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잘 만든 연극이지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연극 특성상 허용되는 작위적 설정들이 영화로 보면 너무나 억지 요소들이 됩니다.
먼저 자기 자신도 떳떳하지 못한데 끝까지 게임이라는 이름의 폭로전을 강행하는 이유가 납득이 안됩니다.
웃어 넘기기엔 너무 큰 비밀을 가진 인간들이 고작 상황에 끌려 다니는 것도, 타이밍 좋게 딱딱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거기에 방 안의 멤버들 속에 사랑과 전쟁에서 나올법한 온갖 치정 상황들이 집대성되어 등장합니다.
마치 82XX 김지영 이라는 작품처럼 말입니다.
상황이 너무 어이없어서 초반의 어색한 대사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거기에 영화 초반부 아이들 신은 통째로 들어내도 아무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에서와 같은 여운은 전혀 없습니다.
연극이라면 이해하고 즐겼을지도 모릅니다.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한정된 배우들로 극을 진행하는 연극 특성상 작위적인 설정은 필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영화는 다릅니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충분한 자본과 시간과 공간과 사람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극진행은 매끄럽게, 마치 있을법한 상황이 연출되어야죠.
저예산 영화라기엔 배우들 면면이 녹록치 않고 한정된 공간 상 어쩔 수 없었다면 제 머릿속에서는 베리드나 맨프롬어스가 계속 맴돕니다.
연극이 스크린으로 튀어나온 이상 연극에서 허용되었던 요소들은 모조리 단점이 됩니다.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와 작위적인 사건 전개? 모조리 비판의 요소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저질스러운 연출 네가지로 (민수의 문자, 사진 촬영 문자(문자 내용은 더 가관), 헛구역질, 귀걸이) 이 네가지를 꼽고 싶네요.
보면서 인상이 구겨질 정도로 실망이었습니다.
거기에 엔딩은 마치 무한 츠쿠요미를 보는듯합니다.
아...
분명 재미있게 보신 분도 계시고,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유해진표 개그 한발이 워낙 커서 말입니다.
하지만 단지 그뿐이라는 점과, 한국 영화 침체기가 상당히 길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 개인적인 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