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녀는 자신의 손을 뿌리치는 어머니의 눈을보고 생각했다.
눈안의 동공이 너무나도 큰 어머니가 무섭다고.
그러나 이내 자신의 동생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가는 그녀를 보며
저런 큰 동공안에 이렇게 자그마한 나를 담을곳이 없는건가? 하곤
상처입은 발을 절뚝거리며 전철 두정거장을 걸었다.
지칠수록 땅이랑 가까워지는 입술은 쉴수없이 쌩쌩달리는 자동차가 뿌리는 먼지를 들이마쉬고.
마치 액자안에 있는듯한 동생과 어머니를보며 행여라도 눈앞에서라도 놓치면 주저없이 버리고갈
어머니를 알기에 소녀는 절뚝거리면서 자신의 작은 동공에 아름다운 모자의 모습을 답고 열심히 절뚝거렸다.
2. 술에취해 빨간손이 쌩하는 소리를 내며 공기를 갈랐다.
그리고 소녀의 몸에 차갑고 따갑게 착지하였다.
소녀는 자신이 가지고 놀던 고무공이 창밖에 던져지는걸 보며
자신의 무기력함을 절실히 느꼈다. 유치원생의 그녀는, 그렇게 세상을 깨우쳤다.
이층엔 자신의 언니와 동생이 낄낄거리며 자신을 바라보고있었다.
3. 뜨거운 언니의 손이 소녀의 볼에 강타하자, 그녀는 매서운 어머니의 눈을 볼수있었다 .
머리끝까지 노하신 그분은 소녀의 불복종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는지 식타위의 접시를 소녀에게 던졌다.
접시는 완변하게 곡선을 그려 소녀에게 명중하였다.
소녀는 얼얼한 볼과 자신에게서 나오는 뜨끈한 피를 보고 아무말없이 멍때리고있다가
피때문에 놀라신 어머니를 보곤 왠지모르게 죄송스러운 마음에 그저 조용이 방에 들어갔다.
소녀는 어머니를 사랑했다.
4. 하교하는 소녀의 손에는 상장이 여러게 들려있었다.
부끄러운듯이 그녀는 그것을 어머니께 내밀었다.
어머니는 한없이 기뻐하셨다, 동생의 받아쓰기 시험에.
그리고 이내 소녀를 돌아보며, 상장을 발로 차시며 벌레를 보는듯이 치우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녀는 조용히 상장들을 방에 가져와서 하나하나 정성스레 찢었다.
소녀는 상장에 손이 베었다.
소녀는 아파서 울었다.
5. 그녀를 신임하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보며 그녀는 처음으로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맞고 언니와 동생에게 괴롭힘 당해도 자신이 죽는상상보다 학교가는걸 상상하는게 행복했다.
소녀는 행복했다.
그리고 불안했다.
6. 자신의 위로 올라오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보며 소녀는 생각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것인가.
소녀는 원망하고 울고 빌었지만 남자가 자신의 바램을 들어주지 않을거란걸 알고있었다, 자신의 부모처럼.
소녀는 남자가 더러운 탐욕을 채우는걸 보며, 자신의 존재에 문제가 있다고 확신하였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게 소녀에겐 훨씬 위안이 되는 일이었다.
소녀의 뇌를 마치 누군가 주물럭 거리는 아픔이었다.
굵은 밧줄을 심장에 관통당해서 서서히 누군가 잡아서 빼는듯한 느낌이었다.
텅빈 수영장 바닥에 업드려누워서 무기력하게 비가와 모든걸 끝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아버지의 구두를 한입에 삼키는듯한 답답함이었다.
그리고 소녀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니, 해는 져있었다. 완전히.
6. 소녀는 무언가 하는걸 그만두었다.
집에서 맞고 우는걸 그만두었다. 멍이 들고 피가 나면 그저 샤워하고 자면 그만이었다.
학교에서도 말하기를 그만두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금방 그녀를 잊었다.
이따금 소녀는 자신의방 창가에 걸터앉아서 멍때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녀의 세계는 스멀스멀 해중들에게 먹혀들어가고있었다.
여기저기 구멍뚤린 세계는 누군가의 마지막 밀침을 기다리고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감기약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녀는 중학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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