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간부가 제작이 예정됐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관련된 아이템을 폐기하라고 담당기자에게 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MBC <시사매거진 2580> 소속 기자들은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이 안철수 원장에게 제기된 의혹과 그의 정책을 다룬 아이템 ‘안철수, 이제는 답하라’(가제)를 폐기하라고 지시했다고 8일 밝혔다.

MBC 노조에 따르면 지난 6일 심 부장은 해당 프로그램 소속 기자 10여명과 회의를 하면서 안 원장 관련 아이템 제작안을 통과시키고 오는 19일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7일 심 부장은 담당기자에게 “안 원장을 다룬 것 자체가 편향적”이라며 폐기를 지시했다.

심 부장은 담당기자가 “취재 내용과 기사를 보고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네가 썼으면 편파적일 것이 뻔하다”고 답했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그는 이어 “<2580> 기자들은 모두 노조 골수 당원이다. MBC 노조는 민주노총에 가입해 있는데 그럼 모두 종북 친북 좌파가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580> 소속 기자들은 심 부장의 사과와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8일 성명서를 통해 “기자들에 대해 ‘종북 친북 좌파’라는 편향된 시각을 가진 심 부장은 공정방송을 실현하기에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막말과 욕설 등으로 소속기자와의 신뢰가 회복 불가능하다. 이후에도 정상적인 취재,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심 부장은 이날 오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기자들은 노조 골수 당원’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2580> 기자들이 이번 정치파업에 참가했다. MBC 노조는 파업을 끝내지 않았다. 노조원들은 돈 못 받는 파업에서 돈 받는 파업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노조 집행부 지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