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논란에서 더 생각해 봐야 할 것들
그러나 ‘누진제 완화’ 혹은 ‘폐지’가 작금의 상황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까요. 철강기업들이 전기로 가동되는 용광로를 증설하고, 서울 명동 거리의 상점들이 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팡팡’ 트는 이유가 뭐겠습니다. 전기료가 싸기 때문입니다. 그럼 가정용 전기의 가격을 낮추면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또 누진제를 폐지할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원가이하로 전기를 공급받고 있는 ‘누진제 1~2 구간’ 사용자들은 되려 더 비싼 전기요금을 내야 하지 않을까요.
누진제 폐지를 섣불리 주장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누진제 폐지로 전기요금이 대폭 인하될 경우 ‘잘못된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전기는 저렴하니 아끼지 않아도 된다는···’. 아시다시피 전기는 공짜가 아닙니다. 전기 수요가 증가하면 정부는 다시 발전소를 지으려 할 겁니다. 지금도 ‘시한폭탄’처럼 여겨지는 원자력 발전소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화력발전소로 인한 미세먼지 등 공해 문제도 있습니다.
-제도권 내 정당에서는 ‘누진제 폐지 여부’만이 주요 정치적 쟁점으로 불거졌지만, 원외정당인 녹색당과 시민사회에서는 ‘누진제 논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정치적 쟁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기후변화로 누가 피해를 볼 것이냐는 환경정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누진제를 기회로 새로운 정치적 시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폭염이 심각해지면, 유럽 도시들에서는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고 에너지를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에너지는 교통, 먹거리 등 모든 것과 연계돼 있다. 이를 어떻게 바꿀 건지 모색하는 게 정부와 지자체의 핵심적 역할이다. 우리는 폭염을 제어할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대신 정치·경제·사회 전체의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좀 전기중독증상까지 에어컨좀 켰으면 좋겄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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