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얘기임. 밤잠이 없으므로 음슴체ㄱㄱ
스물네살 먹도록 맥락없이 요상한 꿈을 하도 많이 꿔대서 늘 대수롭지 않게 넘김.
뭐 지하주차장 입구에 빨려들어간다거나 교수님이랑 춤춘다거나 그럼ㅋㅋ
이번엔 꿈 속에서 문이 세개인 초록색 컨테이너가 앞에 있었음.
총을 든 군인 두명이 나를 양 옆에서 잡고 컨테이너로 안내해줬음
갑자기 내 눈 앞에 게임 화면처럼
"Game start!" 라고ㅋㅋㅋㅋㅋㅋ 빨갛게 시야에 뜨고ㅋㅋ
그리고 그 다음 자막이 깜빡깜빡하면서 차례로 떴음
"당신 앞에 세 가지 연출된 상황이 나타날 것 입니다."
"세 잔의 커피를 마시게 됩니다."
"다음 중 '사랑'에 어울리는 커피는 무엇인지 맞춰주세요"
"틀릴 경우 죽게 됩니다."
그러고는 반 강제로 군인오빠 아니 군인동생들 손에 이끌려 컨테이너의 첫번째 문고리를 당겼음
작은 다락방 같은 공간이 나옴. 편백향이 느껴지는 나무로 된 방이었고,
좌식으로 앉을 수 있는 동그란 1인용 탁자와 그 앞에는 원피스를 입고 곰인형을 든 여자애가 앉아 있었는데
따뜻한 방 분위기가 느껴졌는데도 처음 보자마자 내가 든 생각은 "저건 귀신이다."
내가 탁자에 그 여자애랑 마주보고 앉을 때도 눈동자만 나를 따라왔음ㅠㅠㅠ 미동도 없이 나를 응시했는데
뭔가 그 여자애도 나를 무서워하는? 경계하는 느낌임
일단 게임은 게임이니 탁자 위의 커피를 봤음
가벼운 찻잔에 금박 장식이 된 예쁜 잔에 크림과 초코시럽이 올려진 커피..
마시자마자 머리 아플정도로 달았음. 꿈인데 어찌나 달던지
이상한 게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소녀랑 내가 친해지는 느낌이 들었음
점점 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 앉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하기도하고 나도 무서운 마음이 없어졌음
근데 갑자기 군인동생들이 막 끌어냄ㅠㅠ
내 손을 쥐더니 두 번째 문고리에 올려줌ㅋㅋㅋ
두번째는 열자마자 공포 그 자체였음. 남색으로 된 방에 왠 시체가 덩그러니....
반바지와 반팔을 입은 남자였고 얼굴만 티슈로 가려져 있었음. 반은 벽쪽에 기댄채 누워있었지만
보자마자 시체라는 생각이 들었음. 아사한 것 같이 삐쩍 마른 팔 다리만 기억남
그 시체 앞에도 좌식 테이블이 있었는데 꿈속에서 느낀대로 표현하자면
손대면 온 몸이 떨릴듯이 차가운 철제 테이블이었음
가운데에 테이크아웃 잔에 담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었고
나는 거기에서 시체와 마주앉아 커피를 마셨음 시럽도 안들어가 있고 굉장히 진했음
마실때마다 시체의 발가락과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이는 거 같아서 먹다 뿜을 뻔함ㅠㅠㅠ
그리고 나는 다시 군인동생들 손에 이끌려 세번째 방문을 열었음
차분한 분위기에, 어두운 느낌의 대리석 테이블만 또 덩그러니 있었음
자리에 앉자 커피가 짠 나타남. 커피 주위에 조그만한 진열용 양주? 들이 보였음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나서 '아 이거 아이리쉬구나'라고 생각했음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군인들이 내 앞에 서서 "그래서 정답은?"
내려보는 눈빛이 너무 무서웠음ㅠㅠ 근데 첫번째 방에서 본 아이가 내 옆에 조용히 앉음
시체도 군인들 옆에서 떨리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음
여기에서 생각한게ㅋㅋ '아 그거 연출이라서 진짜 시체 아니구낭'
ㅋㅋ 아무튼 다들 나만 쳐다보는데 세 개 다 정답 같고 엄청 고민하다가
"세번째 커피요. 술이 의미하는 게 있을 것 같은데... 몽롱하고 향긋하고..?"
슬쩍 눈치 봤는데 틀린거 같음ㅠㅠㅠ 군인들은 ㅉㅉ 혀를 차고 시체역할 하신분은 한손으로 이마를 짚음
군인이 말했음 "틀렸으니까 죽어야지"
당황했음. 틀리면 죽는다는게 게임이 아니라 진짜 목숨걸고 하는 거였음ㅋㅋㅋㅋ
근데 군인 또 "근데 쟤도 같이"라며 여자애를 가리킴
그 말과 동시에 여자애가 내 옆에 앉아서 내 팔을 감싸 안고 천천히 천장을 바라봄
원래 사람이 갑자기 어딜 쳐다보면 같이 쳐다보게 되어있음
천장을 보니 쇠창살이 살벌하게 박혀 있는 철제 케이스가 우리 둘 위로 퐉 떨어지며 잠에서 깼음
특이한 소재인 거 같기도 하고 괜히 나 때문에 죽은 여자애가 불쌍하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답이 너무 궁금해서 한번 끄적여 봤는데 그냥 시시한 꿈같기도 하고...소심해짐ㅋㅋㅋㅋ
정답이 뭐였을까요... 항상 맥락없는 꿈만 꾸다가 숙제같은 꿈을 꿔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