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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ccer_74693
    작성자 : 쌍지
    추천 : 21
    조회수 : 709
    IP : 183.98.***.246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07/09 19:08:42
    http://todayhumor.com/?soccer_74693 모바일
    칼럼 : 30살 노땅이 보는 기성용 사태
    난 30살의 노땅 직장인이고 얼마전에야 겨우 대리를 단 사회 밑바닥에서 걸레질하고 눈치보는 평범한 사람이다. 이번 기성용 사건을 보면서 저기도 사람사는 곳이구나 싶고 내가 겪고 느낀 경험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말해보겠다.

    국내파 해외파 이런 단순한 구분이 신분이 된 것은 조광래부터였다. 해외파는 소속팀에서 출전을 하던 말던 벤치에 있던 아예 출전명단에도 없던 무조건 국대명단에 오르던 때가 있었고, 국내파는 그냥 땜빵. 그것도 제 포지션에도 못서는 땜빵 노릇을 하며 훈련파트너 취급 받는것이 얼마전이었다. 

    갈등이 없었을까? 당연히 있었겠지. 그러니까 해외파 국내파 따로 밥을 먹고 기성용이 우리를 건드리면 안됐다라고 씨부릴만큼 그 구분이 명확했을 것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그렇다. 고졸사원, 하청업체 사원, 계약직, 정규직 이런 구분이 있고, 디테일한 대우가 다르고 이들끼리 밥을 따로 먹는 것은 흔한 일이다. 같은 회사에 소속되어 있고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지만, 우리가 하나라는 소속감은 없다. 그냥 맘에 맞는 몇몇과 어울릴 따름이지.

    회사내에서도 라인이 있고 그 주류에 속하는 라인은 승진도 빠르고 대우도 좋다. 우리쪽은 고려대라인이 쎄다
    결혼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빨리 대리를 달고싶어 좆이 발딱 서있을 때 일찍 승진한 내 사수에게 술자리서 어떻게하면 승진할 수 있냐고 물은적있다. 술에 잔뜩 꼴은 내 사수는 혀꼬인 발음으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야 니가 우리랑 같냐? ㅎㅎ 내 사수는 고려대였다. 난 명지대였고

    솔직히 쇼크먹었고, 억울하고 분했다. 머리로는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가슴은 인정하기 싫었다. 공부 안 한게 후회됐고, 이직하고만 싶었다. 그때부터 나는 회사에 애정을 버렸다. 주는 만큼 일한다. 내 책임외에 일은 안 한다. 같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2주에 한번씩 회식을 하고 언제나 업무 시작전에 우리는 하나 무슨무슨 2팀 화이팅 아자아자 하고 구호를 외치고 시작하지만ㅎㅎ 내가 한 팀이라고는 생각 안한다. 언제나 대체 가능한 부속품이지.

    조광래에게 그냥 연습 파트너나 하는 쩌리로 취급받은 국내파, 기성용이 말한 우리에 속하지 않는 선수들은 나랑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거다. 상실감 허탈함 분노 좌절감 이번 사태로 멘탈에 금이 간 사람은 그들일거다. 주류가 되지 못하는 한계를 규정되어진거니까

    나는 그저 내 일만 잘하자. 내 개인성과만 신경쓰자 연말에 연봉협상 때 쓸 내 실적만 올리자하고 넘어갔지만, 그리고 그것이 우리 팀의 실적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 어차피 개인이 실적이 합산되어 팀의 실적이 되는 구조니까 다시 말해 각개전투만 잘하면 됐다. 근데 축구는 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개개인이 잘 한다고 되는게 아닌것이 단체 운동의 묘미 아닌가? 11명이 하나되어야 이길 수 있는 운동이 아닌가? 해외파 국내파가 나눠진 것은 우리 회사 내부가 계약직 정규직 하청직으로 나누어진 것 보다 더 큰 문제 일거다.

    그래서 이번 홍명보가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고 어렵다. 파벌을 나누는 것은 쉬워도 봉합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이미 벌어진 사건과 얼키고 설킨 인간관계의 실타래를 풀고 서로간의 감정 응어리를 씻어내는 일은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고 양측이 협력 정도 하는 것으로 덮어질 뿐이다.

    홍명보에 앞서 최강희가 먼저 봉합을 해보려했다. 해외파를 무조건 기용하고 주전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하려했다. 소속팀 출전 횟수 최근 스탯 몸 상태를 고려하여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려 했다. 그 결과 국내리그 선수들이 중용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존의 특혜를 받던 선수들이 기존의 대우를 못 받게 되면서 불만이 생겨난다. 이건 욕할게 아니라 당연한거다. 인간이니까. 어떤 성인군자도 내 밥그릇에 손 대는 놈 가만 안 놔둔다. 하물며 혈기왕성한 선수들인데 더 했음 더 했겠지

    나도 이런 일 겪은 적 있다. 2년전 회사서 외부 스카웃으로 성균관대 출신 부장이 들어왔다. 전 회사에서 실적도 엄청났고 합리적이고 똑똑한 사람이었다. 이 사람이 들어와서 의욕적으로 우리 조직을 쇄신하려 했다. 기능에 따라 인력 재배치를 단행했고, 그 덕분에 고려대 라인이 다 해먹던 개꿀 거래처에 나도 빨대를 꼽고 꿀을 빨았다. 기존 주류였던 라인이 당연히 반발했고 내부 알력다툼이 보이지 않게 일어났다. 짬찌끄레기였던 나는 양쪽의 눈치를 보며 식사후에 커피마시는 것도 전략적 동선을 짜고 움직여야할 만큼 힘들었다. 

    내 사수와 그쪽 라인은 부장을 틈만나면 씹어댔고, 나는 담배를 안 피운단 핑계로 적당히 비위를 맞추는 시절이 계속되었다. 나중에는 부장이 나타나도 욕을 멈추지 않았다. 주어를 생략한 욕이었는데 언젠가 부장이 누구에게 욕하냐며 물었을때 거래처일 때문에 그렇다고 슬그머니 넘어가기 일쑤였다. 나중에는 부장이 보여도 사람들이 말리지도 않았다. 

    그후에 어떻게 됐냐고? 그렇게 부장을 앞장서서 씹던 정대리는 결국 걸렸다. 사적 술자리에서 욕이 새어나갔고 인생은 실전이어서 징계 처먹고 탕비실에서 2주동안 커피타다가 쪽팔렸는지 그만 뒀다. 나는 기성용이랑 정대리가 겹쳐보인다

    기성용이 한게 뒷담화인가? 그냥 오프더 레코드로 한 말을 기자새끼가 까발려서 재수없게 좆된건가? 난 아니라고 본다. 눈 앞에서 대놓고 욕한거다. 단지 주어를 생략하고 욕했을 뿐이다. 공식 트위터로 수십만 팔로워 앞에서 최강희의 욕을 주어없이 씨부려서 능욕한 다음 뒤에서 지들끼리 낄낄거린거다. 이런 방식 익숙하지 않나? 사람 병신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고 학교서 왕따 괴롭히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이게 뒷담화라고? 어디에도 이런 악랄한 뒷담화는 없다. 뒷담화는 지들끼리 그 안에서 하는거지 수십만 팔로워 앞에서 주어없는 비난을 씨부린후 님 얘기 아니에요 오해에요ㅎㅎ 하는 것은 대놓고 욕한거나 다름없다. 그것도 안 걸려야되는데 병신처럼 걸리고ㅎㅎ 답이 없다

    이렇게 된 데에는 최강희가 기성용 어그로를 끈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동의한다. 단순하게 보면 어그로를 끈게 맞다. 근데 언제나 좋은 말만 들으면서 살 순 없다.

    얼마전에 나는 팀장님에게 불려가 한 소리들었다. 헬레인저씨 요즘 좀 풀어진거 아니요? 결혼해서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은건 알겠는데 헬레인저씨 직급을 생각해야지 보고서 작성해서 올려요

    솔직히 열받았다. 씨발 섹스 좀 하자 라는 말을 지르고 싶었지만 과장님의 이 말이 내가 미워서가 아님을 안다. 긴장 풀지말라는 말, 초심을 잃지말라는 말 나를 자극시키려 일부러 싫은 소리한 거란 것 안다. 적어도 초등교육 중고등교육 의무교육 똑바로 받은 새키라면 그정도 뜻이야 그정도 문맥이야 이해한다.

    근데 대가리 빠가새끼들은 다르다. 말을 문맥으로 이해할 줄 모른다. 단어 그 자체로 이해한다. 기성용이 그렇다. 운동에만 집중한 전업 운동선수들이 기본적인 맞춤법도 틀리고 언어 독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흔한 일이니 기성용도 이해 못 할일은 아니다. 근데 기성용은 보통 선수들보다 언어이해력이 극도로 떨어진다. 장애인 수준으로

    안익수 감독이 박종우에게 한 기성용처럼 하지마라 라는 말. 기성용의 실력을 폄하한 발언일까? 아니다 부산의 전술에 특화된 박종우 특유의 스타일을 버리지말라는 전술적 조언이다. 기성용이 못 한다는 것이 아니라 박종우랑 기성용은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뜻을 우리 빠가새끼 기성용은 글자 그대로 이해한다. 나처럼 뛰면 2군 가냐? 기분 나쁘네. 문맥을 전혀 읽지 못하는 언어 장애인 수준의 독해력이다.

    최강희의 내셔널리그 발언? 감독들이 선수들과 흔히 하는 밀당용 언플이다. 에펨에서도 방심하지마라 아직 넌 더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선수 자만심 밟아놓지 않나?

    기성용이 뛰는 리그를 폄하한게 아니라 스코틀랜드나 일본이나 중동이나 빅리그는 아니니 방심하지말고 열심히 해라. 해외파라고 무조건 뽑지 않겠다. 더 열심히 해라하고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낸거다. 그런데 기성용은 언어기능에 장애가 있어서 글자 그대로 반응한다. 내셔널리그서 뛰는데 뽑아줘서 고맙다고. 이쯤되면 기성용은 문장의 문맥적 의미를 전혀 파악하지 못 하는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럴딴 쉽게 말해줘야한다. 열심히 하라고 방심하지 말라고. 최강희는 기성용의 언어능력을 고려해서 쉽게 말해주지 못 했다. 이런 말도 제대로 이해 못 할 줄은 최강희도 몰랐을거다. 이번 사태는 최강희의 세심한 배려의 부족과 기성용의 언어능력부족, 그리고 꼴리면 바로해야하는 충동장애가 빚어낸 해프닝이다.

    기성용의 이런 언어장애와 해외파라는 선민의식이 끼리끼리 문화가 맞물려 최강희 감독의 본 뜻을 오해하게 만들고 최강희 감독을 적대하기에 이르렀다. 기성용이 일반인 수준의 언어 독해력만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다. 이래서 사람이 배워야 하는거다. 이래서 사람이 무식하면 가만히 있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든 해외파와 국내파를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야하는 홍명보는 어려운 숙제를 하게 되었다. 화합? 협력? 진짜 어렵다. 시늉이 아닌 진심의 행동을 이끌어내는것. 사회에서 내가 느끼기엔 불가능해보인다. 아예 국대를 과거 올대팀으로 바꾸는게 쉬울 수도 있다. 솔직히 그게 더 쉽다. 그러나 홍명보는 그리 해선 안된다. 힘들더라도 먼길을 돌아가도 시도해야한다. 앞으로 국대에서 계속 지켜나갈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공정하게 국대를 운영했으면 좋겠다.





    저로서는 굉장히 공감가는 칼럼이였습니다..
    쌍지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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