진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것이 아니냐는 후손들의 훈훈한 셀프해석 이외에</div> <div>제사의 사전적 의미인 조상혼을 초대하고 대접 해 드리는 본질적 의미가 있는것이 아닐지...</div> <div>그리고 사람의 혼령이라는것이 정말 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