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을 입양하고 이녀석과의 추억을 남겨놓고 싶어서 이렇게 가끔식 에피소드를 모아서 글을 써보았는데요.
그냥.. 우리 이쁜 리배 자랑좀 하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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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배. 그놈과의 첫 만남
2013년 10월 초. 자취방을 구하고 청소며 살림살이 장만이며.. 그덕에 며칠째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구입한 이부자리가 도착했고 그날이 자취방에서의 첫날밤이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8시경 퇴근길... 오피스텔 건물앞에 다다랐을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삐양...삐양.." 하는 소리가 내발을 이끌었다.
고양이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한 손안에 딱 들어오는 어미 젖도 떼지 못한 듯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울고있었다
. 어찌나 어린지 아직 울음 소리 조차 고양이 같지 않았고, 힘찬 병아리 울음소리 같았다.
잠시동안 그 녀석과 마주하고 곧 방으로 들어왔다. '어미가 데려가겠지...' 어미가 버렸다는 생각은 왠지 하기싫었다.
자취 첫날밤이다 보니 역시 없는 것 투성이다. 비어있는 냉장고... 구식 텔레비젼. 언제 세척했는지 알수없는 세탁기.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하기에 늦은 시간이지만 편의점으로 향했다.
"삐양! 삐양!" 아직도 울고있다. 거의 한 시간이나 지났는데...
편의점에서 간단한 먹거리등을 사고 돌아왔지만 아직도 그 녀석은 어미를 찾는지 배가 고픈것인지 계속 울고있었다.
"나랑 같이 살래?" "삐앵!" "밥은? 니 엄마는 어디갔어?" "삐앵!"
그래.... 같이 살자.
녀석을 안고 집안으로 들어와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던 지인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뭘 먹일지 어떻게 키워야 할지... 일단 병원부터 데려가란다.
녀석을 품에 안고 1시간 가량을 돌아다녔다. 그 많은 동물병원과 용품점들은 왜이리 빨리도 문을 닫은것인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고양이 카페를 찾았다.
다행이다. 아직 영업을 하고있었다. 늦은시간 낯선 방문자에게 카페 사장인듯한 아저씨는 역시나 불친절했다.
"이거 먹이면 될거예요"... 캔.... 딱 참치캔이다(고양이 먹이).
우여곡절끝에 산 고양이 캔 2개를 들고 집으로 돌아와
씻지도 않고 이 녀석에게 먹이기 시작했다.
X새끼...안먹는다. 물에 타서 주니 몇 모금 할짝대고 만다. "배 안고파? 그럼 여기서 자라"
평소 쓰지도 않던 무릎 담요가 참 요긴하더라. 집안에 굴러 다니는 택배 상자안에 담요를 깔아주고 그 안에 넣어줬다.
그땐 얼마나 귀여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탈출하려고 난리를 친다. 하지만 나란 주인은 사진찍기에 바빴고 주변 지인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기에 바빴다
. '이녀석 뛰쳐 나오는게 완전 진격의 고양인데요?' 진격의 고양이..... 맘에 든다.
"애기야? 거기 싫어?" 상자에서 꺼내주니 품안으로 파고 든다. (당시엔 지옥?의 시작인걸 몰랐다)
그래...같이 자자 그리고 같이 살자...
자취방에서 첫 날밤. 이 녀석을 품에 안고 살림살이 조차 거의 없는 휑한 방에서 따뜻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