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나라 핵융합 기술이 세계최고다?
현 상황으로는 미국,일본,EU >>> 러시아 > 중국 > 한국 > 인도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몇 년전 미국 출장 갔을 때 위스콘신 대학 한 군데에 토카막 같은 핵융합 연구장치 네 개가 돌아가고 있더군요. 우리나라 전체에 딱 하나 카이스트에 있는 토카막이 저 네 개 중 하나에도 못 미치는 연구성과를 내던 때 입니다. 핵융합 장치가 없는데 무슨 핵융합 기술이 발전합니까. 일본, EU 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 기술은 야구처럼 인프라가 없어도 악으로 깡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핵융합 같은 거대과학은 특히 그렇습니다. 세계 최고라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중국을 우습게 보지만 중국은 우리나라에 논문 쓸 수 있는 토카막이 전무할 때도 HT-7 이라는 토카막 돌려가며 계속 연구했고 국비로 수십명씩 미국 독일에 단체 유학보내서 기술 배워왔습니다. 그 결과가 EAST 토카막입니다. 사실 연구하는 사람들도 열심히 하면 중국은 앞설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아직 그렇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그나마 인도를 우리나라 뒤에 놓을 수 있는게 바로 KSTAR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핵융합 기술에 있어서 세계적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분야는 초전도 자석 기술과 진공용기 제작 및 조립 기술입니다. KSTAR를 개발하면서 얻은 소중한 기술이죠. 다수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전한 경험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ITER에서 담당하고 있는 분야도 대부분 이 분야들입니다.
2. KSTAR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KSTAR 는 전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핵융합로가 아닙니다. 최고의 핵융합로는 더더욱 아닙니다. 이제 막 완성된 핵융합로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DIII-D, 일본의 JT60U, EU의 JET 같은 핵융합로에는 아직 비교할 수준이 못 되죠.
KSTAR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ITER와 구조가 유사하고 특히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ITER와 같은 재질의 초전도 자석으로 만들어진 토카막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전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핵 융합 기술은 완성된 기술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할 기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핵융합로 연구는 핵융합로를 짓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핵융합로를 짓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입니다. 유수의 핵융합로와 비교해서 KSTAR가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입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KSTAR가 ITER 완공 이전에 세계적인 토카막이 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KSTAR가 우리나라가 ITER에 가입하는 발판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술력으로 가입했고 중국이나 인도는 정치력으로 가입한 건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중국의 기술력은 무시 못할 수준이고 인도는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초전도 토카막을 짓고 있는 나라입니다.
아 그리고 우리나라가 현물투자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그 현물을 제작할 돈 역시 국가 세금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분담금은 100% R&D 예산으로 투자됩니다. 다만 현물투자일 경우에는 투자된 돈이 대부분 다시 국내 기업으로 흘러들어가서 국가 경제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요.
3. MB정부가 기술진들을 몰아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전임 소장님은 핵융합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것은 사실이지만 원래는 원자력 발전 분야가 전공이시고 핵융합 분야에는 몇 년전에 소장님으로 부임하시면서 처음 참여하신 분이고 오히려 새로 임명된 소장님이 KSTAR를 처음 기획하고 이끌어 오신 분입니다. 낙하산이 떨어지는 다른 연구소에 비하면 엄청나게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KSTAR 건설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던 단장님이 물러나셨지만 그만 둔 게 아니라 연구소 산하 ITER 한국 지부로 가셨습니다. 연구보다는 건설 쪽에 중심을 두고 지휘하셨고 ITER가 현재 건설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하다고 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ITER로 간 몇몇 분을 뺀 나머지 연구원들은 대부분 그대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만 MB정부에 아쉬운 점은 모든 연구소에 몰아 닥치는 인원 감축 및 예산 삭감 분위기에 핵융합 연구소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죠. 연구소 규모가 작고 신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면도 없지 않긴 합니다. 제목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죠.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 신재생에너지 이런 분야에 핵융합이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빠져 있는 건 아니고 겨우 끼워져 있는 수준인데 공해 없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빠짐없이 핵융합이 거론되는 걸 생각하면 의외죠. MB 정부 임기 내에 실용화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 핵융합이 언제 실용화 되느냐?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가장 낙관적인 사람은 2025년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2035~2050년 이라고 봅니다.
물론 절대 불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뭐 비행기가 절대 불가능하다고 보던 사람들도 많았죠.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우리나라 핵융합 기술은 세계 최고가 아니다.
2. 하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최고로 발전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3. MB정부의 조직적인 핵융합 죽이기는 없다. 과학 기술 전반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내용 추가:
덧글이 길어지고 중복되는 게 많아져서 내용 추가합니다...
1. KSTAR 는 세계적인 핵융합 장치입니다. 다만 KSTAR 에서 발생되는 플라즈마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입니다.
KSTAR 는 세계적인 핵융합 장치입니다. 초전도 자석과 장치 조립제작 등 몇몇 기술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습니다. 기술 자체도 최첨단이지만 KSTAR의 건설이 매우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또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KSTAR에 의구심을 품던 많은 외국의 전문가들도 이제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우리 나라의 ITER에서의 발언력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다 만 KSTAR 에서 발생되는 플라즈마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입니다. 핵융합 기술에는 주장치 외에도 추가적으로 많은 장치들이 필요하고 또한 그런 장치들을 운영하는 기술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플라즈마를 연구하는 기술 또한 중요합니다. 제가 외국의 토카막에 비해 부족하다고 한 부분은 그런 부분이고요. 그런 면에서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2. 일본과 관련된 음모론에 대해...
제가 KSTAR 관련되어 일을 하고 있고, 연구진 교체된 적 없다, 일총리 왔다 간 적 없다, 일본진 연구진 안 와 있다라고 말씀을 드려도 못 믿으시는 분들이 몇몇 있으신데요...
아 직까지 핵융합 연구계는 전 세계적인 협력 연구 분위기 입니다. 그러니 ITER 같은 프로젝트가 가능한 거지요. 특히 ITER에 가입한 국가 끼리는 그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공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일 자신의 기술이 세계 최고라면 그것을 숨기기 보다는 ITER 에 적용하여 검증받고 싶어합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앞서 있는 기술보다는 배워와야 할 기술이 많습니다. 외국의 연구자가 온다면 마다 할 이유가 없지요. KSTAR에서도 국제 협력 연구를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일총리까지 개입되어서 KSTAR에 연구진을 투입하여 기술을 빼내려고 한다는 건 그야말로 넌센스입니다....
진심으로 우리 나라의 핵융합이 걱정되신다면 쓸 데 없는 음모론에 시간 낭비 하지 마시고 일괄적인 인력 감축, 예산 삭감, 인턴제 적용 등 과학 기술계 전반에 몰아닥치고 있는 어려움으로 MB 정부를 비판해 주셨으면 합니다...
내용 추가:
계 속 음모론을 주장하시는 분들께 한 마디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단순히 팩트를 수정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MB 정부를 변호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원글이 지금도 열심히 핵융합을 연구하고 계시는 분들을 모독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MB가 핵융합을 죽이기 위해서 기존 연구진들을 몰아내고 소장도 자르고 했다면 지금 연구하고 계시는 분들은 도대체 뭐란 말씀이십니까? 지금 KSTAR 연구하시는 분들은 15년전이나 지금이나 그저 꾸준히 자기 할 일 하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근거없는 루머로 그 분들의 순수한 동기를 깎아내리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출처 :
http://ncity.egloos.com/4163395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음모론 수준으로 상황근거만 제시하던데, 보기 좋지않습니다.
1년 전부터 꾸준히 봤던거 같은데, 오늘 올라온 글은 서울대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라는 말로 대신하더군요?
일반인들의 과학적 무지와 서울대에 대한 동경을 이용한 훌륭한 선동질이라고 생각됩니다.
일일히 근거 들어서 설명하는 딱딱한 글보다는 대충 이래서, 이렇다! 음모가 있다! 하는 음모론이 더 끌리는게 사람 심리겠지만 그냥 남의 글 덥썩 덥썩 믿어버리고 부르르 떨면서 이쪽저쪽 글 퍼나르고 하는 모습...
정의일까요?
한번 퍼나르기 전에 과연 이 글을 쓴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글을 썼는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덧붙임 자료
신임 연구소장이 전임 연구소장보다 적임자입니다.
북미원전산업의 현황과 전망 및 한국에서의 영향분석 (北美原電産業의 現... | 1988년
신재인, 원자력, 원자력산업, 북미, 원자력발전, 한국, 원자력
공학>기타공학 | 학술논문 | 신재인 | 한국원자력산업회의 / 원자력산업
한국의 원자력발전 개발전략의 재정립 방안 (韓國의 原子力發電 開發戰略... | 1988년
신재인, 노윤래, 원자력, 원자력산업, 한국, 원자력발전, 개발, 원자력
공학>기타공학 | 학술논문 | 신재인 외 1 명 | 한국원자력산업회의 / 원자력산업
원전수명연장을 위한 연구개발현황 및 전망 (原電壽命延長을 위한 硏究開... | 1987년
신재인, 원자력, 원자력산업, 원전수명연장, 원자력
공학>기타공학 | 학술논문 | 신재인 | 한국원자력산업회의 / 원자력산업
한국형원전표준화사업의 현황과 전망 (韓國型原電標準化事業의 現況과 展... | 1984년
신재인, 원자력산업, 원자력, 한국형원전표준화사업, 원자력
공학>기타공학 | 학술논문 | 신재인 | 한국원자력산업회의 / 원자력산업
신재인 전 연구소장 = 원자력 발전 및 원전 건설쪽 전문이시죠
KSTAR 핵융합 연구 장치의 개발 현황 | 1999년
원자력공학, KSTAR, 핵융합, 원자력공학
공학>기타공학 | 학술논문 | 이경수 | 한국원자력산업회의 / 원자력산업
핵융합 연구장치 개발현황과 핵융합 특수실험동 건설개요 | 1999년
원자력공학, 핵융합연구장치, 핵융합, 특수실험동, 핵융합특수실험동, 원자력공학
공학>기계공학 | 학술논문 | 이경수 외 1 명 | 한국설비기술협회 / 設備: 공조·냉동·위생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개발사업;토카막 개념설계 및 공학적 설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1998년
본 연구는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개발 사업의 제1단계 기간중 연구개발 사업의 목적과 KSTAR 장치의 성능 목표를 달성할... 또한, 각 설계 단계별로 주요 마일스톤을 정하고 세계 핵융합 연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설계 검증·평가 회의를...
자연과학 | 동향/연구보고서 | 이경수 외 39 명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무료)
핵융합 연구 지금 아니면 못한다 <인터뷰> | 1995년
원자력, 핵융합, 한빛장치, 원자력
기타 | 학술논문 | 이경수 외 1 명 | 동아일보사 / 신동아
ITER 프로젝트의 현황과 전망 :반세기에 걸친 인류 최대의 초대형 프로젝... | 2008년
핵융합에너지,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핵융합로, 연소플라즈마, 핵융합발전소, ITER프로젝트
의약학>의학일반 | 학술논문 | 이경수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 과학과 기술
이경수 현 연구소장 = 핵융합 쪽에 더 특수성이 있으시죠.
참고 : 신재인 전 소장님께서도 핵융합에 관련된 논문을 쓰신적이 있으나 '핵융합로 완공의 경제적 의미' '핵융합의 미래' '핵융합 상용화 기대' 등의 일반론적인 서술에 그치고 있습니다.
국가를 잘 감시하는 민주시민의 역할만 하면 어디서 천벌이라도 내리나 봅니다.
왜 없는 사실을 억지로 짜맞추고 지어내서 정부욕에 쓰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