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인이란 사람..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제 회식을 한단다. 밥을 먹고 술을 마셨단다. 노래방을 갔단다.
도우미를 불렀는데.. 자기는 그 자리가 싫단다. 내가 보고싶단다.
나는 경찰에 신고했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거고 한번 당하고 나면 안하겠지.. 하는 심정으로
근데.. 그 경찰아저씨가 하시는 말씀이.. 거기는 노래방이 아니고 접대부를 고용해서 합법적으로
술을 파는 주점이기 때문에 단속할수 없단다.
나는 그냥 노래방인줄 알았다. 하긴 여자끼고 노는 노래방이나.. 여자끼고 노는 주점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에.. 노래방이면 그래도 이해해 줄려고 했다.
살짝 신고는 할려고 했지만..
나는 그일로 택시를 잡아타고 찾아가서 술때문에 정신도 못차리는 사람을 몰아세우고
악을 쓰고 대들고 소리지르고 울었다. 싸웠다.
진짜.. 서로 때리고 물어뜯고 싸웠다. 눈밑에 멍자국이 있고.. 손이 부었다.
신발이 벗겨진채로 새벽에 주차장에 주저앉아서 많이 울었다.
나는 남자가 어떻게 여자를 때리냐.. 뭐.. 그런 소리가 듣고 싶은게 아니다.
난 맞은게 아니고 싸운거니까.. 누구라도.. 싸울수 있는거니까..
그러고 나서도.. 몸도 못가누고 오바이트를 해대는 남자친구가 안타까워서
차에 태워서 집에 모셔다드리고 옷갈아입혀서 눕혀놓고.. 잘 지내란 쪽지하나 남겨두고 나왔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믿었는데..
잦은 출장에 내가 데리러 갈수 없는 곳에서도 회식한다면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금껏 나를 얼마나 많이 속였을지.. 그게 너무 가슴아프다.
내가 너무 오바하는건가..
나는..
지방에서 제조업체 경리직에 종사하는 24살의 미혼여성이다.
1년 6개월을 교제해온 애인이 있고..
꽤나 지독한 페미니스트다.
페미가 어떤 의미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남성우월주의에 억눌려 여자로서의 삶은 피해자라는 생각을 많이한다.
회사를 다니지만..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한다.
중요한 심사를 앞두고 보름동안을 남자직원들과 다름없이 철야를 하고..
내 자리를 찾기위해 노력한다. 그렇지만 돌아오는건 남자직원들의 3분에1에도 못미치는 야근수당.
물론 신설회사라.. 마땅히 사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관리부장님의 융통성이겠지..
회식자리에서 2차 같이가면 집에 안가냐는 소리.. ㅋㅋ
군대? 여자는 애낳으니까 군대안가도 된다. 여자도 나름애국한다..
그런 개소리 나도 듣기 싫다.
나도 한때 여군을 꿈꾼적이 있다.
하지만.. 여자는 군대가기도 힘들다. 경쟁률이 많이 높다.
내가 이렇게 횡설수설하는 이유는.. 잠을 못자서 그렇다.
연말연시 망년회다 신년회다 일들이 많다. 성매매금지이벤트니.. 여성부폐지운동이니..
참.. 말이 많다.
남자위주로 발달된 회식문화..
왜 남자들은 여자앉혀놓고 술을 마셔야 술이 넘어가나..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미시고도 여자는 주물러야하나..
내 애인이란 사람은 원치 않는 자리였다고 했다. 피할수 없는 자리였다고..
직장 상사라는 사람은 부인이 있고 자식이 있고 애인이 있는 부하직원에게
여자 하나씩을 옆자리에 앉혀주고 값비싼 양주를 사는일이 1년동안 노고에대한 감사라고 생각하나..
술을 마셔도 여자. 노래를 불러도 여자. 여자가 없으면 술도 못마시고 노래도 못부르나.
나는 성매매가 남성의 욕구충족을 위해 여성의 몸만을 탐하는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연말연시 성매매금지 이벤트를 벌이는가..
그런 생각없고 수습안될 일까지 벌인건..어리석다 할만하다. 하지만..
많은 남자들이 연말연시를 변명삼아.. 여자를 산다.
회사에 간부들도 그렇고.. 일개 부하직원들 조차도.. 그런일은 흔하게 일어나고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술한잔 잘마신것 쯤으로 생각하고 말을 한다.
나는 이렇게 잘 굴러가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여자로 태어난것이..
오늘은 정말 미치도록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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