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레인보우양
플러터샤이는 이제 막 동물들에게 점심을 나눠주고는 휴식을 취하려던 참이었다. 동물들은 먹이를 먹느라 바빴다. 플러터샤이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녀는 소파에 몸을 맡기며 차를 한모금 마셨다. 플러터샤이는 눈을 감으며 컵에 담긴 차를 킁킁거렸다. 제코라가 나눠준 허브티는 언제봐도 향기가 향긋했다.
하지만 여유도 잠시, 쾅쾅하는 소리가 문밖에서 나자 플러터샤이는 깜짝 놀랐다. 누군가 급하게 문을 두드리고 있는듯 했다. 플러터샤이는 두려움에 찬 눈으로 문쪽을 멍하니 보았다.
누구일까, 열어줘도 될까. 고민을 하는 모양이었다. 문앞에 가서 누군지만 살짝 확인할까 없는 척이라도 해야할까 아니면 지금 당장 숨어야할까.
그런 고민속에 문밖의 포니는 더욱 다급한듯 문을 세게 두드렸다. 플러터샤이의 심장은 그에 따라 더욱 두방망이질 쳤다.
"플러터샤이! 안에 있어? 문 열어 빨리!"
플러터샤이의 긴장은 그제서야 풀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레인보우 대쉬였다. 그녀는 상당히 다급한 목소리로 여전히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플러터샤이는 차를 탁상에 내려놓고는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대쉬는 쏜살같이 집안으로 들어오더니 플러터샤이를 잡았다.
"무... 무슨 일인데, 대쉬?"
대쉬는 상당히 다급하면서 흥분한 듯 했다. 다급해 보이지만 입가의 미소에는 기대감 같은것이 묻어나왔다.
"드디어 나온다고! 대링두 시리즈의 신간말이야! 바로 대링두와 그리핀 왕국의 비밀!"
대쉬는 플러터샤이를 안고는 공중제비를 3번이나 돌았다. 플러터샤이는 핑도는 눈으로 대쉬를 보며 말했다.
"그거 정말 잘됐다..."
"그냥 잘 된 일 수준이 아니라고 이건! 이번 시리즈로 대링두의 영원한 숙적 아휘조틀의 죽음이 확인된다고! 바로 전 시리즈에서는 포니들의 의견이 모두 갈라졌었지. 아휘조틀이 죽었나 살았나 하는 문제가 모든 대링두 팬들의 관심사였다고! 그게 바로 이번에 밝혀져!"
대쉬는 흥분하며 설명을 시작했지만 플러터샤이는 그렇다 할 호응없이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사실 대쉬는 시도때도 없이 대링두 얘기를 꺼냈지만 정작 플러터샤이는 그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런 모험을 다루는 소설은 플러터샤이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링두를 실제로 본 적은 있지만.
대쉬는 계속되는 설명에 숨이 차는지 한 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아직 진짜 대단한게 남아있다고 하며 잔뜩 신이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게다가 A.K 이얼링이 출간과 함께 팬 사인회 까지 연대! 바로 그 대링두가 직접 나와서 사인을 하는거라고! 캔틀롯 중앙 서점에서 열거래! 이건 정말 최고야!"
대쉬는 양 발굽을 볼에 붙히며 소리를 질렀다. 집안에서 먹이를 먹던 동물들이 흠칫 레인보우 대쉬를 쳐다봤다.
"그래서 분명 이퀘스트리아 각지의 포니들이 몰려들게 틀림없어. 잘못하면 대링 두 사인을 못받을 수도 있다고! 그래서 전날부터 캔틀롯 서점에 대기를 할 생각이야."
플러터샤이는 잠자코 듣기만 했다. 뭐라고 해봤자 그녀에게 들리지 않을것 같았다. 플러터샤이는 대쉬가 없는 셈치고 다시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근데 말이야, 난 그 날 할 일이 많아서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플러터샤이, 네가 그 날 내 행세좀 했으면 해."
"뭐?!"
플러터샤이가 차를 공중으로 내뿜으며 말했다. 잘못들었나 싶을정도의 대쉬의 폭탄발언에 플러터샤이는 대쉬를 올려봤다.
"어차피 너 백수잖아. 할 일도 없는데 좀 도와줘!"
대쉬의 말에 플러터샤이는 가슴이 찌릿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저번에 트릭시가 왔을 때 네가 했던 분장 있잖아. 나랑 감쪽같이 똑같은 그거 있잖아. 그걸 하고 하루만 내 행세를 해줘. 책사고 바로 올테니까."
트릭시가 알리콘 아뮬렛을 차고 포니빌에 왔을 때 트와일라잇의 지혜로 복사마법을 흉내낸 적이 있다. 그 때 플러터샤이는 레인보우 대쉬의 분장을 한 적이 있는데 감쪽같이 똑같았다. 가발을 쓰고 꼬리를 분장하고 털을 염색하고 큐티마크를 그리고 콘택트 렌즈를 쓴 플러터샤이는 영락없는 레인보우 대쉬였다. 분장정도야 그렇다 치지만 아예 레인보우 대쉬가 되서 하루를 살라니 플러터샤이한테는 불가능해 보였다. 대쉬는 플러터샤이와 성격부터해서 하는 일 까지 전혀 다른 포니였다.
"글쎄...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플러터샤이는 애매한 투로 중얼거렸다. 사실 그녀의 마음속엔 이미 거절이 정해져있었다. 하지만 그걸 소리높혀 완강하게 말할 수 없었다.
"물론 할 수 있지! 감쪽 같았잖아! 사실 어떤 포니보다 어썸한 나를 흉내내는건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너도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할거야!"
"하지만 만약에 내가 잘못해서 실수라도 하면..."
"괜찮아! 하루 정도야 무슨 일 일어나겠어?"
대쉬는 이미 대링두 시리즈 생각에 다른 생각은 없는 듯 했다. 플러터샤이는 거절할 타이밍을 놓쳤다고 스스로 깨달았다. 어떤 말을 꺼낸다 해도 대쉬는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올것이다. 이미 애매하게 말한 시점부터 자신에게는 결정권이 없었다.
"아니면 내가 대신 캔틀롯 서점에 가는건 어떨까..."
플러터샤이는 혹시나 말을 꺼냈지만 대쉬는 고개를 저었다.
"팬 사인회에 네가 대신 가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 반드시 내가 가야해. 해줄거지, 그치?"
대쉬는 플라터샤이의 발굽을 붙잡으며 말했다. 플러터샤이는 한숨을 쉬었다. 더 이상 말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는 듯.
"그래, 알았어."
"아싸!"
대쉬는 소리치더니 이번에는 플러터샤이를 안고 공중 5회전을 했다. 그리고는 품안에서 쪽지를 꺼내 탁상에 내려놓았다. 쪽지에는 엄청난 악필로 시간과 간단한 메모가 적혀있었다.
"여기 그 날 내가 해야 할 일들이야. 그렇게 바쁘진 않을거야. 저녁쯤이면 돌아올테니 그때까지만 수고해."
플러터샤이는 쪽지를 한참동안이나 들여다봐서야 무슨 글씨인지 알게되었다. 대쉬한테 글쓰기 공부라도 시키고 싶어지는 글씨였다.
"근데 캔틀롯에는 언제 가봐야 하는거야?"
플러터샤이가 묻자 대쉬는 벽에 걸인 시계를 빤히 쳐다봤다.
"5......"
"5일?"
플러터샤이가 물었지만 대쉬는 초읽기를 시작했다.
"4...3...2...1..."
그러더니 대쉬는 다시 쏜살같이 문을 열더니 멀리 날아갔다. 멀어져 가는 대쉬의 목소리가 집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잘 해야돼, 또 다른 레인보우 대쉬!"
플러터샤이는 멍하니 집안을 보았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듯 했다. 플러터샤이는 뭐가 뭔지 몰랐지만 이내 깨닫기 시작했다. 대쉬는 전 날 대기한다 했고 그 다음날 돌아온다 했다. 그리고 그 날 하루만 대행을 부탁했다. 그렇다는건 플러터샤이는 바로 내일 아침부터 레인보우 대쉬 행세를 해야한다는 의미였다.
"어...어떡하지."
플러터샤이는 불안함에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도와줄 포니같은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플러터샤이는 거울 앞에 섰다. 어제 급하게 카루셀 부티크로 가서 래러티에게 변장을 부탁했다. 사정을 설명해주니 래러티는 금방 그녀에게 저번에 했던 분장처럼 똑같이 해주었다. 카루셀 부티크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포니들이 인사를 건냈다. 모두가 대쉬라고 하는걸 보니 변장은 잘 된듯 했다. 심지어 동물들도 그녀의 모습을 보더니 어리둥절 하였다. 거울 앞에 서있는 포니의 모습은 영락없는 레인보우 대쉬였다.
"아. 아. 내가 바로 으리으리한 레인보우 대쉬라고..."
문제는 목소리였다. 아무리 흉내내도 레인보우 특유의 끝이 갈라지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최대한 비슷하게 내려고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귀 기울여 듣게 되면 금방 눈치를 챌것이다. 아무래도 말은 최대한 자제하는게 좋을 듯 했다.
플러터샤이는 문득 자신의 처지에 한숨이 나왔다. 레인보우 대쉬 분장을 하고 목소리를 흉내내는 꼴이라니... 후회는 거기서 끝냈다. 똑부러지게 거절하지 못한 자기 잘못을 지금 자책한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플러터샤이는 대쉬가 건내준 쪽지를 다시 살펴봤다. 오늘 대쉬가 해야 할 일은 의외로 간단했다. 아침 9시에 원더볼츠 훈련을 하고 1시에 스쿠틀루와 놀아주고 3시에 핑키 파이와 약속이 있었다. 스쿠틀루와 핑키와의 약속은 부담이 없었지만 원더볼츠 훈련은 예상외였다. 기껏해야 날씨 치우기 일을 맡을거라 예상했는데 이퀘스트리아 최고의 비행사 양성학교에서 가장 성적이 우수한 페가수스를 흉내내라니... 까딱해서 자기가 무슨 실수를 하면 어찌 수습할 것인가. 대쉬가 무슨 생각 이었는지 궁금했다. 사실 생각같은건 없어보였지만.
원더볼츠 사관학교에 도착한 플러터샤이는 최대한 포니들의 눈에 띄지 않으며 이동했다. 출석을 하고 탈의실에서 제복을 갈아입으면서도 포니들이 보이면 숨고 다시 나가면 나와서 갈아입었다. 금색 배지를 가슴에 차며 거울로 옷 매무새를 확인했다.
페가수스들은 모두 원더볼츠에 대한 동경을 하곤 한다. 대쉬만큼의 열성적인 팬은 아니지만 플러터샤이도 그런 포니들 중 하나이다. 공연이나 특별행사같은 곳에서나 보던 원더볼츠가 바로 자신이라니. 비록 하루뿐이라고는 하지만 레인보우 대쉬로 살아가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에 잠길 무렵 플러터샤이는 바로 자기 옆에 온 포니도 인지하지 못했다.
"안녕, 레인보우 대쉬 대장!"
"꺄아악!"
갑작스런 소리에 깜짝 놀란 플러터샤이는 폴짝 날아올랐다. 콩닥거리는 심장으로 자신을 부른 포니를 보았다. 대쉬의 비행대 대원중 하나인 벌크 바이셉스였다. 벌크 바이셉스는 눈썹을 찡그리며 대쉬를 보았다.
"대장 어디 아파?! 왜 그런 반응을 보여?"
벌크 바이셉스가 말하자 탈의실에 있던 다른 원더볼츠 대원이 고개를 들어냈다.
"방금 겁쟁이같은 비명을 지른게 진짜 레인보우라고?!"
대원은 키득 웃으며 대쉬에게 말했지만 이내 표정에는 벌크와 같은 당혹감이 묻어났다. 평소와 같은 대쉬라면 이런 농담을 하면 무섭게 자신에게 되받아쳐 줄텐데 지금 눈앞의 대쉬는 이런 발언에도 어쩔 줄 몰라하며 눈을 불안하게 굴리고 있었다.
"대쉬, 너 진짜 어디 아프냐?"
원더볼츠 대원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플러터샤이는 차마 목소리를 낼 수 없어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늘 중요한 날인데 컨디션이 좋아야지. 아무튼 네 대원들은 전부 너한테 기대하는게 클텐데 말이야."
대원은 대쉬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탈의실을 나갔다. 대원이 하던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몰랐지만 플러터샤이는 자신의 정체가 들키지 않았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벌크 바이셉스도 탈의실을 나가려 할 때 플러터샤이에게 응원을 했다.
"우리 대원들은 모두 대장이 이길거라 믿고 있어! 예아!"
플러터샤이는 여전히 저들이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훈련이 바로 시작 할 때 쯤 그 말의 의미를 알게되었다. 오늘은 바로 원더볼츠 비행대의 대장들 끼리 1대1 경주를 하는 날이었다. 플러터샤이의 상대는 파이어 플라이였다.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으로 보아 포니빌 출신은 아닌듯 했다. 플러터샤이가 야외 경기장에 들어서자 그녀는 다리가 후들거려 금방이라도 주저앉아버릴 것 같았다. 열 마리 정도의 포니가 자신을 둘러싸며 하나같이 자신을 응원하고 있는것이다.
"꼭 이기길 빌어, 대장!"
"걱정하지 말라고. 대장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가장 빠른 페가수스니까."
"그렇겠지. 오늘도 분명 낙승일거야."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플러터샤이는 애써 웃어보려고 했지만 얼굴 근육이 떨려 제대로 웃을 수 없었다. 이윽고 모두가 물러나고 상대 선수가 자신의 옆에 나란히 서자 이빨이 딱딱거리기 시작했다. 출발선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는 상대 선수는 자신과 같은 금색 배지를 제복에 달고 있었다.
"하하. 난 운도 없지. 하필 내 상대가 레인보우라니. 울고싶네."
파이어 플라이는 체념하듯 농담을 건냈다. 정작 울고싶은건 플러터샤이였다. 플러터샤이는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모두가
기대에 찬 눈으로 자신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녀의 호흡이 더 가빠졌다. 눈에는 이미 촉촉한 물기가 묻어났다. 흐느낌같은 신음이 작게 흘러나왔다. 플러터샤이는 다음 장면을 머릿속에 상상했다. 아무리 날개를 퍼덕거려도 느려터진 자기 자신이 보였고 실망한 대원들과 조롱섞인 눈빛을 보내는 상대팀 대원들이 보였고 다음 날 화가 잔뜩 난 레인보우 대쉬의 얼굴이 보였다. 지금 이 상태로는 제대로 날 수 있을까도 걱정이었다.
교관이 목에 스톱 와치와 기록표를 들고 출발선에 나타났다. 파이어 플라이가 준비 자세를 취하자 플러터샤이는 엉성하게 그 자세를 따라했다.
"평소와 같이 100바퀴 레이스로 한다. 그럼 준비하고...."
100바퀴? 플러터샤이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고개를 올려 경기장을 확인했다. 한 바퀴에 족히 500미터는 되어보였다. 이기는건 고사하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가 의문이었다.
갑작스런 호루라기 소리에 플러터샤이는 움찔했다. 정신을 차리자 상대편 선수는 이미 날아올라 코너를 돌고 있었다. 아직 대책을 세우지도 못했는데 이미 경기가 시작된 것이다. 플러터샤이는 일단 날기는 했지만 상대팀과는 너무 차이가 났다. 아무리 힘을 낸다해도 현실적으로 가망이 없는 게임이었다. 엔젤과 날개 없는 탱크가 경주하는 기분이려나. 물론 상대편 선수가 방심하며 중간에 낮잠이라도 자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것이다.
플러터샤이는 도저히 응원을 하는 대원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뭔가 이상하단걸 이미 눈치채고 있지 않을까. 이미 상대편 선수는 그녀를 한바퀴 앞질러 가기 시작했다. 플러터샤이는 지금이라도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순 없단걸 잘 알고있었다.
"이것만은 다시 하고 싶지 않았는데......"
플러터샤이는 결단을 내렸다. 이 상황을 빠져나갈 유일한 해결책이자 이것만은 이것 만은 하고 싶지 않았던 결단. 플러터샤이가 힘을 주기 시작하자 그녀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이 한결 날카로워 지고 귀는 뾰족하게 솟아나기 시작했다. 송곳니가 서서히 자라나고 날개는 페가수스의 날개가 아닌 뼈대가 날개에 그대로 드러나온 무언가로 변하기 시작했다.
변화를 마친 플러터샤이는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날개를 한번 퍼덕이더니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두바퀴나 뒤쳐진 상황을 따라잡더니 파이어 플라이를 앞서가기 시작했다.
경기는 플러터샤이의 압승이었다. 플러터샤이는 페가수스가 낼 수 없는 속도의 경지로 무려 30바퀴나 앞선 채 파이어 플라이를 이겨버렸다. 변신이 풀린 채 땅에 내려온 플러터샤이를 보며 교관은 선글라스를 벗은채 놀란듯 입을 벌리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사관학교 신기록이라고! 평소보다 훨씬 빨랐어."
대쉬의 대원들도 플러터샤이를 맞이했다. 평소보다 훨씬 빠른 대쉬의 속도에 놀란듯 했지만 이내 신기록을 달성하며 이겼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사과. 사과 없어? 빨리 사과 가져와, 당장!"
플러터샤이는 눈이 반쯤 풀린채 사과를 미친듯이 찾기 시작했다. 모두가 의아해 했지만 이내 사과 한바구니를 그녀에게 가져갔고 플러터샤이는 미친듯이 사과를 먹기 시작했다.
한바탕 사과 섭취를 마치자 플러터샤이는 그제서야 자신의 상황을 둘러봤다. 대원들 모두가 자신의 승리와 신기록 달성에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모두에게 주목받는다는 사실이 플러터샤이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었지만 이내 안도가 되었다. 자기는 레인보우 대쉬로써 이곳에 있는것이니 이런 주목을 받는것도 괜찮다 생각이 들었다. 플러터샤이는 포니들을 향해 수줍게 웃어보였다.
레인보우 대쉬는 현재 끝없이 줄지어진 포니들 중 중간에 서있었다. 안절부절해 하며 앞 발에 찬 손목 시계를 보았다. 오전 12시. 자신의 뒤에는 훨씬 많은 포니들이 서있었지만 자신 앞쪽도 만만치 않았다. 계산 착오였다. 사인회가 낮 2시에 시작하니 최대한 일찍 기다려야겠다 생각은 했다. 평범한 팬이라면 아침이나 새벽에나 기다릴터 전 날 낮에 미리 가있으면 분명 자기가 1등을 할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전 날이 아닌 전 전 날, 전 전 날이 아닌 1주일 전부터 기다린 포니도 있을 정도였다. 맨 앞의 포니에게 대체 언제부터 여기 있었냐고 물었더니 사인회 발표가 나자마자 이곳에 있었다고 했다. 사인회 발표가 한달전에 났으니 무려 한달간 캔틀롯 길바닥에서 기다린 셈이었다.
그런데 더 기가 찬건 그 포니의 정체였다. 대쉬가 대체 뭐하는 포니냐고 물었더니 포니는 캔틀롯에 사는 로얄 가드중 하나로 셀레스티아 공주의 부탁으로 여기 서 있었다고 했다. 사인회가 시작하기 전에 다시 셀레스티아 공주가 이곳에 올것이라고 했다. 공권력을 이런데 사용하다니... 대쉬는 속으로 생각했다. 왜. 차라리 해를 앞당겨서 30일 후로 날짜를 돌리시던가요.
남은 시간은 2시간. 그래도 정해진 마리수까지는 자신의 범위안에 들어왔다. 대링 두 새 시리즈의 첫 사인을 받지 못한건 아쉽지만 A.K 이얼링을 또 한번 만나보고 사인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과연 아휘조틀은 어떻게 됐을까 머릿속으로 다음 전개를 상상하며 웃고있던차, 누군가가 대쉬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대쉬가 뒤를 돌아보자 안경을 쓰고 머리가 지저분하게 늘어진 수컷 포니가 있었다.
"무슨 일?"
대쉬가 묻자 수컷 포니는 미소를 지었다.
"맞지? 대링 두와 고대의 황금 링에 나오는 레인보우 러쉬!"
레인보우 러쉬는 대링 두의 이전 시리즈에 나온 페가수스 중 하나였다. 물론 그 포니는 레인보우 대쉬를 모델로 하고 그 사건도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지만 그건 대쉬와 대링두 사이의 비밀이었다. 그런데 이 포니는 그걸 어찌 알고 있는것인가. 레인보우 대쉬는 흠칫 놀라며 무슨 말을 할지 망설였다.
"진짜 똑같은 코스튬인데? 책에서 나온 그대로야!"
"코스...튬?"
대쉬가 멍청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리곤 어색하게 웃었다.
"아아...! 맞아! 레인보우 러쉬 코스튬!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진짜 열성팬인가보다. 레인보우 러쉬 코스튬하는 포니는 처음 봤어!"
포니는 대쉬의 모습을 천천히 살펴봤다. 그리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근데 왜 하필 그딴 캐릭터를 좋아하는거야?"
"뭐?"
대쉬가 눈썹을 찡그리더니 되물었다.
"그렇잖아! 저번 시리즈에 완전 민폐였잖아. 하는 일 마다 대링두 방해하고 스토킹하고. 걔가 팬들한테 얼마나 욕먹는지 아냐? 푸하하. 게다가 하는 꼴은 지가 대링 두 팬이라고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대링 두에 그냥 염색만 한거잖아."
포니가 말할수록 대쉬의 표정이 굳어져갔다. 그가 폭소를 터뜨릴때쯤 대쉬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난 태어날때 부터 이랬어, 이 새끼야!"
대쉬가 소리치더니 뒷발차기를 있는 힘껏 포니에게 날렸다. 포니는 저 멀리 날아가더니 땅바닥을 슬라이딩하며 뻗어버렸다. 포니는 이내 기절해 버렸다. 대쉬는 씩씩 거리며 주위를 쳐다보자 포니들은 전부 시선을 회피했다. 대쉬는 이내 흥분을 가라앉히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앞을 보기 시작했다.
원더볼츠 훈련을 그럭저럭 끝나게 되었다. 없는 체력에 경기장을 100바퀴나 돌아 힘들었지만 다행히 기진맥진 할 정도는 아니었다. 사실 따지면 경기장을 돌았던 기억도 희미했다.
다음 스케줄은 스쿠틀루와 놀기였다. 레인보우 대쉬가 스쿠틀루와 개인적으로 만나고 있었다는건 처음 알았다. 만나면 무슨 놀이를 해야 할까. 동물들과 조용한 티 파티나 같이 노래 부르기 같은 것을 하고 싶었지만 그건 레인보우 대쉬 답지 않았다. 아마 스쿠틀루의 기술을 연습하는 일이나 하늘을 날게 해주는 일을 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무슨 놀이를 하던 재밌을것 같다 생각이 들었다. 원더볼츠 훈련과 비교하면 충분히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스쿠틀루와 만나는 장소는 스쿠틀루의 집이었다. 플러터샤이는 방 문을 활짤 열으며 인사했다.
"안녕, 스쿳! 나랑 같이 재밌게 놀 준비 됐지?"
"레인보우 대쉬!"
방문을 열자 스쿠틀루는 달려와 레인보우 대쉬를 껴앉았다. 그렇게 대쉬를 보는게 반가울까. 플러터샤이는 왠지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플러터샤이는 스쿠틀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레인보우 대쉬... 너무 보고싶었어. 정말로..."
헌데 이제 곧 내려와도 될텐데 스쿠틀루는 꽤 오랫동안 대쉬를 껴앉았다. 플러터샤이는 품에 안긴 스쿠틀루의 뜨거운 콧바람이 느껴졌다. 플러터샤이는 민망해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안은 후에야 스쿠틀루는 품에서 벗어났다. 스쿠틀루의 상태는 약간 안좋아보였다. 자꾸 숨이 가빠진 상태에서 그윽한 눈빛으로 플러터샤이를 올려보고 있었다. 입에서는 실없는 웃음이 나오고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있었다. 묘한 기대감을 띈 얼굴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뭐 할까?"
플러터샤이는 애써 스쿠틀루의 상태를 모른 체 하며 말했다. 스쿠틀루는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아이이니 일단 밖에 나가자고 할 것이다. 스쿠틀루는 자기 방 침대 옆에 있는 서랍에 가더니 뒤적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무언가를 꺼내더니 플러터샤이 앞에 그것을 내려놓았다.
"오늘은 이걸 하고 싶어."
그것은 개 목걸이였다.
개에게 끈을 달고 인식표를 달 수 있는 가죽 띠 목걸이. 플러터샤이는 그것을 보자 오만생각이 다 들었다. 갑자기 이걸 건낸 이유가 뭐지? 개 산책을 같이 가자는 건가? 스쿠틀루한테 개가 있었나? 아니면 잘못 꺼낸물건인가? 개목걸이가 아닌가?
"이건 왜......?"
플러터샤이는 영문을 모른채 물었다. 스쿠틀루는 대답대신 그 개 목걸이를 풀어 자신의 목에 채우기 시작했다. 플러터샤이의 머리는 더 이상 사고가 불가능했다. 도저히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설명하는게 불가능했다.
스쿠틀루는 개 목걸이에 목줄을 플러터샤이에게 건냈다. 그리고는 스쿠틀루는 개 흉내를 내며 혀를 내밀며 헥헥거렸다.
"저기....... 어... 그..."
"왜 그래, 레인보우 대쉬? 이거 하기 싫어?"
스쿠틀루의 혀끝에서 침이 뚝뚝 떨어졌다. 대체 뭘 하는건데. 플러터샤이는 묻고싶었지만 겁이 나 입을 열지 못했다. 스쿠틀루는 의아한 표정으로 플러터샤이를 쳐다보았다. 플러터샤이는 얼어붙어 움직이기 조차 못했다.
"오늘 이상해, 대쉬. 평소같지 않아."
평소의 대쉬는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걸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전에 스쿠틀루은 어느새 플러터샤이의 다리 앞까지 다가와서는 코를 킁킁대기 시작했다.
"대쉬 땀냄새가 아니야. 누구야, 너."
플러터샤이는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스쿠틀루의 눈에서 적대감이 보였다. 플러터샤이는 어쩔 줄 몰라하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어쩌지. 자신이 사실 대쉬 분장을 한 플러터샤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싶지만 스쿠틀루의 또 다른 일면을 본 포니라고 밝히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계속 대쉬인척 스쿠틀루와 앞으로 해야 할 '놀이'는 죽어도 하기 싫었다.
그녀가 택한건 도망이었다. 서둘러 방문을 열고 나가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스쿠틀루가 집밖까지 쫓아나와 따라오긴 했지만 날지 못한탓에 공중으로 도망 칠 수 있었다.
플러터샤이는 방금 전 있었던 일을 잊으려 애쓰며 하늘로 날아갔다.
"10. 9. 8. 7."
포니들은 2시가 되기 1분 전부터 카운트 다운을 하기 시작했다. 캔틀롯 중앙 서점에서부터 끝없이 이어진 포니들이 다같이 합창하기 시작했다. 그 중 앞부분에 있던 대쉬는 누구보다 열심히 초를 세고 있었다.
"1...... 드디어 시작이다!"
대쉬는 기쁜 마음에 하늘로 치솟았다 다시 내려왔다. 서점의 입구 부분에서는 A.K이얼링이 걸어나오자 모든 포니들은 열광하며 소리쳤다. 이얼링은 저번에 대쉬가 처음 만났던 모습처럼 머리를 가리는 커다란 모자와 옷을 입고 안경을 쓰고 있었다. 옷을 갈아입는다면 바로 대링두로 변신한다는 사실은 대쉬만 알고 있었다.
"책을 받으면 제일 먼저 아휘조틀 생사부터 확인할거야. 그리고 아무도 없는 방에 가서 10번은 정독해야지!"
대쉬는 흥분하며 중얼거렸다. 이윽고 대링 두 시리즈의 첫 구매자가 다가왔다. 셀레스티아 공주였다. 셀레스티아는 10분전에 가드와 자리를 바꾸고는 기다리고 있었다. 이얼링은 셀레스티아에게 인사를 했다. 책에 셀레스티아의 이름과 자신의 사인을 적고는 그녀에게 건냈다.
"언제나 이퀘스트리아를 지켜줘서 고마워요. 좋은 책 써주는것도 고맙구요."
셀레스티아는 뒤에 있는 포니에게 들리지 않을정도로 작게 중얼거리며 윙크를 했다. 이얼링은 멋쩍은듯 웃으며 인사를 했다.
책을 집어든 셀레스티아는 마법으로 눈앞에 띄우고는 그 자리에서 촤라락 넘겨보기 시작했다. 뒤에 있는 포니가 앞으로 오기도 전에 셀레스티아는 공중으로 낮게 날아올랐다.
셀레스티아가 날아오르자 모든 포니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유일하게 대쉬만이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집중하지 않았다.
"사랑하는 이퀘스트리아의 백성 여러분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셀레스티아의 목소리가 저 멀리까지 부드럽게 울려퍼졌다.
"과연 아휘조틀은 살았을까 죽었을까 살았을까 죽었을까......"
"아휘조틀은 살았으니 모두 안심하세요. 그럼 재밌게 읽으세요."
"뭐?!"
대쉬는 그제서야 놀라며 앞을 쳐다봤다. 공중에는 대링두 새 시리즈를 들며 입가에 웃음을 띄는 태양의 공주가 있었다. 모든 포니들이 똑같은 표정으로 경악을 하며 셀레스티아를 바라봤다. 셀레스티아는 이내 만발한 미소를 애써 숨긴채 날아가 자기 성 창문으로 들어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시끌벅적했던 서점 앞은 고요한 정적을 맞이했다.
플러터샤이는 다음 약속 장소로 가기가 꺼려졌다. 방금 전 일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생각이 나버렸다. 도대체 대쉬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이런 사생활을 나에게 밝혀도 될 만큼 대링 두에 미쳐있었던 걸까. 혹시나 핑키파이도 비슷한 이유때문에 대쉬와 만나는 것이면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핑키한테는 오늘 몸이 안좋다고 하고 약속을 취소하고 그냥 집에 와버릴까 생각도 했다.
어느 새 약속시간인 3시에 가까워졌다. 고민을 한 끝에 플러터샤이는 약속 장소인 슈가큐브코너에 오게 되었다. 핑키와 단 둘이 만나는건 단순한 약속이지 별 다른건 없다고 생각한 결과이다. 스쿠틀루 일은 충격 그 자체였지만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핑키는 별 상관 없을 것이다. 그래도 플러터샤이는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녀는 떨리는 발굽으로 문을 열었다.
"앗! 어서와 대쉬!"
핑키 파이는 플러터샤이를 보자마자 주방에서 뛰어나와 그녀를 안았다. 분명 평소와 같은 핑키 파이의 행동인데 방금 전 스쿠틀루와 있었던 일 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코 앞까지 가까운 핑키의 얼굴을 보니 제대로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다. 따듯한 핑키의 체온을 느끼니 몸이 달아올랐다. 플러터샤이의 호흡이 가빠졌다. 이상했다. 자꾸만 머릿속에서는 이상한 상상이 생각났다.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상상이 멈춰지지 않았다. 묘한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플러터샤이는 떨리는 몸으로 핑키를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다.
"있잖아, 오늘도 그거하자."
핑키가 말하자 플러터샤이는 흠칫했다. 핑키파이는 주방 안쪽에 있는 서랍을 열더니 낑낑거리며 무언가를 꺼내고 있었다. 플러터샤이는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핑키 파이가 꺼낼 물건이 뭔지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추측이 난무했다. 도저히 핑키 파이가 꺼낼 물건을 들여다 볼 자신이 없었다. 스쿠틀루가 꺼낸 물건보다 훨씬 더 위험한 물건이라면...?
"찾았다!"
핑키 파이가 소리치며 말했지만 플러터샤이는 이미 부엌을 빠져나와 도망치는 중이었다.
"미... 미안해, 핑키 파이. 오늘 몸이 안좋아서 말이야. 다... 다음에 할게."
"뭐?! 잠깐 레인보우 대쉬!"
핑키 파이는 입에 반죽기를 들며 레인보우 대쉬를 불렀지만 플러터샤이는 이미 날아간 후였다.
"케이크 같이 만들자고 해놓고선......."
핑키 파이는 아쉬움이 담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플러터샤이는 쿵쾅대는 가슴으로 앞도 제대로 못보며 날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눈 앞의 페가수스와 거의 부딪칠뻔했다.
"야! 눈 똑바로 뜨고 운전... 아니 비행해!"
맞은편의 페가수스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플러터샤이가 눈물을 닦으며 사과를 하고 눈앞의 포니를 보았다. 그러자 자신의 모습과 똑같이 생긴 포니가 책을 한켠에 쥐고 눈앞에 있었다.
"으아아아! 내가 두 마리다!.... 가 아니라 플러터샤이구나."
레인보우 대쉬는 잠깐 놀랐지만 이내 플러터샤이인걸 알아차렸다. 플러터샤이는 대쉬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핑키 파이랑 약속은 벌써 끝난거야? 오늘 정말 수고했어. 덕분에 이얼링이랑 만나고 사인도 받고. 중간에 누가 엄청난 트롤링을 하긴 했지만... 어쨌든 정말 고마워. 책 읽고 싶으면 빌려줄게. 물론 내가 먼저 읽고."
대쉬가 웃으며 플러터샤이를 바라봤다. 플러터샤이는 눈물이 뚝뚝 흐르며 대쉬를 경멸의 시선으로 노려봤다.
"플러터샤이......? 너 왜그래?"
대쉬가 물으며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이 오지마, 이 변태야!"
플러터샤이는 소리치더니 대쉬의 발굽을 뿌리쳤다. 레인보우 대쉬의 모습을 한 페가수스는 울음을 터뜨리며 하늘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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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항상 마무리가 이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