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고법 형사8부는 이석채 전 회장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전 회장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이나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를 돕기 위해, 사업성이 없는데도 이나루티앤티 등 3개 회사 주식을 적정 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여 KT에 103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배임)로 지난 2014년 4월 기소됐다. 또 KT 임원에게 준 역할급 일부를 돌려받는 방식 등으로 비장금 11억6000여만원을 만들어 유용했다는 혐의(횡령)도 받았다.
2심은 배임 혐의는 1심과 같이 판단하면서도, 횡령 혐의에 대해선 판단이 달랐다.
2심은 “이 전 회장이 지위를 이용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내부 구성원들도 그 존재를 몰랐다”며 자신의 필요에 따라 개인 자금과 유사하게 비자금을 함부로 사용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이 전 회장은 경조사비·격려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상적인 업무 추진비를 넘어 개인 체면 유지나 지위 과시를 위해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KT를 위한 경비 지출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이 기소되고서 KT 이사회가 ‘유죄로 인정되는 금액에 대해 성과금을 취소한다’고 결정한 만큼 피해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형을 선고하되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