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전투씬 전체
어찌됐건 사극으로서의 전투씬 자체는 정말 잘 뽑아냈습니다.
순제작비만 200억이라는 역대급 제작비를 투입 했기 때문에 이 정도는 나와야 하는거 아니냐 하실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현재 전세계 어디를 가도 고작 200억의 제작비로 이정도 규모의 전투씬을 그것도 사극으로 뽑아낼 나라는 없다고 봅니다.
인해전술 물량 공세로 승부한다는 중국 영화도 요즘 400~500억 제작비는 너끈히 쓰는걸 보면 글쎄요..........200억 제작비 주고
이정도 규모의 전투씬을 연출하라고 요구하면 전세계 어딜가도 미친X소릴 듣지 않을지
더군다나 총 촬영기간만 9개월 100회차의 촬영은 보통 영화의 3배에 달하는 촬영기간과 회차인데 오히려 200억이면 정말 한계치 까지
아끼고 아껴서 찍은거죠. 솔직히 200억으로 찍은것도 기적에 가깝다고 봅니다.
부디 이 노하우가 좀 이어져서 대형 사극 제작시에 좀 더 효율적으로 찍을 수 있는 방법이 발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부정 드라마와 캐릭터
정말 노골적인 신파 같은건 없고 안시성 전투의 전개 역시 알려진 기록의 큰 흐름은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너무 빈약한게 아쉽습니다.
먼저 조인성
일단 양만춘이라는 인물 자체가 워낙 알려진 것이 없는지라(심지어 이름조차 양만춘이 맞는지 불명)
조인성이라는 배우 자체가 양만춘의 역할을 하는거 까지는 이상할건 없습니다만 가장 불만인게 조인성의 목소리예요.
영환 중반까지는 정말 조인성의 목소리와 수십만 대군을 맞아 싸우는 성주이자 사령관과 너무 매치가 되지 않아 보기가 괴로울 정도였습니다.
단지 중반 이후 부터는 뭔가 안정감을 찾아가는거 같아서 그나마 낫긴 합니다.
하지만 극중에서 수없이 전장을 누빈 역전의 용사이자 수십만 당군이 눈앞에까지 닥친걸 알고도 시종일관 여유 넘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던 양만춘이 뭔가 얼빠진 사람같은 모습을 몇차례 보여 주는건 좀 아쉽더군요. 어쨌거나 중반 이후 부터는 그래도 합격점
그런대 조인성 내레이션은 정말 정말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내레이션을 빼버리던가.자막으로만 하는게 백번은 나아요
그리고 안습의 두 여배우 설현과 정은채
솔직히 설현이 발연기 라고는 생각 안합니다. 단지 캐릭터 자체가 뭔가 보여줄게 없었어요.
특히 설현의 최후.........이건 감독이 그냥 캐릭터를 내다 버리기로 마음을 바꾼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황도 너무 억지스럽고
그야말로 개죽음을 만들어 버리더군요.
그리고 정은채
어쩌면 이 영화의 빈약한 드라마를 어느정도 채워줄수도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양만춘과는 과거의 정혼자였고 지금은 고구려의 신녀에
어떻게든 양만춘과 모든 사람을 살리기 위해 항복 시키려고 하는 인물.
여기까지를 보면 뭔가 괜찮은 드라마를 엮을 수도 있는 인물이었는데 이 역시 그냥 개죽음
배신자의 오명을 쓰고라도 모두를 살리려고 했다면 차라리 자결이라도 하게 해주던지.....갑툭튀한테 끔살로 개죽음
배우로보나 캐릭터로 보나 그야말로 개죽음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최후였습니다.
그리고 양만춘 휘하의 3장수의 배성우 박병은 오대환
뭐 그냥 이런류의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딱 그런 캐릭터의 전형들입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그런 캐릭터
차라리 설현이나 정은채를 개죽음 시키지 말고 이 사람들 중 하나를 뭔가 장렬한 죽음의 역할로 써먹던가 하지
그리고 박성웅의 이세민과 기타 당나라 인물들
명량을 봤을때 느꼈던 느낌 딱 그대로입니다.
명량에서 왜군 장수들이 하는 역할이란건 이순신 이순신을 외치다 뒤지거나 도망가는 역할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이 영화가 명량보다 더해요. 이세민이 싸움의 신이니 초반에 거창하게 말하지만 뭐 보여줄게 있어야죠.
그리고 이 영화에 무려 설인귀도 나온다는걸 아십니까? 설인귀라면 당 역사를 통 털어도 손꼽히는 네임드급의 장수인데
안써먹어요.........그런대 나오기는 했답니다. 그런대 어디 나온지 몰라요. 설인귀도 이런대 나머지는 뭐 말할게 있습니까?
아 웃긴게 부복애는 이름이 불려요. 역사대로 뒤질때 말이죠.
고증
일단 고증 이야기가 나오면 제일 지적될게 복식에 관한 문제일텐데 솔직히 이 점을 별로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앞서 말한대로 이 영화는 200억의 순제로 찍었다는게 신기할 지경으로 전투씬 연출에 엄청나게 공을 들인 작품이예요.
돈이 넘쳐났다면 복식에 관한 문제를 철저히 걸고 넘어질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제작비를 한계치까지 쥐어짜는 영화에서는 이런 문제를
탓하기 어려워요. 부족한 제작비 때문에라도 결국 갑옷 같은 문제는 기존의 여러 작품에서 써먹은걸 재활용해서 제작하거나 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니까요.
애초에 이 영화는 완전한 정통 사극을 표방한 작품도 아닙니다. 신녀니 예언이니 주몽의 활이니가 등장하는것 부터가 그렇고
무엇보다 양만춘이라는 인물조차 실존 인물이 맞는지도 확실하지 않을 만큼 빈약한 기록에 의존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아카데미 감독상 작품상을 받은 브레이브 하트같은 작품조차 고증이라는 점에서 보면 아예 판타지 영화 수준이란걸 생각해 보면
그 정도는 납득하고 넘어가 줄수 있습니다.
오히려 기록상 남아있는 전투의 큰 줄기는 제대로 따라가고 있었다는 점에서는(엄태구가 연기한 파소가 야습을 하러 나갔다가 전멸하는
장면조차 실제 안시성 전투의 기록에 유사한 상황이 있습니다)뭐 나름 노력은 했다고 봅니다.
단지 굳이 큰노력이 없어도 가능한 부분의 고증에 대한 부분은 좀 아쉬운게 있습니다.
영화상에서 안시성의 병력이 오천이고 당군의 병력은 20만이라고 말하는데 그나마 남아있는 기록중 가장 믿을 만한 기록인 삼국사기와
자치통감의 기록에 따르면 안시성 신성 건안성의 병력이 합쳐서 10만쯤이라고 나오는데 실제 영화상의 전투를 봐도 성의 규모나
전투의 양상 마지막까지 싸우는 병사들을 보면 도저히 5천으로 유지가 될 전투는 아니었거든요. 솔직히 이런걸 신경쓸 사람이 있나 싶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한번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신경이 쓰이는건 어쩔수 없더군요.
그런대 당군의 규모도 축소되긴 했습니다. 당군의 병력이 얼마였는지도 정확히 남아있진 않지만 구당서의 기록에는 토산을 쌓는데 동원된
병력이 50만이었다고 나오니
총평
전투씬은 정말 공들였고 고생해서 찍었다는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뽑혀 나왔으나
드라마와 캐릭터는 빈약하다.
허나 과한 국뽕이나 눈꼴 사나올 수준의 신파는 없고(아예 없는건 아님)그럭저럭 볼만한 가치는 있다.
추석에 어른들 모시고 보기도 나름 괜찮은 선택이다.
정도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