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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736444
    작성자 : 익명Y2JjZ
    추천 : 1
    조회수 : 370
    IP : Y2JjZ (변조아이피)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3/06/15 03:01:10
    http://todayhumor.com/?gomin_736444 모바일
    저는 제가 생각해도 좀 쓰레기 같아요.
    말 그대로
    저는 제가 한번도 가치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고
    이 사회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탬이 된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한번도 열정을 다해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재능도 없고 의욕도 없고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말 그대로 쓸모없는 쓰레기
    제 자신이 정말 한심하고 쓸모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 사물들과 사람들한테도 항상 미안해요. 왜 나같은 병신이랑 엮이는건지. 특히 우리 부모님한테 정말 미안해요...
    다른 소셜 커뮤니티같은걸 봐도 다들 재능있고 뛰어나고 의욕있고 밝은데 저만 왜 그러는지 모르겠고 진짜 병신같고 그래요

    그렇다고 타고난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고,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목소리가 좋은 것도 아니에요
    뭐 얼굴만 딱 봐도 욕나오게 못생겼다고는 생각 안하지만 똥이랑 코딱지 있는데 옆에 똥이 허벌 더럽다고 코딱지가 안더러운건 아니잖아요
    진짜 장점이라고는 별로 없어요.
    장점이 있긴 한데, 스트레스 잘 안받고 잘 흘려 넘기는 것 정도? 근데 이 장점도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장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친구가 없는건 아니에요. 솔직히 꽤나 많아요.
    정말 좋은 애들이라서 제가 항상 미안해요. 어쩌다가 내가 친구라고... 가끔 내가 친구라고 지칭하기도 미안해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 한테도 정말 미안해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 책, 만화, 인물, 취미까지 왠지 제가 좋아해서 가치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면서 좋아하는걸 멈출 수 없는 제가 한심하고 그래요. 정말로 좋아하면 내가 떨어져줘야 하는거 아닐까요?


    이런말을 하면 사람들이 제가 굉장히 우울한 기분이고 하니 충동적으로 생각하는거라고 말하는데
    저는 인생에서 가장 기분이 좋을 때나 최악일 때나 항상 자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자기 성별을 기분 좋다고 잊지 않는 것 처럼요.


    저는 미술 전공이에요.
    가장 좋아하는건 순수예술, 회화이고 두번째로 좋아하는건 만화에요. 복합적인 예술이라고 생각해서 좋아합니다.
    제 방에는 제가 여태껏 그린 그림들 중에서 잘 그렸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벽면에 걸려있는데, 솔직히 제 실력보다 한참 위인 것들만 걸려있어요.
    그림 그리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왜 있잖아요... 어쩌다 얻어걸린 좋은 느낌들
    저는 사실 제 안에 내제된 철학도 없고 감정도 없고 그냥 얻어걸린 것들만 벽면에 걸어놓고 혼자 흐뭇해 하는 멍청이에요. 가끔 벽에걸린 그림들을 멍하니 보다가 혼자 자괴감 들어서 고개를 돌리고 그래요.
    만화도 정말 좋아해요. 패러디 만화를 그려서 오유에도 여러번 올렸었고 반응도 꽤나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솔직히 제가 올린 만화들보다 저는 더 많은 만화를 그렸고, 또 얻어 걸린 좋은 느낌들이 깃든 만화만 올려서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아니 같아요가 아니고 그렇네요


    부모님...아니 우리 엄마는 저를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전 이게 너무 부담스러워요
    제 자신은 자랑스러운 것도 잘하는 것도 아무것도 없는데 엄마는 저를 굉장히 재능있고 뛰어난 사람으로 봐요
    어쩌다가 엄마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엄마가 저를 굉장히 좋게 말해서 저는 그 사람이 보기에 굉장히 뛰어난 딸이 되어 있지만
    제 자신은 숫기도 없고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싫어하고 해서 어른들을 적당히 상대하다 보면 보통 어른들은 저에 대해 굉장히 실망을 하게 되요
    그럴때마다 저는 엄마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정말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요
    내가 엄마가 자랑하는 만큼 재능있고 어른스러운 딸이라면 나도 엄마도 엄마의 지인도 그런 기분 느끼지 않아도 될텐데 말이죠...



    그래도 다시 말하지만 저는 정말 하나도 우울하지 않아요
    지금은 조용히 있지만 저는 당장에라도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리듬을 탈 수도 있어요. 지금도 그냥 무표정으로 타자를 치고 있을 뿐 이에요.
    어쩌면 제 맘속에 '그래 이렇게 말은 하지만 나는 어느정도 되먹은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무의식이라는게 의외로 굉장한 거잖아요? 제 안에 두명이 들어가 있는것 같은데 자신만만한 쪽에게 치가 떨리네요. 네가 뭘 한게 있다고 기고만장한지



    사회에 정말 필요 없고, 솔직히 나 자신에게도 내가 필요 없는데 죽기 싫어하는 제가 진짜 이기적이고 그렇네요
    남들에게 피해주면서까지 누릴건 누리고 싶고 살건 살고 싶나보네요. 나 진짜 병신같다 진짜 ㅋㅋㅋㅋ 괴롭게 죽는건 싫은가봐요. 아픈건 아픈거니까
    그냥.... 얇고 짧게 살다가 갔으면 좋겠어요. 




    다시말하지만 저는 정말 전혀 우울하지 않아요.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기분이 좋은건 아니지만 제가 기분 좋을 때도 저 말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어요.
    그냥 주위 사람들이 제가 이런식으로 비하를 할 때 마다 자기비하식 개그라고 생각하는게 답답했어요.
    저는 오프라인에서는 굉장히 깐죽대고 당차고 드세고 직설적인 사람이거든요 하하하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어요.
    위로받자고 쓴 소리는 아니에요 그냥 그게 당연한 것 같아요.
    제가 더 소중한 존재라는 말을 들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별로 와닿지는 않아요. 제 자신의 심리와 한계를 가장 잘 아는건 자기 자신이잖아요
    그냥 답답해서 하고 싶은 말 다 써봤어요.
    어느 한 쓰레기의 고백입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6/15 03:58:02  115.139.***.156  뽕구마스터  429295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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