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1853
시사인이든 뭐든, 실수를 할 수는 있습니다. 실수 하나로 지나친 비판을 하는 게 아니냐는 것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시사인이 잘못한 것은 기사의 논조가 아닌, 기사를 내보낼 때와 그 이후의 '태도'라 생각합니다. "공부 좀 해라"는, 독자들로 하여금 '선민의식에 가득찬 언론'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한 그 태도요.
개인의 생각, 사상에 따라 기사 논조가 독자들이 원하는 내용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주장을 할 때에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태도가 있는 겁니다. 기사 상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그 기사를 전개하면서 독자들을 우롱하고, 모욕하는 방식의 태도는 결코 용납받을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메갈을 옹호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다수 독자들이 '잘못된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기사를 '공부 좀 해라 ㅉㅉ' 하는 뉘앙스로 쓴 게 문제라는 겁니다.
기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한 독자가 시사인에 전화를 했을 때, 전화받은 직원은 '제가 보기엔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 뭐가 문제시죠?' 라는 등의 부적절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었고, 이후로도 일견 오만해보이기까지 하는 그 태도는 고쳐지거나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로 부각된 웹툰 작가들, 정의당, 시사인과 진보 언론들이 비판받는 것은, 물론 그들의 사상이 다수에게 공감받지 못해서가 큽니다. 메갈이라는 조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거지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소비자/유권자/독자를 우롱/조롱하는 그 태도에 분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주장을 할 때, 그 태도는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옳은 말을 하더라도 그 내용을 전개함에 있어서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소크라테스나 공자의 주옥같은 명언들을 쓰면서도 "야이 병신아, 니가 틀렸어. 내 말이 맞으니까 너는 내 말이나 보고 공부 해!" 따위의 태도를 취한다면, 상대는 그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할 겁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잘못된 방식으로 전개했다'는 게 심각합니다.
시사인이라는 매체는 독자들을 가르치고 계몽하는, 그런 매체인가요? 시사인의 독자들은 시사인 기자들의 계몽을 받아야 할 사람들인가요?
그렇게나 비판받는 조중동도 자기 독자를 대상으로 조롱을 하진 않습니다. (과거에 전례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네들(웹툰작가/ 정의당의 일부(?)/ 다수 진보 언론들)이 독자, 유권자들을 내쳐가면서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 당신들의 생각만큼이나 중요하고 값진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행한 당신들의 행동들을 돌이켜 보세요. 자신이 맞는 것만 보지 마시고, 당신네들이 행한 폭력을 보세요.
일부 작가들에 의해 웹툰 독자들은 작가에게 '대부분 공짜에 돈 내도 고작 200원 내는 초파리+도다리+똥+???' 독자가 되었고,
정의당/ 진보 언론에 의해 사람들은 일베와 마찬가지인 존재, 마초, 여성혐오주의자가 되었습니다.
시사인을 응원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오마이뉴스 글쓴이의 글, 저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