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당헌상 당무위 의결 또는 재적 대의원 1/3(2.8 전대 기준 약 5천명) 이상 소집요구가 있으면 전당대회가 개최되어야 한다. 문-안 두 사람이 계속 '공' 주고받는 것 지겹다. 그냥 전당대회를 원하는 쪽이 이 절차에 따라 소집요구를 하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이 자력으로 대의원 5천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소집하면 간단히 될 일을 왜 전대 요구를 거절한 문 대표에게 계속 지겨운 요구를 하고 있냐는 힐난인 셈이다.
그는 “안철수 의원, 전대 재요구. 정치인으로 당원으로 할 수 있는 주장이다. ‘비주류의 대표’가 된 안 의원 입장에서 전대를 통해 다시 한 번 당권을 잡겠다는 것, 비난 받을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무한반복되는 새정치 집 안 싸움, 마무리되어야 한다. 제발 당헌당규에 따라 싸우고 승복하라”라며 안 의원이 당헌당규대로 전대를 소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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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당헌16조
“당무위원회의 의결이 있거나, 대의원 3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는 때 의장이 2개월 이내에 소집한다. 다만, 기한을 정하여 소집요구를 하는 때에는 그 기한 내에 소집하여야 한다.”
안 의원은 당의 주권자인 당원·대의원에게 호소하지 않았다. 자신이 계파보스로 규정한 문재인 대표를 상대로 전대를 요구했다. 주권자가 아닌 계파보스와의 밀당이라는 3김시대의 폐습을 답습한 셈이다. 어쩌면 그는 당의 주권자를 당원·대의원이 아닌 몇몇 정치지도자로 본 것은 아닐까. 당헌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밀당으로 당을 운영할 수 있다고 여기는 계파정치에 어느덧 자신도 물들어 버렸던 것은 아닐까. 문 대표는 안 의원을 ‘공동창업주’라고 불렀고, 안 의원은 ‘공동창업자에게 쫓겨난 스티브 잡스’를 운운했다. 이들의 머릿속에 당의 주인은 당원·대의원이 아닌 자신들이라는 관념이 스며있기 때문은 아닌지 되물어볼 일이다.
안철수 의원이 이번 일을 당헌에 따라 혁신전대를 소집함으로써 정당민주주의의 초석을 세울 기회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국회의원 몇 사람이 자신의 공천권 때문에 당 지도부를 흔들고, 언론을 이용해 침소봉대하며, 국민의 환멸과 정치 불신을 부추기는 패악을 차단할 수 있는 정당문화가 시작될 수 있지 않았을까. 전대소집 요건을 갖추지 못한 선동과 해당행위에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당 기율을 세우고, 당원도 절차와 요건을 갖춘 문제제기를 받아들이고 결과에 승복하는 풍토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