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이건 또 어디서부터 설명해야하나...
일단 커뮤니티는 조직이 아닙니다. 커뮤니티의 목적 자체는 "커뮤니티"라고 불리우는 이유가 있으니 "커뮤니티"겠지요? 커뮤니티 자체가 목적인게 커뮤니티 입니다. 네 말장난 맞습니다.
오유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형 커뮤니티들의 운영진은 유저들이 뭉치는걸 두려워합니다. 왜냐면 무언가에 대해 집단을 이룰려고 하면 거기서 문제라는게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오유분들도 많이~~~ 경험해 보셔서 아시겠지요. 무슨 말인지..(예 : 장터)
제가 온라인 동호회 활동을 처음시작한게 91년도 입니다... 하이텔인지 천리안인지 이제는 기억도 잘 안나는데요. ANSI를 가지고 대문 만드는 동호회가 제 첫번째 동호회 활동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이 2016년이니.. 벌써... 25년이 넘었나요? 여하튼... 엄청 오래 했지요? 오래한만큼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을 봐 왔습니다.
참 오래 해왔는데요. 한가지 분명히 말씀드릴수 있는것은 지금 오유의 시게는 온라인 게시판으로서는 지극히 정상이며 커뮤니티로서는 괜찮은 형태라는것입니다.
운영자는 게시판에 최소한으로 간섭하며,
누군가가 주체가 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올릴수 있으며,
그 의견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의 의사표현을 할수 있고,
집단성을 이루기도 하고 분리되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앞장서서 무언가를 하기 바란다? 이걸 하라고 국회의원을 뽑고, 대통령을 뽑는겁니다. 시민 단체에 기부하는거고요. 정당에 당비를 내는겁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냥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으면 그것으로 충분한겁니다. 그걸 "키보드 워리어"라고 격하 시킬 필요는 전혀 없다는겁니다.
제가 별로 안좋아하는 논객중에 진중권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냥 저랑 성향이 안맞아서 안좋아합니다. 그렇다고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는건 아닙니다. 그럼 갑자기 왜 진중권이라는 이름을 끄집어 냈느냐? 아래 온라인 커뮤니티에 바라는게 많은 분한테 설명하려고 쓰는 글이다 보니 진중권이라는 이름이 딱 맞을듯 해서요.
그는 논객으로 토론프로등 입씨름이 필요한 여러 미디어에 많이 등장합니다. SNS도 잘하고요...
자... 그는 입으로 상대편을 잘 밟아 줍니다. 사이다 발언도 잘하고요. 자.. 그럼 이사람한테..
"입만 살았냐? 그렇게 잘났으면 정치를 해라? 말만 많고 직접적으로 하는게 없는데? 니가 키보드 워리어랑 뭐가 틀리냐???"
라고 말하는게..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지요.
진중권이라는 논객은 진중권이라는 논객으로서의 역활이 있는것입니다. 그 사람은 논객으로서의 자신의 역활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나와 맞을때도 있고 틀릴때도 있는거고요. 그렇다고 그 사람에게 말만하지 말고 정치를 해라? 라고 말할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정치인 만큼이나 논객도 필요한것이지 때문이지요. 정치인이 되면 논객으로서 할수 있는 일을 못하게 되는 것도 있으니까요.
25년동안 제가 봐온건... 커뮤니티를 통해서 많은 것이 바뀔수 있지만 누군가가 주체가 되든 선동을 하든 뭉치게 되면 좋은 결과보다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게 훨씬 많다는걸 배웠습니다.
최소한 지금 오유의 시게는 시류를 따라 분위기가 변할지언정 누군가 한사람에 의해서 지휘되지는 않고 있으며...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 스스로가 판단하고 각자가 알아서 충분히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때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배워간다던가, 혹은 자료를 요청한다던가 등등도 좋은 예고요...
오유를 통해서 글을 읽고 생각하고 더민주나 정의당의 당원으로 입당한다던가,
세월호 가족을 위해서 성금을 낸다던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자 성금을 모집한다던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벼룩시장을 열었다던가...
등등요...
더 대라고 하면 더 댈수 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이 사이트가 생겨 날때부터 여기서 굴러먹었으니까요. 좋은일도 봤고 나쁜일도 봤고 별 그지같은 것도 봐왔으니 오유에 대해서는 알만한건 다 압니다.
여하튼.. 커뮤니티는 이게 순기능인겁니다.
그 이외의 것들은 각자가 알아서 판단하고 행동하는것이지 그것을 커뮤니티 내에서 결정해서 전체의 의견으로 결론내서 이끌어 가려고 하면 안된다는것이지요. 그러면... 망가져요.
오유인들도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그걸 알죠. 그래서 닉언죄니 뭐니 그런것도 나온거고... 클린유저도 사라진거고요. (결국 바보님 혼자만 죽어나지만요)
다시 말하지만... 키보드 워리어라고 격하시키지 맙시다. 그럴 필요 없으니까요. 아무것도 안한다고 욕하지 맙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니까요.
솔직히 저는 요즘 글쓰는게 무섭기는 합니다. 예전에 비해서 리플달리는거나 하는게 너무 공격적으로 변한건 사실이거든요. 그런면에서는 클리앙이 저한테 맞는거 같아요. 비슷한 연배의 아재들도 있고... 글을 쓰는거나 리플다는것도 OB답고요...
하지만 오유는 저에게 있어서 애정이 있는 사이트 입니다. 좋은 사이트라고 생각하고요. 바보님도 좋아합니다.
커뮤니티라는데 너무 많은것을 바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커뮤니티는 커뮤니티로 남는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의 역활만 제대로 해도 나라가 좋아지듯이... 커뮤니티가 커뮤니티의 역활만 제대로 해도 그것만으로도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꺼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커뮤니티가 제 역활을 못하면 결국 별질되어 그 가치를 잃어버리는거... 많이들 보셨잖아요. (어떤 사이트를 말하는지는 아실겁니다)
커뮤니티의 한계를 느끼시는 분들께 고합니다. 오늘의 유머 시게에 한계를 느끼시는 이유는 커뮤니티 이상의것을 커뮤니티에게 원하시기때문입니다. 당연히 커뮤니티가 가지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시면 커뮤니티라고 불리울수가 없죠. 그건 PARTY죠.
즉, 요구하는 대상이 틀렸다는것입니다.
여기서 이렇게 시끄럽게 구는게 무슨 소용인가? 싶을겁니다만... 한밤중에 개구리 한마리가 우는건 무시하고 잠을 청할수 있지만 그 개구리 수백 수천마리가 울어대면 그건 무시하기 힘든 소리가 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국정원이 댓글질 했던거고... 십알단이 동원이 되는거고... 각 정당별로 SNS나 커뮤니티에 알바든 뭐든 동원해서 활동하는겁니다.
별거 아닌것 같지만...
별게 아닌게 아닐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