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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5804
    작성자 : 앨빈토플러
    추천 : 20
    조회수 : 2320
    IP : 180.224.***.35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5/01/01 00:49:09
    http://todayhumor.com/?panic_75804 모바일
    베오베의 신촌의 진실 글을 보고 쓰는 적반하장 경험담
    돈이 음슴으로 음슴체로 쓰겠음

    때는 2001년 정도였던것 같음 대딩이었던 나는 심야광역버스 막차를 애용했는데

    막차의 특성상 각종 술취한 인간군상을 볼수있었음

    그날도 그런날이었음 

    진짜 젊잖게 생기고 말투도 젊잖은 교수삘 나는 대머리이긴 하지만 중년의 훈훈한 아저씨와 말투도 거칠고 인상도 안 좋고 쌍욕질을 하는 아저씨가 시비가 붙었음
     
    졸다가 큰소리에 깬거라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언듯 보기에 쌍욕하는 아저씨가 욕하고 시비거는 느낌이었고 대머리 아저씨는 점잖게 시비를 물리치는 느낌이다가 결국 몸싸움으로 번졌음
    이 상황을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정확하게 기억하는이유가 이 싸움이 정말 웃겼기 때문이었음
    버스 제일 뒷칸이라 높아서 앞자리쪽에서 아저씨들 싸우는게 비교적 잘 보였는데
    대머리 아저씨가 쌍욕 아저씨의 머리채를 잡았고 머리채가 잡힌 쌍욕 아저씨는 욕을 하며 자신도 대머리 아저씨의 머리채를 잡으려 했지만 대머리라서 머리카락이 안 잡혀서 미끄덩 거리는 뭐 그런 상황이었음
    그 몸싸움은 내 인생 진귀한 구경거리 베스트 10안에 충분히 들어갈 그런 싸움이었음
     
    결국 사람들이랑 기사아저씨가 쌍욕아저씨에게 뭐라고 해서 쌍욕 아저씨가 중간에 내려서 상황은 정리되는듯 보였음
     
    그리고 버스는 평온을 되찾나 싶었는데.................
     
    대머리 아저씨..............
    조금 있다가..... 내 자리 앞으로 옮겨앉더니.............
    예쁘장한 여자애에게 치근덕거리기 시작했음.............
    여전히 멀쩡해보이고 점잖은 말투였지만... 언듯봐도 20살은 차이나 보이는 여자애에게 전화번호를 달라고 치근덕거렸음
    막차라서 내릴수도 없는 여자애는 자리를 옮겼는데 거기로 따라가서 계속 치근덕거림....
     
    보다못한 아줌마 한명이 아저씨 그만좀 하시라고 그러자 ... 다시 싸움이 시작됨......
    이번에도 상황을 안 봤으면 아줌마가 시비거는것 처럼 보이는 싸움이었음....
    대머리 아저씨는 당당하게 오히려 큰소리치며 경찰서에 가자고 그랬고
    결국 아줌마가 내리는걸로 끝났음(이미 시내에 진입한 시점이어서 그런지 여자애도 같이 내림)
     
     
    그때 깨달았음
    어떤 싸움이든 눈에 보이는 상황만 보고 잘잘못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는걸
     
    분명 처음 싸움을 봤을땐 쌍욕 아저씨가 명백히 가해자이고(쌍욕 아저씨쪽이 거의 만취에 가깝게 취해있는 상태였음)
    대머리 아저씨는 피해자 같았는데(엄청 당당하고 착하고 젊잖은척 했음)
     
    나중에 보니 쌍욕 아저씨는 대머리 아저씨가 여자애들한테 껄떡거리니 그러지 말라고 그러다가 시비가 붙은거였음
     
    이 대머리 아저씨는 정말 진심 또라인건지 아줌마가 내리고 나니 또 다른 여자애한테 전화번호를 달라고 껄떡거리기 시작했고
     
    그걸 보면서 나는 목적지에서 내렸음.......... 다행히 나는 못생겨서 아저씨가 추근덕 거리러 오지도 않았음-_-;;;;
     
     
     
    신촌사건의 진실 보면서 사람들이
    나이든쪽이 멀쩡해보이는데 취했다니 못믿겠다
    가해자쪽이 경찰에 신고했다는게 이해안된다
    정황상 거꾸로된것 같다
    주변사람들이 다 나이든 아저씨 편인걸로 봐서 이해안된다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은데
     
    저때 저 사건을 보고 그 후로도 몇번이나 비슷한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상황들을 보고나니
    술취한사람이 오히려 멀쩡해보이면서 또라이짓 할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가해자가 오히려 큰소리 치면서 경찰에 신고하는일도 겪어봤고(큰소리 내는 사람이 이기는 경향이 있음....)
    아무리 그 상황에 있었어도 일이 벌어지는 제일 처음부터 상황을 보지 못했다면 큰소리 치는 사람 순간적으로 자기주장 강한사람쪽(혹은 젊잖은쪽 노약자쪽 등)의 편에 서게 될수도 있다고 생각됨
     
    기사도 못 믿겠다 뭔가 있을꺼다 이러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번 믿기 시작한걸 부정하기 힘든건 이해하지만
     
    세상엔 확실히 적반하장인경우가 많더라구요
    음슴으로 쓰다가 막판엔 요로 끝나네요 ㅎㅎ
     
    특히 노인분들 먼저 시비걸어놓고 상황을 젊은놈이 패륜이다! 로 몰고가는 경우를 워낙 많이 봐서요.....
    (심지어 한번은 어떤 남자분이 이어폰 끼고 멍때리고 있다가 옆에 할머니가 있다는걸 깨닫고 자리를 양보했는데 그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그 학생보고 욕하기 시작.... 왜 이제 자리를 비켜주냐고 버스가 떠나가라 욕하고 심하게 말함 심지어 그 할머니랑 할아버지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음 그 남자분은 자리를 비켜주고도 쌍욕을 먹다가 황급하게 다음정류장에서 내렸음 나는 상황을 처음부터 봐서 황당했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진짜 그남자분이 잘못했다고 생각할수 밖에 없는 어이없는 상황이었음)
     
    싸움 경우도 가해자가 먼저 신고하는 경우도 많이 봤고
    심지어 교통사고도 가해자가 먼저 신고해서 자기 유리한대로 선빵진술을 하는 경우도 봤어요 (먼저 신고하고 선빵진술(?)하면 여러모로 상황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것 같더라구요 신촌사건처럼... 설마 자기가 가해자인데 먼저 신고했겠냐 그런거)
     
    그냥 옜날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적어보네요
    댓글들 보면서 순진하신 분이 많다 싶기도 하구
     
    글 쓰는동안 해가 바뀌어버렸네요 와우!
    모두들 2015년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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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01 00:51:54  59.28.***.188  사첼  586778
    [2] 2015/01/01 00:52:56  211.229.***.180  막시버무스  545743
    [3] 2015/01/01 01:27:09  218.147.***.154  rabbit  393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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