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포석이 깔려 있는 방안의 거대한 의자에 등을 기대고 있던 사내가 눈을 감은채 콧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탁자에 하얀손가락을 들어 두드리며 양발을 놀렸다.
짧게 자른 검은 머리칼과, 감겨 있는 눈동자, 굳게 다물어져 있는 입술. 하얀피부의 수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사내 였는데 연신 탁자를 손가락의 끝으로 두드리다 몸을 일으키자, 아무런 장식도, 단추도 없는 헐렁한 검은 옷이 펄럭이고, 약하지만 사내의 어깨위로 검은 오라가 물씬 솟아 올랐다.
"으악,심심해."
기지개를 펴는 사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장난기 서린 목소리. 키는 크지만, 채 변성기도 지나지 않은듯한 가느다란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사내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보이는것 이라고는 포석과 벽에 걸려 있는 병장기들 뿐이었다.
"...용사들은 전부 어디가서 뭐하는 거야?"
사내가 중얼 거리고는 허공에 손가락을 들어 원을 그리기 시작했고,그원을 따라 하얀 원이 그려지더니 그원의 중심으로 하얀 머리칼을 어깨까지 늘어뜨린 보라빛피부의 요염한 미소를 띄고 있는 여성의 얼굴이 나타났고, 잠시 황망해 하던 여성이 검은 눈동자를 깜빡이며 예의를 갖추듯 고개를 숙여 보였다.
"위대하신 존..."
"시끄럽고, 여기로 쳐들어오던 용사들은 어디 간거야?"
"아!"
그게 질문이었냐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손바닥을 마주치는 여성과 그게 궁금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검은 눈동자를 갖다 대는 사내.
"마왕님 께서 보내신, 심복. 세에레양과 눈이 맞으시는 바람에 남자 아이 둘을 낳고 근처의 농가에서 밭을 갈고 있습니다."
"뭐어어어어어어어."
※마왕의 정석.
용사에게 적을 보낼때는 이성을 보내지 말라, 남자가 용사라면 여성을 여성이 용사라면 남자를 보내서 그들이 희희덕 거리는 꼴을 만들지 말라.
"주인님!큰일 났습니다."
"뭐야?"
용사랑 심복이랑 눈맞아서 희희덕 거리며 잘살고 있다기에 친히 그들을 멸하러 내려갔다가, 그들의 접대에 자신의 목적을 까망게 잊어 버리고 같이 희희덕 거리며 애들 기저귀를 갈아 주다가 성으로 돌아온 덜떨어진 마왕놈이 하품을 하며 수정구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곱상한 인큐버스를 거슴츠레한 눈동자로 바라보자, 인큐버스가 숨넘어가는 소리를 질렀다.
"침입자가!침입자가!"
"엉?용사야?그런거야?드디어 누가 여기로 놀러 온거야?"
오랫만의 방문객이 너무도 반가웠는지 마왕이 수정구를 들어 올리며 기뻐했지만 상대방의 수정구가 파괴돼버렸는지 흐릿한 안개같은 영상만이 수정구에 투영돼기 시작했고, 마왕은 오랫만에 훌륭한 적수를 만나게 됀게 기쁜 건지, 자신이 아끼는 흑빛검을 들어 올렸다.
"~~~~~소울 브레이커!"
단순히 날과, 손잡이만 있는 시커먼 검을 들어 올리고는 이리저리 휘둘어 보는 마왕, 인큐버스가 있는곳을 돌파 했다면 보통 녀석이 아닐꺼라는 생각을 하며, 불멸의 글라시스 라볼라스의 팔도 베어버리고 녀석을 아골로 되돌려 보낸 검을 휘둘렀다.
"캇캇, 온힘을 다해..."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뜯어져 나가는 갈색 문짝, 마왕이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검을 침입자에게로 들어 올렸다.
마왕의 눈에 가득 담기는 은빛의 사신. 
얼마나 많은 적은 베고 베였는지 가슴께에서 붉은 선혈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지만 녀석은 숨하나 헐떡이지 않으며 당당한 태도로 자신을 노려봤다.
"용감한 인간이여, 그대의 이름은?"
은빛의 사신이 팔을 들어 올리며 손바닥을 활짝 펴보였다.
호오,선방 이라는 건가?무기를 들고 있지 않은걸 보니, 몽크?헥토스 오브 피스트의 고위 사제?그럼 마광탄이나 자폭마법 양차원폭팔?홀리 버스터?
마왕이 여러가지 스펠들을 떠올리며 머리를 굴리는 찰나 은빛의 사신에게서 흘러나오는 한마디.
"펩시맨..."
※마왕의정석
용사가 뛰어와서 대사를 외칠만한 곳에 부비트랩을 깔아 놓자, 그게 여의치 않다면 텔레포트 스펠을 연구해서, 녀석이 최상층까지 뛰어오면"다시 지하로 내려오셈,그럼 즐쳐드셈"이라는 멘트를 날리면서 지하로 공간이동하자.
용사는 홧병으로 죽을것이다.
아니,
...그냥 심심해서 ㄱ-
StoneAge OnGam, By - 배화교[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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