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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75435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1049
    IP : 221.155.***.18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5/08/20 23:31:20
    http://todayhumor.com/?lovestory_75435 모바일
    [BGM] 나의 일곱 살 적 어머니는 하얀 목련꽃이셨다
    사진 출처 : http://beek14.tumblr.com/



    1.jpg

    문성해, 결이라는 말



    결이라는 말은
    살짝 묻어 있다는 말
    덧칠되어 있다는 말

    살결 밤결 물결은
    살이 밤이 물이
    살짝 곁을 내주었단 말
    와서 앉았다 가도 된다는 말

    그리하여 나는
    살에도 밤에도 물에도 스밀 수 있단 말
    쭈뼛거리는 내게 방석을 내주는 말

    결을 가진 말들은
    고여 있기보단
    어딘가로 흐르는 중이고
    씨앗을 심어도 될 만큼
    그 말 속에
    진종일
    물기를 머금는 말

    바람결 잠결 물결이
    모두모두 그러한 말






    2.jpg

    신경희, 너 였구나



    부스럭 소리에
    눈을 떴다

    어둠속에 미동도 없이
    서 있는 네 그림자
    아무말이 없었다
    또 다시 눈을 감았다

    바람 소리에
    눈을 떴다

    어둠의 정적
    갈라진 틈 사이로
    바람이 분다는것
    작은 분신 너였구나

    등 뒤에서
    부스럭 거린 네가
    분신처럼 일어나는 네가
    속으로 젖어드는

    그리움
    너 였구나






    3.jpg

    박우복, 꽃들의 숨소리



    새벽길을 나선 사람은 안다
    안개 속에서 조용히 잠이든
    꽃들의 숨소리가 얼마나 정갈한지
    꽃이름 따라 향기는 다르지만
    어쩜 그리도 숨소리는
    하나되어 어우러지는지
    듣는 사람의 가슴에
    또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준다

    살아왔던 날들도
    살아야 할 날들도
    저토록 가식 없이
    맑았으면 좋으련만
    안타까운 세상살이
    꽃보다 더 흔들릴 때도 많다






    4.jpg

    류경희, 사랑에 눕고싶다



    풀잎에 이슬이
    누운 것 처럼
    당신 사랑 앞에
    눕고싶다

    아침에 사라지더라도
    풀잎에 지더라도
    당신 사랑 앞에서 만큼
    거짓 없이 눕고 싶다

    햇살에 웃으며
    바람에 간지럽게
    여린 이슬 처럼
    당신 앞에서는
    한 송이 꽃잎이고 싶다






    5.jpg

    오세영, 어머니



    나의 일곱 살 적 어머니는
    하얀 목련꽃이셨다
    눈부신 봄 한낮 적막하게
    빈 집을 지키는

    나의 열네 살 적 어머니는
    연분홍 봉선화꽃이셨다
    저무는 여름 하오 울 밑에서
    눈물을 적시는

    나의 스물한 살 적 어머니는
    노오란 국화꽃이셨다
    어두운 가을 저녁 홀로
    등불을 켜 드는

    그녀의 육신을 묻고 돌아선
    나의 스물아홉 살
    어머니는 이제 별이고 바람이셨다
    내 이마에 잔잔히 흐르는
    흰 구름이셨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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