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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75571
    작성자 : 쥐불놀이하자
    추천 : 9/4
    조회수 : 638
    IP : 222.99.***.151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7/05/05 0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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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거 끝난 후에 쓸까 하다가 그냥 적어봅니다.
     
    제 성향 궁금하신 분은 이전 글 보시면 아마 아실 겁니다.
     
    노무현 .세월호...  반 이명박근혜...친 고냥이.그리고 만화 좋아하고 글 쓰는 직업을 지니고 있죠.
     
    군대 ... 오래전 그러니까 노태우 시절입니다. 노태우가 당선 되었다고 특식으로 빵이 나왔던 기억도... <버렸어야 했는데..>
     
    4월 군번이었고 과거 페렴... 마이너스를 한 참 뛰어 넘은 시력으로 인해 18개월 방위를 받았지요.
    문제는 자대가.. 악명 높은 전투 방위. 현역과 내무반 생활을 같이 하며 유격. 동계 훈련. 진지 보수. 100키로 행군..등등..
    말만 방위지 그냥 현역하고 같이 내무반 생활하며 같이 군대 생활한다는 거죠.
     
    그 때 훈련소를 나오며 생각했지요.
     
    난 이다음에 결혼 하면 딸 낳아야지... 라고...
     
    커피 한 잔의 가격이 하루 일당도 안되는 시절. 누군가 죽어도 개값으로 취급받던 시절..구타가 일상적이었고 누군가가 죽으면 한 두달
    조용하던 시기..
     
    그냥 그런 시절이 당연한줄 알고 받아들였지요.
    30년도 더 된 수통에 물을 받아 마시던 시절... <지금도 별 차이 없다는 것에 절망하며>
     
    여하간 군대에서의 기억은 그리 좋은 것은 없었지요. 현역과 단기사병간의 갈등과 기 싸움도 있었고 ...다들 그리 힘들게 군생활 하면서
    서로의 뺨을 때리며 알량한 계급 하나로 일과 시간 이후에도 불필요한 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으니까요.
     
    2.
     
    가산점... 은 저에게는 불필요했습니다.
    직업 자체도 그랬고 다른 직업에서도 대부분 남자들과 경쟁하는 상황이며 그 남자들 대부분이 군대를 다녀온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지요.
    사실 뭔가 추억 비슷한 것도 있습니다.90미리 무 반동 포를 쏘는 느낌... 꿍 하며 땅을 울리고 후폭풍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들...
    송추 방위에서 훈련 도중 일사병으로 6명인가가 사망한 그 날... 사건으로 행군이 취소한 기억들...
     
    동원 훈련 도중 예비군 선배님들이 데모를 일으켜 사단장이 도망다니던 순간들..
    < 분위기가 안 좋던 순간. 천막이 벌컥 열리며..장교가 에비군을 폭행 했다는 말과 동시에 우르르 몰려 나가는 예비군 선배님들.
    말리려는 나에게 괜찮으니 그냥 있으라고 하며 나가고..이어 동원 훈련장은 아비규환으로..휴...
    20동이 넘는 40인용 텐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분기 탱천한 그 분들을 막으려면 아마도 척 노리 스정도...?>
     
    불필요하게 길어졌네요.
     
    사회 나와서 군대 문제로 남녀 간 분쟁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냥 군대에서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난 그 때 왜 딸을 낳고 싶어 했을까?
     
    훈련이 힘들어서 였을까?
    아니면 그냥 말도 안되는 이유로 행해지는 구타가... 혹은 뭘 해도 폼이 안나는 군복과 머리 모양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운동권 애들은 떼십을 한다며 비아냥 거리던 - 군에서 대부분의 생을 보냈을 거라고 짐작 되는 -주임상사의 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낮선 환경. 억압적인 곳. 태어나서 한 번도 격어보지 못한 군대가 주는 공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죠.
    뭐가 됐든 간에 제대하고 나서도 한 동안은 군대에 가는 꿈을 꾸거나 일명 집합이라는 이름으로 토하면서 구른 기억들이 어른거렸지요
     
    3.
    시간이 흘러 사회에 나오고 군대에서의 기억은 그냥 술자리 안주로 전락했습니다. 뭐든 오래 되면 희석되기 마련이니까요.
    늘 지나간 자들이 가야할 자들에게 하는 말... "우리 때에 비하면 군대도 아냐." 혹운 " 군대 좋아졌어" 라고 하기도 하죠.
    제가 들었고 저도 했죠. 아마도 백년에 지나도 별 차이는 없을듯 합니다.
     
    여하간 전 제가 군시절 하던 시 절 보다 나아지기를 바랬습니다.
    제가 똥통에 빠졌다고 남들도 빠진다고 해서 똥이 묻은 것이 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표면적으로는 나아진듯 했죠. 물론 여전히 악습은 있었고 그 악습은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래도 나아져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 군시절과 전혀 다른 것이 터져 나왔습니다.
    군 복무에 관한 남녀 형평성 문제...사실 20년..30년 전에는 전혀 나올수 없던 문제였죠.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여자는 결혼을 하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일반화 되었고 설령 결혼 후에
    직장을 다닌다고 해도 아이를 가지면 역시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출산에 대한 복지 정책도 없었으며 주 5일 근무제는 생각도 못하던 시기이며. 30살이 되면 노처녀 노총각 소리를 듣던 시기니까요.
     
    imf 가 터지고 실업자가 터져 나오던 시기... 안정적인 직장은 사라지고 살기 위해 뭐든 하던 시기. 비정규직이 양산되던 시기를
    거치며 맞벌이가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사회가 안정적이지 못하니 ... 결혼 연령대도 점점 높아져 가죠. 미래에 대한 불투명으로 인해 출산율도 떨어져 갑니다.
    점점 분위기가 안 좋아 지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김대중 정부 시절 준비했던 복지 정책이 노무현 정부 시절에 빛을 발하죠.
    저도 그 덕을 봤죠. 아이를 유치원에 맡길수가 있었으니까요.
    의무 급식...역시 보수라고 자청하는 이들에게 공격당했지만 이미 막을수 없는 상태죠.
     
    하지만 일자리...는 이명박근혜로 들어서면서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을 양산시키고 대기업에게 특혜를 주면서 악화일로가 되어가죠.
     
    뭐 사실 여기 까지는 아마도 좀 찾아보면 다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요.
     
    그런데 과거와 달리 한정적인 일자리 문제가 엉뚱하게 남녀 문제로 커나가기 시작하죠.
     
    사실 이건 국가가 그 동안 너무 싼 값에 20대의 젊은이들을 부려 먹어왔고 그 댓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3년... 동안 수많은 젊은이들의 피와 땀... 거기에 죽음까지 거두어 가면서도
    군대의 인권 문제 개선은 등한시 했고 < 그나마 노무현 대통령 때 군의문사 진상위원회가 만들어 져서... 나아졌지만 역시 아직
    갈 길은 멀죠> 제대후에도 알바를 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가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4.
     
    그냥 생각해봤어요.
    만일 지금의 병영 생활이 최저임금에라도 준하는 월급이 나오고 비합리적인 명령체계나 국방 비리가 근절 된다면...
    최소한 경제가 나아져서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긴다면..
     
    대기업의 횡포가 줄어든다면... 아이를 키우는 안정적인 환경이 된다면... 전반적인 복지가 상승한다면 지금과 같은
    남녀 문제가 나올까 하는 생각이요.
     
     
    쥐들도 한 정된 자원. 공간에 가두어 놓으면 서로를 물어 죽이고 안정적인 환경이 될 때 까지 출산을 멈추는데...
    사람이라고 다를 까요?
     
    그냥 생각해봤어요.
     
    지금 이런 상황이 나온것이 최순실 같은 엄마를 두지 못한 수 많은 누군가의 딸....에게 비롯 된것인지...
     
    지금 이런 상황이 나온 것이 우병우 같은 아빠를 두지 못한 수 많은 누군가의 아들에게서 비롯된것인지...
     
    권력을 지닌 자들이 펼쳐놓은 세상에서 권력을 지니지 못한 누군가의 아들과 딸들이
    서로를 탓하는 것으로 세상이 변할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
     
    참 어렵네요.
     
    5.
     
    5월 9일 ... 이후 세상이 한 발 자국이라도 나아졌으면 합니다.
     
    사실 대로 말하자면 다른거 다 필요없이 ..
    세월호 아이들과 그 가족들... 실종자9명... 그중 가장 맘 아픈 권혁규... 어린이..등...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주범들과 부역자들, 동조자들이 처벌을 받는 다면 족할듯 해요.
     
    그 날이후.. 마음의 소리를 볼수가 없게 되었죠.웃는 것이 죄스러워서...
    지금은 유가족분들 만나고 세월호 행사 참여하면서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마음의 소리를 볼수 없더군요.
    조석 작가님에게는 죄송하지만...
     
    6.
     
    좋은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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