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여성당원입니다. 당내 여성주의 논쟁에 반대합니다.
진보 정치가 소수자, 약자를 대변하는 것은
그들이 정의롭지 못한 사회적 구조,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폭력의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즉, 99%를 위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아닌 사람이 여성주의를 지지할 수 있고 연대할 수 있는 것은
여성이 받고 있는 억압이, 99%가 받는 억압의 근원과 같기 때문입니다.
서로 처해 있는 입장이 다르고, 이해의 정도는 다를 수 있다 해도
진보 정치가 내걸어야 하는 것은 '연대의 정신'입니다.
정의당 문예위는 이미 그 '연대의 정신'을 잃어버린 행동을 해왔고
부적절한 논평을 통해 오히려 그 '연대의 정신'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는
특정 집단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당내 여성주의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의 젊은 청년 지지층들을 여성주의와 여성의 억압을 이해하지 못하는
'덜 진보적인' 사람으로 매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확인된 것은, 당내 여성주의자들이 메갈과 사실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커밍아웃하셨습니다.
당에서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는 분들,
진중권, 정희진을 비롯한 지식인들,
그분들은 일개 이름없는 개인이 아니라, 공적 스피커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발언은 '방식이 그럴 수밖에 없을만큼 여성들이 억압당하고 있는 거 아냐?'라는
정도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공적 발언'이기에 '메갈을 지지하는 자'로 읽힙니다.
'지지자'란 무엇입니까? '동의하고 함께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정의를 이야기해야 하는 사람들이 극단주의자들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애초에 당이 이 난리가 난 것도 똑같은 이유입니다.
저는 이미 당게에 쓴 2개의 글에서
계속해서 당의 '합리적이고 정무적인 판단'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웬만하면 이런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는 상황이 오길 바랬습니다.
TF에 반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결국 당원들 사이에서 끝없이 '차이'와 '반대'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 기회에 분명하게 알게 된 것 같네요.
메갈이, 일베가 뭐가 중요합니까.
그 집단들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혐오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대한민국, 노동권과 안전권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대안 권력으로 선택받아야 하는데
당의 당직자, 당의 리더, 그리고 과거 운동권 지식인들은
우리를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구의역 사고의 희생자 중
누가 더 '피해자'인가를 가리는 구도에 처박았습니다.
저는 여성이지만, 메갈리아 뿐만이 아니라 지금 한국 여성주의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급진적 여성주의에 대해 반대합니다.
'동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반대합니다.
그분들은 여성이 여성주의를 비판하면 '더 심한 욕'을 해왔지요.
지금 메갈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당내 여성주의자들도 저에게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여러분들은 저와 제 아이와 제가 속한 공동체를 위협할 잠재적 가해자들입니다.
저는 제 아이에게 '누가 너를 때리면, 너는 죽여버려'라고 말하지 않을 겁니다.
'너도 나중에는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거다'라고 말하지 않을 겁니다.
자신과 타인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인간이 인간을 모욕할 이유는 그 어떤 것도 없다고 말할 겁니다.
저는 이 땅의 모든 가난한 이들, 특히 헬조선의 20대들에게 연대를 표합니다.
그들을 비하하는 이들은, 저의 노후, 제 다음 세대의 미래를 절대 책임질 생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운동 방식을 지지하는 것이 '진보가 취할 전략'이라는 소리를 하는 분들.
이토록 상식적인 이야기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극단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전형적으로 계몽의 대상이 될 시민과 전위가 될 지도부를 분리 사고하는
과거의 낡은 잔재들의 증거물입니다.
당에서 청년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 정치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하지는 못할 망정
장애물이 되지는 마십시오.
정의당 안에서 여성주의 운동을 하려는 분들은 논쟁을 통한 '사상 검증'이 아니라,
여성의 이름으로 사회적 연대를 실현하는 모습으로 당원들을 설득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