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부로 약 5년 1700여일만에 솔로부대로 복귀한 남자입니다
어제 여자친구한테 화나는 일이 있어서 뭐라고 좀 했더니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헤어지게 되었네요..
고등학교 3년 내리 같은 반에 재수도 같이 했는데 그때는 그렇게 매일 매일 봐서 서로 얘기도 많이하고
그래서 좋았는데 대학교를 서로 다른 곳에 입학하고 (이제 1년 지났죠) 서로 얼굴보기도 힘들고 그러다 보니 마음이 식은 것 같아요 여자친구가. 물리적 거리가 심적 거리를 만든거겠죠.
저는 아직 변한 건 아무것도 없이 좋기만 한데..
아마 초가을부터 저도 이렇게 될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아이가 나를 대하는 모습같은게 예전같지 않았거든요^^;
사실 처음 시작은 제가 먼저 댓쉬했지만 그땐 그냥 어린 마음에 여자한번 사귀어 보고 싶다는 마음에 그런거였어요. 게다가 실제로 마음을 두고 있는 여자도 따로 있었죠. 그랬기에 그런 만남이 순탄하게 오래 지속 될리 없었겠죠. 싸움을 거듭하다가 200일도 되기 전에 고2 올라오면서 헤어졌어요. 근데 그 아이는 그렇지 않았더군요. 절 많이 좋아했었나봐요. 근데 이상한건 그렇게 헤어지면서 저는 속시원해질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이 피었더라구요.. 고2 추석 때 그 아이 집앞에서 나오라고 하고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2시간이나 기다리니까 나와서 '미친놈 짜증나' 한 마디 하고 다시 들어가버리더 라구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10번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굳게 믿고 계속 밀어붙이니까 다시 마음을 열어 주더군요..
그 다음부턴 그저 행복했습니다. 그 아이도 잠시 헤어져 있는 동안 날 잊은게 아니었고 원망하는 마음에 마음을 닫아 두었던 것 뿐이고 전과는 달리 저도 그아이를 많이 좋아했기에 싸울 일도 없었고 매일같이 학교에서 보고 학원에서 보고 그랬으니까요. 제가 남자지만 사실 좀 양성적인 분위기가 많이 나는 그런 남자-_-라서 게다가 처음 사귀어 보는 여자가 첫사랑이라는 생각에 정말 좋았습니다. 4년이 지날 즈음에는 정말 내 여자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혼도 생각해봤죠. 물론 부담될까봐 그 아이에게 말하진 않았지만요.
5년이나 지난 만큼 추억도 셀 수 없을 만큼 글로 쓸 수 없을 만큼 많았어요. 서울 사는데 사실 서울 어디를 가도 그 아이 생각이 날겁니다-_-; 첫 여자에 첫 사랑에 첫 키스에.. 아직 대2라는 어린 나이지만 첫번째로 몸도 함께 했던 여자에요. 언젠가 그 아이가 다른 남자를 만나서 그런 첫키스를 하게 되고 다른 남자와 이런 것들, 추억을 또 만들게 될 것이라과 생각하니까 좀 거시기 하네요...
이렇게 사랑했던 아이였는데..
그 아이가 '넌 좋은 사람이니까 나보다 좋은 여자 만날 수 있을거야' 라더군요. 이 무슨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상투적인 말을.. 전 그런거 싫은데..
헤어지는 상황에서는 그냥 눈물만 나오면서 잘 가라고 했죠. 사귀는 동안 하고싶었던 말들 뭐.. 안경 써도 예쁘니까 눈아프면 굳이 렌즈 끼지 말아라. CPA공부 열심히 해라. 밤늦게 커피 마시지 말아라. 이런 짜잘한 얘기들 해주면서요.
정작 헤어지기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한게 바보같아서 밤에 문자로 헤어지기 싫다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더라구요. 5년동안 미안하단 말은 수도 없이 들어서 그렇게 듣기 싫었는데 마지막으로 듣는 말이 미안하단 말이 됐더라구요..
이젠 정말 끝난 것 같아요. 어이구 5년동안 지겹도록 사귀었습니다. 그 아이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아서 좀 얄밉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어요. 이제 보내줘야겠죠. 5년간의 만남도 이런 짧은 글(님들이 읽으시기엔 길겟지만요-_-;)로 끝난다는게 참 거시기 하네요. 하핫. 어제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그 아이와 함께 했던 사소한 일들, 추억들이 어찌나 생각나는지;
대학교 들어와서 미팅 한번 소개팅 한번 해본 적 없습니다. 앞으로 이런 것들도 많이 하고 여러 사람 만나봐야겠죠? 금방 제자리 잡아야겠습니다. 헤어진 기간에 2배가 지나야 괜찮아 진다는데 그러면 저는 거의 10년이네요-_- 뭐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진 않겠죠. 헤어진다는 건 누구나 겪는 다고 들었으니까요.
어이쿠; 꽤나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렇게 한바탕 풀어놓으니까 마음이 좀 편하네요. 아무튼 솔로부대 복귀했습니다. 앞으로 쉽게 탈영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네요^^; 무적의 솔로부대라 들었습니다. 저도 좀 환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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