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샐리 호킨스, 마이클 섀넌, 리처드 젠킨스,
옥타비아 스펜서, 마이클 스털버그가 출연하고
'기예르모 델 토로'가 연출한 '셰이프 오브 워터'를 보고 왔습니다.
2018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 중
가장 유력한 수상 작품인데,
그에 걸맞는 아름다운 수작입니다.
1960년대 냉전, 우주경쟁이 낳은
잔혹한 시대에 태어난 아름다운 동화일 것입니다.
분명, 기예르모 델 토로의 시각적인 상상력은
독창적이면서도 기괴하다는 느낌까지 받는데
(H.R 기거와 맞먹는 상상력입니다.)
이 작품 역시 생명체의 디자인이
무척 사실적이면서도 놀랍습니다.
CG를 거의 배제시키고
아날로그적인 질감으로 이루어진
수트 생명체는 샐리 호킨스가 연기한
'엘라이저'와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여러장면에서 놀라운 이미지를 선사합니다.
플롯이나 이야기는 사실 독창적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사랑에 관해서 명확하고도 분명하게 제시하는
기예르모 델 토로는 오히려 호소력 짙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정말 흥미로운 점은 스토리 보다
캐릭터를 포함해 '엘라이저'와 '생명체'의 감정을
어떻게 묘사해서 관객들을 설득시키는지가 더 흥미롭습니다.
두 캐릭터가 언어는 구사할 수 있지만
말을 하지 못한다는 점과,
그 주위 인물들이 대부분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소수자라는 점들을 통해,
(심지어, 마이클 스털버그가
연기한 박사 캐릭터까지도요)
얼마나 폭력적이고도 차별적인 시대에
인물이 놓여있는지를 구체적이고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엘라이저'가 어렸을때 부터
목에 상처가 나있는 부분과
'생명체' 목 부분에 갈귀나 아가미처럼
나와있는 묘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어놓고 있고,
(심지어 '엘라이저'는 강에서 발견됐다고 하지요.)
실존적인 상태와 내면이 드러나 있는
존재라는 점도 분명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셰이프 오브 워터'는
그간 자신의 영화를 응축시킨 작품같기도 합니다.
'판의 미로'만큼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동화이고,
'헬보이'만큼이나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디자인은
오랜만에 그의 진가를 다시 확인하게 해줍니다.
아마, 이 영화가 아름답지 않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아름답다고 느끼신다면 분명 둘의 사랑또한 아름답게 느껴질것 같네요.
기예르모는 설득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사랑을 결국 설득시키고야 맙니다.
마이클 섀넌이 연기한 '스트릭랜드'의 캐릭터는
다소 불만이 있긴 하지만,
(연기에 대한 불만보다는
캐릭터 직조에 대한 불만입니다.)
'샐리 호킨스'와 '리처드 젠킨스'의
캐릭터와 연기는 참으로 좋네요.
특히나, '샐리 호킨스'가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후보명단이 만만치 않아 아마 힘들겠지만,
샐리 호킨스에게 수상이 돌아가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의 이미지, 빨간색의 이미지 등을 통해
사랑에 대한 명확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셰이프 오브 워터'는
현재 미국 상황과 연관지어 말할 수도 있는 작품이기에
아마 수상전망이 가장 유력한 작품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부제가 너무 노골적이라
차라리 원제만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