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해양 온라인게임'을 표방하는 '항해세기
(hanghai.co.kr)'는 해적들이 전성시대를 누렸던 16세기 바다를 배경으로 40개의
나라에서 무역, 생산, 전쟁, 모험 등을 체험하는 다중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이다.
중국 개발사 스네일게임즈가 개발한 첫 국내 상륙 중국산 게임으로 국내에서는 게
임유통사 나인브라더스가 유통을 맡아 지난 1일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 게임이지만 독도와 동해 지명 표기가 '독도(dokdo)', '한국해(Sea of Korea)'
로 돼 있고 이순신 장군을 만나 거북선을 만드는 퀘스트(줄거리에 따라 이어지는
임무)와 같은 한국 관련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현지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규민 = 게임상의 배경은 매우 사실적이고 아름다우며 도시의 건물과 바다위의
배의 모습 등은 보는 즐거움을 충족시켜준다.
반면 옥에 티라면 캐릭터의 모습이 조금 엉성하게 느껴지며 이동할 때 가끔 계단속
으로 캐릭터가 들어가버리는 등 아쉬운 점이 있다.
배경음악은 도시에서는 도시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고 해전 때는 긴장감을 높여주는
등 그래픽만큼 만족스럽다.
그러나 전투시 발포 소리나 타격할 때 소리 등 효과음은 조금 미비해 타격감을 떨
어뜨리고 전투의 긴장감을 해친다.
처음 시작하면 4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지만 캐릭터별 특성이 없이 모두 같
은 능력치를 갖고 동등하게 시작한다.
맨 몸으로 시작해 어느 기술을 주력으로 키우고 어떤 의상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타
인과는 다른 자신의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이동할 때 마우스만 사용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고 세밀한 컨트롤을
하기 힘들다.
이용자별 ID를 구분하거나 NPC(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조종하는 게임속 캐릭터)를
찾기 힘들지만 대신 지도에서 NPC의 위치를 표시해준다.
또 아직 시범서비스중이긴 하지만 번역이 완전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기존 MMORPG에서 보기 어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라는 점만으로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우스 이동의 불편함, 여전히 존재하는 단순노동성 경험치 올리기 등의 아쉬운 점
이 있지만 바다에서의 전투, 백병전, 새로운 대륙의 탐험 등 아쉬운 점을 덮을 만
큼 즐길 요소는 많다고 생각한다.
여러 온라인 게임을 접하면서 늘 비슷한 요소 때문에 조금 식상했었는데 항해세기
는 새로운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첫 상륙한 중국 온라인 게임으로서 아직 구현되지 않았거나 부족한 부분 등
문제점을 시범서비스 기간 고치고 콘텐츠를 보강하면 비슷한 시기에 나온 '대항해
시대 온라인'과 좋은 승부가 되리라 기대해본다.
평점 ★★★★
◇이일규 = '세계 최초(엄밀히 말해 세계 최초는 아니지만)의 해양 온라인게임'을
표방한 MMORPG로 자신의 캐릭터만이 아니라 선박까지 성장시켜야 한다.
새로움, 신선함이라는 강점에 이용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높은 완성도까지 겸비한
수작이다.
게임의 첫 인상은 아켈라(AKELLA)사의 PC용 롤플레잉게임(RPG) '캐리비안의 해적'
과 비슷한 느낌이나 그와는 비교도 안 되는 방대한 스케일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
다.
완전 3차원그래픽(3D) 환경을 보여주는 그래픽은 뛰어난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지
만 온라인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다.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미묘하게 붕 뜬 느낌을 주지만 큰 어색함은 느껴지지 않으며
해상에서 배의 움직임도 충분히 납득이 갈 만한 수준이다
다만 NPC들의 움직임이나 포즈는 지나치게 딱딱해 보인다.
세계 각지의 도시 풍경은 상세한 고증을 거친 듯 15세기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개발된 게임인 만큼 아시아쪽의 모습도 자연스러운 점이 마음에
든다.
사운드는 평범한 수준으로 배경음악은 인상에 남을 만큼 마음에 드는 곡은 없었지
만 들을 만한 편이고 효과음은 다소 과장된 느낌으로 평범한 배경음악 덕분(?)에
좀 더 부각된다.
플레이하는 감각이 기존 MMORPG와 상당히 다르고 최초의 튜토리얼은 그야말로 입문
편에 불과해 초보자는 우선 다른 이용자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해양 RPG라는 컨셉에 맞게 몬스터(해적)와의 전투보다는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무
역이나 퀘스트 해결을 하는 편이 진행에 훨씬 도움이 된다.
캐릭터 생성시 결정하는 직업에 따라서 능력치가 달라지지만 자유롭게 배울 수 있
는 기술들도 매우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캐릭터를 마음 먹은 방향으로 키우기가
쉽다.
배는 세 가지 성능에 따라 돌격선, 전투함, 상선 등 3종류의 함선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데 레벨업에 따라 성능은 물론 외관도 달라지기 때문에 레벨업이 즐겁다
.
사용자 환경(UI)이 국내 MMORPG들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 낯설기는 하지만 완성도
는 높으며 게임의 전체적인 밸런스도 게임의 규모를 생각하면 매우 잘 잡혀진 수준
이다.
특히 직업들간 능력 차이, 캐릭터의 성장에 따른 난이도 조절 등에서 매우 세심하
게 신경써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글화는 썩 잘됐다고 보기 어려운 정도로 인명이나 지명, 아이템 이름 등에서 중
국풍의 낯설고 어색한 느낌이 많이 남아 있어 전체적인 텍스트를 한 번 더 다듬으
면 게임의 느낌까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평점 ★★★★
◇임재현 = 기본적인 MMORPG에 해상이라는 요소를 결합시킨 게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육상에서는 사냥, 수집, 농사, 채집 등 기존 온라인게임과 같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고 해상에서는 무역과 해적소탕, 도시간의 이동 등이 가능하며 근해나 공
해로 나가게 되면 클릭 한번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항해하는 도중 먹구름이 끼어 있고 번개가 내리치는 장소는 돌풍이 부는 곳인데 만
약 이 곳에 들어가면 꼼짝없이 5분간 눈물을 흘리며 배가 정지해 있어야 하는 무시
무시한 장소이다.
육상의 경우는 다양함을 추구한 나머지 세밀한 완성도가 좀 부족한데 시점을 옮길
때 너무 빨리 움직이기도 하고 캐릭터를 이동시킬 때 움직임이 어색한 부분이 눈에
보일 정도이다.
각 도시마다 탐험을 할 수 있는 지역도 이용자수에 비해 상당히 좁은 편이다.
평생 한 도시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면 처음 시작한 도시를 중심으로 게임에 대해
적당히 파악한 뒤 배를 개조하고 직업을 정해 바다로 나가보자.
튜토리얼에서 배운 것은 매우 기본적인 것으로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직접 움
직이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해봐야 이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명심할 점은 조급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육상 레벨, 해상 레벨 등 올려야 할 레벨이 많기 때문에 무턱대고 기술을 배우거나
바다에 나가면 정말 난처해질 것이며 정보가 생명이므로 반드시 정보를 얻고나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그래픽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중국 게임들의 질 낮은 그래픽이 아니다.
선박들은 당시 모습을 재현했고 각 도시들도 같은 건물을 보기 힘들 정도로 서로
다른 건물들을 멋지게 세워놓았지만 항해할 때 근해에 비해 공해가 심할 정도로 간
단히 표현돼 있다.
사운드는 국산 게임처럼 타이틀 음악은 없지만 배경음악이 각 나라와 장소에 따라
서 적당하게 배치돼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상대를 타격할 때 나는 효과음은 다소 참담하다.
전반적으로 '중국 게임은 재미없다', '그래픽이 투박하다', '아류작이다' 등의 편
견을 어느 정도 깨 준 게임이라 생각한다.
350명에 이르는 인원이 4년이라는 장기간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어느 회사라도 쉽
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게임의 완성도는 아쉽고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
가장 불만인 것은 공해상에서 돛을 내린 상태가 아닌데도 그 자리에 멈춰서 있는
배의 모습인데 '배가 바다에 있으면 흘러가야 정상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들 게 한
다.
또 단순 클릭으로만 조종되는 배의 모습을 보면 항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클릭으
로 단순 이동만 하는 느낌을 준다.
'항해'라는 제목을 걸어놓은 만큼 게이머가 정말로 바다를 항해하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할 텐데 이 점에서는 10점 만점에 2.5점 정도를 주고 싶다.
일주일을 두고 오픈하는 일본 코에이사의 '대항해시대 온라인'과의 대결 역시 볼만
할 것 같다.
평점 ★★★☆
◇정상구 =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세계 최초
해양 온라인게임'이라는 부담스러운 수식어만 없으면 실제 게임은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다.
그래픽은 평범한 편으로 전체적으로 조금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사실적으로
표현하려 하는 과정에서 그리 된 것 같으며 뛰어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덕분에
낮은 사양에서도 큰 무리없이 돌아간다.
이 게임의 장점 중 하나는 지루할 수 있는 항해 시간을 줄였다는 것으로 먼 바다에
서는 더욱 축소된 맵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중해의 초입인 이베리아 반도에서 끝인
이스탄불까지 이동하더라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항해 시간은 물론 배의 속도에 더욱 좌우되겠지만 항해가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다.
전투는 다른 해양물보다 뛰어난 편으로 전투 자체도 다소 박진감 있게 진행되며대
포의 사용이 좀 사실적이지 못하지만 백병전이나 육상전도 실시간으로 진행돼 재미
를 느낄 수 있다.
퀘스트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줄거리보다 MMORPG 특유의 단순노동 위주의 게임이라
는 점이 느껴지는데 이는 게임을 좀 지루하게 만들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시범서비스중에도 세계 전 지역이 구현돼 있어 게이머가 즐길 수 있는 부분
이 꽤 방대하다.
무역도 게이머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고 전사 역할을 맡아 해적들을 잡는것도 즐
겁다.
물론 한 가지 직업만 가능한 것은 아니며 초반부터 올리는 기술에 따라 자신이 원
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마음에 안 드는 점은 바로 사운드로 음악은 그저 분위기에 맞추려 만들어진 느낌이
며 전혀 게임에 대한 감정 이입을 돕지 못해 음악에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어땠을
까 싶다.
또 게임 전체적으로 '알 수 없는 조잡함'이 조금 느껴지는 것도 아쉽다.
평점 ★★★☆
◇4명 도합 총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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