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선 제 이전 글에 여러번 밝힌 바와 같이 저는
해당 주제에 대해
A. 여성 할당제 반대
B. 군가산점 반대
이며, 이유는 길게 썼었지만, 축약하자면 이 두가지 방식이 문제를 미봉하는 근시안적 접근일 뿐 아니라,
개선을 위한 논의를 막는 입마개이자 짐이 되기 때문입니다.
2. 촉박한 일정과 적폐의 청산이 시급한 대선 레이스에서 왜 지금인가?
미루고 미룬 결과에 우리가 지금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임금을 비롯한 문제는 메갈, 워마드 등의 급진적인 단체의 등장까지 가면서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며
인구절벽을 눈 앞에둔 지금, 그리고 현역병 신검완화 등의 또 다른 미봉책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시대입니다.
더군다나 '기다리라'는 말 처럼 가혹한 말이 또 있겠습니까.
하다못해 같이 목소리는 내지 못해도 '같이 생각해볼' 여력은 있어야 사회가 함께 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또한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에 근 10년을 묶여있었습니다.
아무리 문재인 후보가 '분명히 다른' 사람일 지언정 정치인 자체의 불완점함(그것이 본인이 아닌 환경의 문제일지라도)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그래서 무얼 요구하겠는가. 대책은 내놓을 수 있는가? - 여성할당제
일단 저는 현재 군게에서 무효표를 논하고 군게의 목소리에 합치하는 사람이 아님을 밝힙니다.(이전글을 다 살펴보셔도 됩니다)
그렇기에 지금 제가 하는 이야기는 군게가 아닌 한명의 시민이자 유권자가 정치인에게 하는 요구이자, 제가 생각하는 대책입니다.
A. 여성할당제 폐지
개선이 아닌 폐지를 말하는 이유는 군가산점 관련 이슈와 같은 과정을 다시 밟는 걸 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일단 실행되면, 이것은 저항에 맞서 폐지가 굉장히 어려우며, 개선 과정 또한 지리멸렬함이 명약관화합니다.
더군다나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할당제의 존재로 인한 역차별 이슈는 물론이고 더 나은 개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군가산점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이미 받은 보상'을 논하는 듯한
찌질함으로 내몰렸던 것과 유사합니다.
B. 여성 경력 단절을 완화하기 위한 임신/출산/육아/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합니다.
할당제는 누누히 말해도 미봉책에 불과하며 군가산점과 유사하게 일부의 인원만이 얻을 수 있는 혜택성 제도입니다.
현존 직업인 대비 신규 취업(상황에 따라 재취업일 수도 있으나 보통은)을 하는 사람(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누릴 수 있으며
지금 존재하는 여성문제의 대다수에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시피 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이건 (일부 여성)의 취업 대책에 불과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제가 내놓는 대안은 임신/출산/육아/근무환경 개선 입니다.
장점은 직업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또는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는 구조의 근무환경에 일하지 않는 이상
신규, 현존 여성 직업인 및 여성 대다수 효과를 보게 됩니다.
또한 해당 문제로 인한 경력 단절과 경제적 한계, 출산률 저하, 아동 복지 등등이 같이 연계되어 있습니다.
단점이나 현실적 문제가 없는 방법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할당제 같은 '고쳐도 쓸모가 없는' 방식 보다는 나을 터입니다.
C. 동시에 남성의 임신/출산/육아/근무환경 개선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것은 비단 성균형적인 문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기인합니다. 개선된 환경에서의 여성은 분명히 더 나은 조건에서 일을 하게 되지만,
이는 기업이나 연봉을 지급하는 주체에겐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일 겁니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있는 '남성 근무자'에 대한 선호가 겉으로 드러나게 되고 공공연히 자행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에게 동등한 수준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는 흔히 말하는 독박육아 내지는 편중된 육아 환경을 개선하고, 기업 입장에서도 남녀를 동등한 근무 주체로 인식하게 도와줄 것입니다.
D. 재원은? 예상되는 문제들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저는 이런 대안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현실적으로 즉시 완성된 형태로 제공되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모든 복지나 사회 시스템 개혁은 항상 재원이 필요했고, 그것은 국민의 합의와 정치권의 의지의 문제였을 뿐입니다.
도입을 하며 개선해 나가도 분명히 정착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문제 수정을 해내가야겠죠.
주5일제. 말도 많고 빨갱이 논리라는 분들도 많은 보수적인 대한민국이었지만 여하튼 어느정도는 사회에 자리잡았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걸 되돌리기는 오히려 저항 때문에 불가할 겁니다.(물론 전혀 영향을 받지않은 사업장이 많으나 이건 별개의 주제입니다)
즉, 큰 틀과 시스템이 실행되기 시작하면 그 뒤의 패치를 반복하면 될 일입니다.
E. 현재 문캠은?
저 같은 일반인 보다 몇배는 뛰어나고 많은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캠프가 충분히 논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 문캠에 경력 단절 및 부모 모두를 위한 육아관련 정책이 이미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실 분량상은 더 많지만 제 수준의 대안은 큰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짧고 굵게 언급한대로 긁어부스럼에 걸림돌에 불과한 할당제를 폐지하는 것이 더 주요한 이야기입니다.
4. 그래서 무얼 요구하겠는가. 대책은 내놓을 수 있는가? - 군대 문제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저는 군가산점은 할당제와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으며,
심지어 폐지된 지금까지도 발목을 잡는 이야기가 되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A. 그럼 무엇이 목표인가?
'성'으로 군대 복무가 결정되는 환경과 인식의 탈피입니다.
'여성은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제 입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이걸 그렇게 사회와 싸워가며 주장했던 것은
'여성'들 입니다.
그럼 현실적으로 여성들을 바로 똑같이 징집하기 시작하자?
(저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군게의 분들에 동의하는 측면이 많으나 정확히 합치하는 관점을 아닐 터입니다)
B. 현실적으로 생각도 해야합니다.
대한민국은 매우 보수적이며(몇번 언급했지만 동성애 부정인식이 70퍼가 넘는 나라)
아무리 역차별 이야기가 나와도 하다못해 경력단절이라도 방어해주지 않는 이상,
여전히 여성이 한명의 사회인으로 살아남기가 어려운 곳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남성이 받는 역차별이나 여성우월주의적 시각에 대한 불만을 표하실 겁니다.
제 이전글들에도 메갈류의 그런 인식이나 현재 여성단체들에 대한 비토를 충분히 다시 읽으실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윗세대의 책임을 현재 젊은 세대가 대신 메꾸는 불행한 현실입니다. 저 역시 짊어지고 있죠.
사회의 총합이나 인식이 여성에게 '동등'한 의무를 요구할 정도까지도 올라서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 와중에 인구의 절벽이 눈앞이고 당장 있는 남자 다 끌려가야할 태세에 현역병의 신검제한은 완화되고
까딱하면 복무연한이 늘어날 판국입니다.
결국 이 와중에 여성징집을 요구하는 것은 일견 '정당'하나 아쉽게도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용이하지 않을테고
논의 과정도 소모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러니까 포기해라라는 게 아닙니다. A에서 목표의식이 분명하게 성평등한 복무가 있었습니다)
C 그럼 어쩌자는 건가?
우선 이전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징병제 하에서 '가고 싶은 군대'따위는 꿈에나 존재하는 것이고,
그 보상은 현실세계에서 경제적인 부분과 환경 개선 외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장병의 임금이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여성 징병을 실현하는 건 꿈 위의 꿈입니다.
너무 길게 썼던 이야기를 재탕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병의 임금은 '우선 대폭' 상향되어야 하며
위험하고 보상도 책임지지 않는 적대적 근무환경 또한 적극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사회에서 자신의 선택으로 가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은 주부도 경제활동이 인정받으며, 경제적 지원 대책이 나오는
시대입니다.
선택이 불가하고 목숨을 내놓다시피 해서 젊음을 바치는 이들에겐 왜 그리 야박한가요.
D. 그리고 장병 인원의 부족을 대비하면서
'아직은' 여성 징집을 현실화하지 못하겠다면 모병의 인원을 늘리고,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
복무기간 단축이 되도 마뜩찮을 판에 남성을 아득바득 다 끌고 가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안보 안보는 목에 핏대가 서게 외치면서, 정작 안보를 지키는 군 장병을 물건 취급하지 말란 말입니다.
E. 여성은? 여성은!
제가 A에서 가장 먼저 밝혔듯이 목표의식은 분명히 궁극적으로 여성도 같이 복무하여 문제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를 위해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동성애 부정인식 30퍼인 미국도 동성애자 복무가 10년이 채 안되었고,
모병제에 대우도 월등한 미군도 해병대 첫 여성 보병장교 교육 이수자가 나온게 5년인가 되었습니다.
논의를 하지말자거나 좀 있다 하자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여성을 징병하자는 얘기에 너무 편중되면 현실의 군 장병의 현실이 개선되지가 않습니다.
군가산점으로 입막음 당해서 이거 하나로 왈가왈부하는 동안 군대의 시간은 너무 느리게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F. 문캠은?
바로 위에 이미지처럼 적극적인 군장병 개선 공약을 설명한 것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아마 이미지 정도는 뒤지면 관련된 내용이 '어디엔가' 있을 수는 있겠죠?)
물론 사병월급 50퍼인상을 2020까지 이루겠다는 내용 제가 아예 모르는 체 하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적극성이나 정책의 다양성, 심화 어느것 하나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문재인 1번가에도 남녀 동일임금 동일대우는 있고, 안보에 대한 이야기는 있어도 군대 이슈는 빠져있습니다.
(사실 남녀 동일임금 부분에 대해서도 현실 보다 이상론만 앞세운 점에 매우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지금 주제가 아니니 넘어갑니다)
군게에서 지속적으로 말하는 캠프의 대응이나 소통의 부재.
당장 여기서도 드러난다는 겁니다.
대선이 코앞인 지금인데도 말입니다.
적극성, 의지 뭐라도 보여주실 바랍니다. 되면 하겠다, 할 사람이니 믿어달라가 아니라요.
5. 맺으며
저는 이런 글을 쓰면서도 여러번 오해를 막기 위해 밝히지만, 문재인씨를 지지하고 유효표를 선택한 사람입니다.
제가 시게나 군게 양쪽에서 까이면서도 대화나 논의를 시도하는 것은
'실상 우리'가 바라는 점들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점 때문입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군 장병 따위 한때의 일이니 냅두자는 분 계신지요?
제가 구태 지지자나 무정부 주의자나 여성우월주의자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세세한 부분은 다 다르고, 주요한 목표 의식이 다를 지라도 분명히 넓은 길에서 보자면 같은 길에 서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떤-군게-분들에겐 제 군대에 대한 입장이 나이브하고 급한 것을 미루는 늬앙스를 느끼실 수 있고
어떤-시게-분에겐 문캠에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어떤 이슈에 몰입된 늬앙스를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눌만한 가치는 있지 않습니까?
각 캠프들이 유권자의 눈치도 보고, 원하는게 뭔지 알고 싶어하는 적극성도 보이고.
정권이 창출되고 운영이 시작될 때 이야기 하는 것도 분명 나쁘진 않습니다.
하지만 미리 준비했다가 힘과 의식을 모아서 지지하며 정책이 운영되는 것도
괜찮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