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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75209
    작성자 : 증손주베이비
    추천 : 16
    조회수 : 9312
    IP : 121.147.***.181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5/08/06 12:54:09
    http://todayhumor.com/?lovestory_75209 모바일
    [서덕준 시 모음] 위태로이 범람하는 당신 생에 뛰어들리라.txt 有
     
    클래식 OST '사랑하면 할수록'
      
     
     
     
     


    서덕준 / 소낙비



    그 사람은 그저 잠시 스치는 소낙비라고
    당신이 그랬지요.

    허나 이유를 말해주세요.

    빠르게 지나가는 저 빗구름을
    나는 왜 흠뻑 젖어가며 쫓고 있는지를요.






    서덕준 / 꽃밭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더니
    너 때문에 내 마음엔 이미 발 디딜 틈 없는
    너만의 꽃밭이 생겼더구나.






    서덕준 / 휘청



    왜이리도 징검돌을 허투루 놓으셨나요
    당신 마음 건너려다 첨벙 빠진 후로
    나는 달무리만 봐도
    이제는 당신 얼굴이 눈가에 출렁거려
    이다지도 생애를 휘청입니다.






    서덕준 / 멍



    맑은 하늘이 서서히
    잿빛 구름으로 멍드는 걸 보니
    그는 마음이 울적해진다고 했다.

    하늘은 흐리다가도 개면 그만이건만
    온통 너로 멍든 내 하늘은
    울적하단 말로 표현이 되려나.






    서덕준 / 이끼



    마음가에 한참 너를 두었다

    네가 고여있다보니
    그리움이라는 이끼가 나를 온통 뒤덮는다

    나는 오롯이 네 것이 되어버렸다.






    서덕준 / 별자리



    당신을 생각하며
    한참 뭇 별을 바라보다가
    무심코 손가락으로 별들을 잇고 보니

    당신 이름 석 자가 하늘을 덮었다.






    서덕준 / 버들잎



    나그네가 혹여나 체할까
    찬 물 위로 띄우는 버들잎처럼
    나도 위태로이 범람하는 당신 생에 뛰어들리라.






    서덕준 / 생시



    네가 웬일로 나를 안아주길래
    꿈인가 하고 나 자신을 힘껏 꼬집었다
    통증이 생생하여 생시인 줄 알았더니
    별안간 눈물에 젖어 네가 흐려지다가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네가 너무도 좋아서
    꿈조차도 자신이 꿈인지 잊어버렸나보다.






    서덕준 / 별



    밤이 너무도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옅은 별이
    유독 비추는 곳 있어 바라보니

    아, 당신이 있었습니다.






    서덕준 / 은하



    밤 하늘가 검은 장막 위로
    별이 몇 떠있지가 않다.

    너를 두고 흘렸던 눈물로 별을 그린다면
    내 하늘가에는 은하가 흐를 것이다.






    서덕준 / 강물



    주제를 알면서 감히 꿈을 꿨다
    남루하고 깨진 마음에 버겁게도 밀어 넣었다.

    내 마음에 절망이 스미고
    결국 가라앉아 강바닥에 묻힌다 한들
    기어코 담고 싶었다.

    당신을 구겨넣고 이 악물어 버텼건만
    내가 다 산산이 깨어지고
    강바닥에 무력히 스러져 눕고서야 알았다.

    그대는 그저 흐르는 강물이었음을.






    서덕준 / 꽃구경



    그 사람이 꽃구경을 간대요.
    뭐가 좋아서 가냐 물었더니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말하더군요.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잖아."

    날 그런 눈으로 바라만 봐준다면
    잠깐 피었다 시드는 삶일지라도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덕준 / 새벽



    네가 새벽을 좋아했던 까닭에
    새벽이면 네가 생각나는 것일까.

    아, 아니지.
    네가 새벽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가 너를 좋아해서였구나.






    서덕준 / 비행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나 아닌 누군가를 향해 당신이 비행한다

    나는 당신이 남긴 그 허망한 비행운에
    목을 매고 싶었다.






    서덕준 / 부싯돌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던 한 사내는
    수국 가득 핀 길가에서 한 처녀와 마주치는 순간
    딱, 하고 마음에 불꽃이 일었음을 느꼈다.

    사랑이었다.






    서덕준 / 손



    당신과 불현듯 스친 손가락이
    불에라도 빠진 듯 헐떡입니다.

    잠깐 스친 것 뿐인데도 이리 두근거리니
    작정하고 당신과 손을 맞잡는다면
    손등에선 한 떨기 꽃이라도 피겠습니다.






    서덕준 / 호흡



    당신이 나의 들숨과 날숨이라면
    그 사이 찰나의 멈춤은
    당신을 향한 나의 숨 멎는 사랑이어라.





    1차 출처 - 서덕준 시인 인스타그램 @seodeokjun
    페이스북 페이지 '시인 서덕준' http://facebook.com/seodeok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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