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휴먼로봇 '휴보' 탄생
[조선일보 2004-12-22 05:40]
성능 日아시모에 버금
[조선일보 여시동, 여시동, 이영완 기자]
세계 최고의 인간형 로봇(Humanoid Robot)인 일본의 ‘아시모(ASIMO)’에 버금가는 한국형 인간형 로봇 ‘휴보(HU BO)’가 탄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1년간의 작업 끝에 내년 1월 6일 공식 시연회를 앞두고 있는 ‘휴보’는 지난 2002년부터 개발된 ‘KHR-1’과 ‘KHR-2’의 뒤를 잇는 모델이다. ‘휴보’ 탄생은 한국 로봇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근접했음을 입증하는 쾌거로 평가된다.
‘휴보’를 제작한 KAIST의 오준호(吳俊鎬·50·기계공학과) 박사는 “‘휴보’는 KHR-2보다 기능이 확장되고 안정성이 크게 보완됐다”며 “음성 인식·합성 기능에 두 눈이 따로 움직이는 완벽한 비전(Vision) 기능을 갖추었다”고 말했다.
(여시동기자 [ sdyeo.chosun.com])
블루스 추고 ‘가위바위보’ 하고…
국내 최신 인간형 로봇(Humanoid Robot) ‘휴보(HUBO)’가 개발 시작 1년 만에 탄생한 데 대해 일본 등 로봇 강국들조차 매우 놀라고 있다. 이달 들어 일본의 혼다(Honda)는 인간형 로봇 ‘아시모(ASIMO)’가 시속 3.0㎞로 달리고 골프 퍼팅까지 하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세계 최고의 로봇 기술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하지만 휴보 탄생은 한국의 로봇 기술이 일본 수준과 맞먹거나 혹은 단기간 내 일본 기술을 능가할 수 있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영국 가서 대통령 앞에 시연
키 120㎝, 몸무게 55㎏의 깔끔한 외모를 갖춘 휴보는 아시모보다 결코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에서는 아시모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다. 휴보는 뛰지 못하고 계단을 오르내리지도 못하지만 아시모가 하지 못하는 ‘가위 바위 보’를 할 수 있다. 아시모는 손가락 다섯 개가 한꺼번에 움직이지만 휴보는 각각의 손가락을 따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휴보는 아시모보다 훨씬 많은 41개의 모터를 갖고 있어 보다 부드러운 몸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휴보는 또 인간과 블루스도 출 수 있고 손목에 실리는 힘을 감지해 인간과 악수할 때 적당한 힘으로 손을 아래위로 흔들기도 한다.
휴보는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영국 방문 때 극비리에 영국으로 운반돼 대통령 앞에서 첫 시연(試演)을 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런던의 한 호텔에서 3분간 시연을 구경한 뒤 국내 로봇 기술에 크게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보 탄생에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오준호(吳俊鎬) 교수팀의 땀이 배어 있다. 지난 2002년 1월 인간형 로봇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오 교수는 그해 8월 국내 첫 인간형 로봇인 ‘KHR-1’의 플랫폼(몸체)을 제작해냈고, 개발 착수 1년 만인 2003년 1월 KHR-1을 걷게 만들었다. 이어 그해 12월 ‘KHR-2’의 몸체가 제작됐고, 올 들어 지난 8월 KHR-2는 줄을 끊고 걷기 시작했다. 휴보는 KHR-2의 기능과 안정성을 크게 강화해 보폭을 30㎝ 이상 늘리는 등 한국 로봇 기술을 또다시 한 단계 도약시켰다.
◆선택과 집중 전략
오 교수가 인간형 로봇 개발을 시작하면서 손에 쥔 자금은 KAIST의 기본 연구비인 불과 1억5000만원. 오 교수와 함께 휴보를 개발한 연구진은 박사과정 학생 7명과 석사과정 학생 5명이 전부다. 그나마 박사과정 학생들 중 풀타임으로 연구에 매달린 사람은 고작 3명. 오 교수가 지난 3~4년간 한국의 로봇 개발 수준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 때문. 필요한 핵심 기술과 부품을 제외하고는 다른 분야의 기술 성과를 과감히 활용했다.
오 교수는 로봇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후배 연구진에 “논문 쓰기 위해 연구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 논문 작성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면 필수적이지 않은 소위 ‘논문용 작업’이 끼어들어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기 때문이었다.
◆“일본이 90점이면 우리도 80점 이상”
오 교수는 “줄다리기는 사람이 많으면 유리하지만 달리기는 혼자 뛰는 것이 가장 빠르다. 로봇 연구 개발은 달리기와 같다. 연구팀 규모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기술 개발은 과감히 건너뛰었다”고 말했다.
혼다는 아시모를 만들어내기까지 15년의 시간과 약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으나 휴보는 3년 만에 약 10억원으로 탄생했다. 한국의 로봇 기술 및 보급 수준은 세계 6위로 평가돼 있다. 아직 1위인 일본과는 격차가 크다. 또 로봇 제작에 필요한 부품·소재 분야는 일본에 비해 기술 수준이 20년 이상 뒤처져 있다. 한국 연구팀은 휴보 탄생을 계기로 로봇 플랫폼 제작 등에서 일본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자신한다. 오 교수는 “휴보도 내년엔 아시모처럼 계단을 오르내리고 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이 90점이라면 우리도 80점을 못 받을 이유가 없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여시동기자 ( )sdyeoo.chosun.com )
그럼 이거랑 가위바위보랑 악수하면서 놀면 되겠다..^^
아..글고...손가락 다움직이면...ㅗ요곳도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