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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7418
    작성자 : 요아넬
    추천 : 11
    조회수 : 1622
    IP : 220.76.***.38
    댓글 : 21개
    등록시간 : 2017/03/14 23:31:11
    http://todayhumor.com/?wedlock_7418 모바일
    스트레스 풀 곳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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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게에 글은 처음 쓰네요.
     
    저는 결혼한지 1년 5개월째 되는 애엄마에요.
    애는 5개월 좀 넘었구요..
    5년 연애하고 결혼한지 두달만에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중이에요.

    근데..애기 태어나고 벌써 신랑이랑 두어번 넘게 싸운거같아요..그럼 안되는데 방금도 신랑이 애앞에서 큰소리치길래 그러지말라고 애가 우리 싸우는거 다 안다하더라고 얘기했어요.
     
    그냥 싸웠는지도 모르게 훅 싸우고 훅 풀면 좋은데..
    자꾸 저한테 싸움의 잔해가 마음에 남아요..
    안그래도 육아스트레스 풀 곳이 별로 없어서 답답한데..

    그나마 의지할 사람이라 생각하는 남편이 매번 하는 얘기라곤..
    '나도 힘들어'
    '돈벌어오고 최대한 칼퇴하려고 노력해서 애 챙기고 하잖아'
    그냥 그거에요...나도 노력중이니 너도 노력하든 참든 해야지 어쩌겠냐..그래도 나는 대한민국 평균보단 더 육아에 동참하고 노력하고 있다..(얼마전에 뉴스기사 보더니 생색내더라구요..남자 평균 집안일 하는게 하루 48분인데 본인은 평균보다 더 많이 도와준다며...)

    저도 알거든요. 직장생활하느라 힘들텐데 퇴근하고 와서 나름 많이 도와줄려고 애쓰는거..

    근데 자꾸 말다툼 하다보면 신랑의 논점이 다투기 전엔 분명 '나도 고생하고 노력한다. 너도 힘들테니 같이 힘내자.' 였던거  같은데 점점 '너 힘든지 아는데 나도 힘들다. 나만큼 하는 사람도 없다. 다른집 남자들은 맞벌이하면서 육아도 엄마한테 다 맡기기도 하더라' 등등으로 가면서 마치 누가누가 더 힘든지 내기하자는 것처럼 바뀌어요.

    저희 원래 맞벌이였는데, 애갖고 초반에 지하철에서 쓰러질뻔해서 둘이 상의 하에 퇴직했어요. 원래 한창 열심히 하던 일이었으니 다시 돌아가 일하고 싶은 마음도 커서 그러면 차라리 남편한테 많이 힘들면 당신이 육아하고 내가 벌어오겠다 했더니 그건 또 안된대요.. 
    그러면서 다툼의 끝에 하는 말은 늘 직장생활만도 힘들다, 돈도 모으기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나는 안힘들어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닌데..
    얘기하다 보면 돈벌어오느라 힘들고 지친 남편에게 육아나 집안일까지 떠맡기는 못된 와이프 돼 있는 기분이에요. 

    스트레스가...신랑한테만 쌓이는거면 차라리 좋게요...

    후...       
    저요..
    애낳고 100일도 안되서 대상포진에 다래끼에 난리였거든요.

    대상포진때 평일에 병원가야해서 신랑이 반차쓰고 와줬는데..
    시엄니가 저한테 전화하시더니 그러시드라구요.....
    직장생활하는 애를 삼실서 눈치보게 휴가쓰게 하냐고...
    본인한테 말하면 잠깐 와서 봐주지 않겠냐고..

    병원가기 전 주말에 시댁갔는데 시엄니가 저한테 그러셨거든요..여기저기 아프셔서 당신도 병원 어디어디 다니신다고..
    그런 분한테 애봐주러 왔다가시라고 어떻게 말하라는거죠...?ㅠㅠ
    아니..그보다 며느리는 아파서 죽든말든 당신 아들 사회생활에 조금이라도 폐끼치면 안되는 존재인가요..? 
     
    그날 서러워서 울고 남편 붙잡고 하소연하는데 그러더라구요.
    '엄마도 도와주고 싶은데 컨디션 안좋으니 그런거야..'
    네..저희남편 제 편 아니에요..아닌것같아요...

    저희 시댁이 가까이에 살거든요.
    애낳고 애기 좀 크고나서는 애 많이 보고싶어하시니까 애 데리고 시댁 가자고 제가 그랬어요..아하하...
    남편한텐 시댁 가면 반찬도 주시고 밥도 얻어먹고 설거지도 안(못) 시키시니 난 괜찮다고 하구요..

    괜찮을리가요...ㅠㅠ 
    저희 애기 제 품에서 짐볼 태워야 자는앤데 시댁에까지 짐볼 들고 가서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계속 애 들고 태우고 있어요.. 내려놓음 낯설으니 깨서 대성통곡하거든요.. 
    집에선 눈치껏 내려놓으면 좀 자주는데, 거기선 등센서 작렬이라 어떻게 내려놓기만 하면 깨서 울고불고....ㅠㅠ
        
    그나마 분유먹고 기분좋은 30분~1시간 꺄르르 웃는 손녀 보시라고 그래도 거의 매주 갔고, 가고있어요. 오라고 안하셔도 저희가 갈게요, 하고. 신랑이 이번주는 쉬자고 해도 제가 그래도 보고싶으실테니 잠깐이라도 다녀오자 해요. 
    시부모님도 늘 와서 잠깐만 있다 가라고 하세요. 물론 가서 정말 잠깐만 있다 돌아온 적은 거의 없어요. 가면 저녁까지 먹고 가라고 하셔서 늘 해지는 시간에 돌아오죠.
     
    시부모님 나쁜분들 아니에요..나름 많이 챙겨주시고 잘해주시는데.. 그래서 저도 최대한 효도하자, 내가 좀 피곤하더라도 잘해드려야겠다 생각하는데, 가끔 좀 그러세요.. 어쩔 수 없이 아들은 아들이고 며느리는..... 그래도 며느리에요..

    시간 지났으니 이제 너도 우리집 사람이고 편히 살자 말씀뿐이시고.. 대놓고 아들한테만 몸에 좋은거 챙겨주시고 애기 어디 좀 안좋아보이면 그건 저한테만 얘기해서 잘 좀 챙기고 신경좀 써라 하세요.
    저는 제가 하고픈거 하나도 못하고 살면서 그댁 아드님 엄마노릇 하려고 결혼한것도, 애기 혼자 책임지려고 낳은것도 아닌데요..

    얼마전엔 아버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애는 최대한 니가 봐라. 겪어보니 엄마품에서 크는게 최고더라. 네, 실제로 저희 시엄니께서 가정주부로만 몇십년 살아오셨어요. 육아 거의 도맡아 하시면서요. 그래서 말씀드렸죠, 애기 말 뗄때까지는 안그래도 제가 키울까 하는데요, 라고.(이것도 경력단절때문에 원래 하던 직종을 포기해야 할 경우까지 감안한거에요)

    안된대요. 거기서 더 클때까지 니가 맡아 키우래요. 바로 일하러 나가야 한다는 (경제적) 부담 갖지 말고 애 키우래요. 아니, 당신 아드님이 힘들다던데요... 오늘도 본인 연봉이 적어서 어쩌고 하고 저한테 화내던데요...ㅠㅠ

    지난번에 시엄니가 남편한테 대뜸 애 좀더 크면 본인이 봐주실테니 저더러 일 하러 가라고 하셨대요. 저는 그 문제로 딱히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린 적 없는데..왜때문에 난데없이 그런 말씀을 하신건지...아들이 혼자 돈버는게 안쓰러우셨던걸까요?아무튼, 아버님은 아버님대로 또 어머님 걱정을 하신거겠죠..애봐준다고 고생하실 게 뻔하니.. 얘가 벌써부터 애 맡길 생각을 하는건가 싶으셨나봐요. 

    솔직히 경제적 부담이고 제 경력단절이고 뭐 그런건 별 관심 없으신듯했어요. 그냥 시엄니 걱정하신거겠죠..사실 시엄니는 주님이시라서, 다달이 월세로 생활비가 들어오는 분이라(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소하신 편이지만) 본인이 맞벌이 안하셔도 당장 아쉬운 데가 크게 없으셨죠. 근데 저는 아니잖아요. 게다가 요즘은 외벌이로  애키우고 살기 힘들고 팍팍한 세상이잖아요. 거기다 저는 제가 하던 일을 다시 하고 싶지 주부로 평생 이직하고 싶든 생각도 그닥 없는데요..

    그냥 참 그랬어요.. 음... 참...돈독하구나...나 빼고...

    저희 친정부모님은 남편 직장가지고, 연봉가지고, 그 외에 육아나 가사에 뭐 얼마나 어떻게 신경쓰는지 그런걸로 단 한번도 스트레스 주신 적이 없어요. 애초에 남편이 연락도 거의 안드려요. 생신, 명절, 애기 낳았을때처럼 확실한 용건이 있던 경우 제외하고 그 외에 그냥 안부전화 드린 적이 제가 알기론 단 한번도 없거든요. 심지어 저한테도 저런 얘기는 1도안하세요. 친정에 가면 운전해야하니 x서방은 최대한 편히 쉬다 가라 하세요. 그럼 x서방님은 진짜 매우 편히 밥먹고 푹자고 잘먹다 와요.

    시댁은 가깝고 친정은 3시간 거리에요. 물리적으로 가기 힘들죠. 애도 있으니 더힘들어진게 사실이구요. 어쩔 수 없이 시댁 식구들을 더 자주 보게 되는게 당연하긴 한데, 제가 너무 지쳐요. 그나마 그동안은 육체적으로만 지쳤었는데, 이젠 정신적으로도 지쳐요. 
    안그래도 육아에 잔뜩 피폐해진 몸과 마음으로 애가 한번씩 웃어주는 걸 보약삼아 버티는 중인데, 보약먹고 힘내자고 맘 다잡고 나면 남편이랑 시부모님이 양쪽에서 등 두드려서 다 토하게 해주는거 같아요. 

    스트레스 너무 풀고 싶어요.
    주말에 남편이 두세시간 애기 봐줘서 2~3주에 한번씩은 그래도 외출하기도 했는데, 친구들도 다 멀리있고 직장동료들도 거의 연락 끊기고 딱히 만날 사람도 이제 더 없어요. 남편도 주말엔 어디 나가지말고 집에서 쉬자 스타일이라 먼저 나가자고 얘기 거의 안해요.

    아까 싸우고 자기도 화났다고 꿍얼거리더니 안방 들어가서 자네요. 저는 저대로 안방에 애기침대에 애 재워 눕히고 거실이구요. 오늘은 참... 같이 자기 싫어서 그냥 여기서 잘까 싶어요. 애 이유식 만들고 자야 하는데 주방에서 덜그럭거리면 안방에 다들리는 거리라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자야할것같아요. 뭐, 잠도 잘 안오겠지만.... 

    우울하네요.
    산후우울증같은거 다 남얘기인가 싶게 힘들어도 꿋꿋이 잘 이겨내고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많이 쌓였던거 같아요.

    그냥 별거 없어요.
    일기처럼 적어내려간 글이니, 그냥 힘내라고 위로 한조각만 툭, 던져주시면 감사히 받을게요.
    출처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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