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사이트가 이름없이 묻혀있는게 아깝군요.
오유가 납득할만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는 곳으로 보입니다.
(한때 딴지일보가 헛소리를 자꾸 하고
업데이트도 안되며 침체기를 보일 때
만들어진 사이트라고 합니다. 딴지일보를
공격하는게 아니라, 도리어 김어준씨를
쉴드치기도 했었다고 하는군요.)
기사 전문을 다 가져오는건 예의가 아니라는 말도 있었는데,
좀 편하게 보시라고 소개합니다. 다음부터는 삼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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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 사태에서 보인 진보언론의 실수
요즘 들어서 매우 어지러운 일이 벌어졌다. 모두 알다시피 한 성우의 티셔츠로 인해 시작된 지금의 메갈리아 사태는 계속 그 험난함을 더해가고 있고,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흥분하고, 힘들어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진보정당과 진보언론이 진보커뮤니티와 등을 돌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는 이미 노선을 확실히 정하고, 인간사회의 보편적 상식과 공정함 등보다는 "난 여자편"이라는 정체성을 지킬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는 역사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에 올바른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데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언론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사회의 약자들이 힘을 얻을 수 있었고, 그들이 약자와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들어주었기에 세상의 정의가 어렵게나마 보존될 수 있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한국현대사에 끼친 공로는 결코 작지 않다.
그러한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지금 물의를 일으키고 있고, 진보세력 분열 및 사회적 가치의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 여성의 편에 서겠다는 의욕이 과한 것인지? 여성으로 이루어진 집단의 과오를 지적하면 뒤에 무슨 말을 들을까봐 겁이 났는지? 도착적 가치관과 오염된 생각을 가진 이들이 그들의 의사결정권을 독점한 것인지? 그 속 사정이 궁금할 뿐이다.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와 가장 최전선에 맞서 싸운 <오늘의 유머> site를 최근들어 열심히 공격했다. <오늘의 유머>가 메갈리아에 반대하며 적대적 태도를 갖춘 것이 그 이유이자 근거였다.
문제는 그 공격의 내용이었다.
한겨레는 큰 지면을 할애하며 메갈리아가 "일베에 조직적으로 대응한 유일한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일베와 오유 커뮤니티는 왜 메갈리아에 맞서는 강력한 남성연대를 구축했을까"(=그러니까 "<일간베스트 저장소>와 <오늘의 유머>는 연대한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 라는 내용을 거리낌없이 기사에 실었고, 오마이뉴스는 아예 제목부터 "<일간베스트 저장소>와 <오늘의 유머> 커뮤니티는 왜 메갈리아에 맞서는 강력한 남성연대를 구축했을까"라고 되어있는 기사를 올렸다.
일단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의 이 주장들이 갖는 위험함을 간략히 얘기해보자.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는 <오늘의 유머>가 얘기하는 내용을 한 번도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다. 적어도, 한겨레가 메갈리아에 할애한 지면만큼의 비중을 들여가며 열심히 소개한 적은 내가 알기로는 없다. 아마 <오늘의 유머>가 주장하는 내용을 알면서도 일부러 그랬을 것이리라. (그리고 그 정도가 아니라, 메갈리아의 민낯을 만천하에 알리는 일도 전혀 안했지 않았나 싶다)
<오늘의 유머>가 왜 메갈리아에 반대하는지, <오늘의 유머>가 반대하는 메갈리아의 행동이 무엇무엇인지, <오늘의 유머>가 찬성하지 못하는 메갈리아의 논리 및 주장의 내용이 과연 무엇인지, 그런 것은 철저하게 가렸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균형잡힌 생각이 가능하겠는가.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는 <오늘의 유머>가 "메갈리아를 공격했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오늘의 유머>를 여혐집단이라고 규정하고, <일간베스트 저장소>와의 연대 운운하는 내용을 기사화한 것으로 보인다.
윤봉길이 홍구공원에서 폭탄을 던진 것은 사실이며, 그것을 가지고 윤봉길을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던 무리들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지금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적어도 그 논리와 행동만 가지고 보았을 때) 그 무리들과 다른 것이 무엇이 있을까.
메갈리아를 옹호하면서 "여성이 왜 저렇게 화가 났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던 목소리는 있는데, "왜 여성의 권익과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조차도 메갈리아를 공격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아야 한다"라는 목소리는 못 내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런 얘기를 하면 불리할 것 같아서?
지금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는 공통적인 목적이 있어 보인다. 현재 메갈리아에 가해지는 공격을 "남성우월주의에 기반한 남성성"으로 규정하고, 자연스럽게 "그러니까 지금 메갈리아를 향한 공격은,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인식되게끔 주장을 펴고자 하는 것이다.
뭐, 생각은 각자 다를수 있다. 중요시하게 여기는 것도 다를수 있다.
진보의 가치를 누가 정의하는지는 규정된 것이 없으므로,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상식과 정의와 화목함, 인간존중"보다는 "메갈리아의 패악질을 감추고 메갈리아를 띄워주는 것"이 진정한 진보의 가치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해도 좋다는 말이다. 누가 말리겠는가.
그리고, 설마 이런 생각을 정말로 했을는지는 의심스럽지만, 혹시 그들은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이 갖는 위치가 아직도 여러가지 불리함을 갖고 있으니, 여성으로 이루어진 메갈리아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줌으로서 한국사회의 양성평등이 좀 더 순조롭게 뿌리내릴 수 있는 분위기를 구축하자"
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만약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정말로 이런 생각을 했다면, (제딴에는 양성평등을 위해 일하고자 행동한 결과가 고작 이런 사고뭉치 짓거리라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라 아주 큰 일이다. 이런 수준의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언론을 맡기면, 양성평등이 확산되는게 아니라 도리어 양성갈등이 크게 조장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해악은 양성갈등 하나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악의로 지금같은 일을 벌였다면 그들은 엄중한 비판을 받아야 하며, 선의로 지금같은 일을 벌였다면 그들은 앞으로 양성평등 담론에 절대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악의였다면 분탕질이고, 선의였다면 무능이다.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정말로 잘못한것은 따로 있다.
바로 네티즌을 속였다는 것이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와 싸운 커뮤니티는 여럿이 있었건만, 한겨레는 왜 메갈리아를 유일한 대항마처럼 기록했는가? 왜 메갈리아에게 그 공로를 슬쩍 얹어주었나? 인터넷 사회의 동향을 모르는 일반 독자들이 대충 보면 메갈리아만이 <일간베스트 저장소>와 맞선 것처럼 오해하도록 유도하고 싶었나?
오마이뉴스는, 왜 <오늘의 유머>가 <일간베스트 저장소>와 연대한 것처럼 기사제목을 뽑았나? 역시 독자들을 속여서 "우리 오마이뉴스가 옳고, <오늘의 유머>가 사실은 <일간베스트 저장소>와 한통속이다" 라고 거짓말을 하고 싶었나?
왜 사실을 정확히 밝히지 못하는가? 판단은 사실을 명확히 하고 난 다음에 행해져야 하는 행동이다. "사실"을 "원하는 판단"에 유리하도록 교묘히 비틀거나, 사기를 치거나, 특정 내용을 감추거나 하는 것은 절대로 합리화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렇게도 진실을 보기가 싫었나?
어떻게든 진실을 피하고 메갈리아를 옹호하기 위해서, "여혐"이라는 호도를 통한 여론선동마저도 서슴지 않고 벌이고 싶었나?
사회정의를 주장하는 세력에게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여 생산적인 논의를 막고 상대방을 "토론의 의도가 불순한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비이성적 태도는 수없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경향신문은 모르겠지만) 한겨레와 오마이뉴스는 2000년대 초부터 그러한 일을 벌여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놓고 말은 못했지만, 과거 월장사태때도 그러했고, 기타 온라인에서의 남녀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여성의 비이성적 주장을 나무라는 세력을 "마초" 및 "여성 탄압세력"으로 규정하며 몰아붙였다.
"빨갱이"딱지를 붙여서 논의를 막던 이들의 수법을 한겨레와 오마이뉴스가 배워서 발전시켰고, 그런 한겨레와 오마이뉴스의 수법을 배워 발전시킨 것이 "종북"프레임이라고 말한다면 과한 것일까.
보수는 sein을 추구하고 진보는 sollen을 추구한다고, 유시민은 언젠가 그의 저서에서 얘기했다.
지금 정의당과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는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정의당과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는, 메갈리아가 행하고 있는 지금의 행동이 과연 우리시대가 지향하고 목표로 삼아야 할 모범적인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얘기하라. 거짓말을 동원하여 메갈리아를 미화시키려 하는 방법 대신, 떳떳한 방법을 택하라는 말이다. 그동안 여러 커뮤니티에서 수없이 공개한 메갈리아의 민낯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 그 민낯을 가리켜 당당히 얘기하라. "이런 모습이 우리가 응원하는 모습이다"라고 말이다.
어디 과연 그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는지, 지켜 보고자 한다.
간단히 말해서, 정의당과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서도 메갈리아를 옹호할 수 있는지" 보겠다는 말이다.
그것을 본 다음에 사람들은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의 모습을 재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독자를 속이는 일을 가볍게 생각하는 거짓말장이 집단"의 모습이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의 모습이니까.
정말이지 한겨레만은 비판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런 글을 쓰게 되어 참으로 마음이 언짢기 짝이 없다. 그러지 않아도 어지러운 세상, 왜 한겨레마저도 이러는 것인가.
- 매우 기분이 착잡한 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