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집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록도 소나무마다 다 사연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라며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한센인들이 절망 때문에 삶을 포기하고 나무에 목을 맨 일이 많아 전해진 이야기라고 합니다"라고 적었다.
문 전 대표는 "우리가 그들을 문둥병 환자라고 격리하고 외면할 때 무려 43년 동안이나 곁에서 따뜻이 보듬어 준 파란 눈의 두 분 수녀님이 있습니다"라며
"꽃다운 이십대부터 칠십이 넘을 때까지 평생을 바친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느 수녀님과 마가렛 수녀님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자원봉사 간호사로 한센인들의 친구가 되어 준 두 분은 정작 자신들의 건강이나 노후는 조금도 돌보지 않았습니다"라며 "자신들이 나이 들고 병들자 부담이 될까봐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홀연히 소록도를 떠나셨습니다"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그 중 한 분인 마리안느 수녀님이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을 찾으셨습니다"라며 "고흥군에서는 그 분들에게 명예군민증을 드리는 행사를 열어 그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저도 개인적으로 꼭 한 번 뵙고 싶었고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소록도에서 오늘 마리안느 수녀님, 그리고 소록도에 계셨거나 소록도 출신인 신부님들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라며 "그 분들의 헌신 앞에 한없이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섬긴다는 말의 참 뜻을 그보다 더 보여줄 수 있을까요.
천사가 있다면 그런 모습일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소록도에서 무려 43년을 헌신하고서도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돌아간 두 분 수녀님은 친척들의 도움과 오스트리아 정부의 보조에 기대어 병든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라며 "그 분들은 지금도 대한민국을 우리나라라고 부릅니다"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저는 오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들과 가장 겸손한 저녁을 먹었습니다.
우리가 이제는 그 분들의 노후를 보살펴 드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소망하면서"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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