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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155~169석, 더불어민주당 83~100석, 국민의당 20~33석, 정의당 5~8석, 무소속 8~13석.”
지난달 11일 한국갤럽·코리아리서치·미디어리서치 등 국내 메이저 여론조사업체들은 각 당 의석 전망치를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하지만 이틀 뒤 4·13 총선 개표 결과(더민주 123석, 새누리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와 비교할 때 맞힌 건 정의당과 무소속 숫자에 불과했다.
한국갤럽의 장덕현 부장은 “3월 29일~4월 6일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 직전 실시한 692개 여론조사를 분석했을 때 10%포인트 이상 우세한 지역이 새누리당은 97곳, 더민주는 10곳이어서 나머지 경합지를 양당이 절반씩 나눠 갖는다고 추정했을 때 새누리당이 169석이었다”며 “당시 자료로는 새누리당 압승을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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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개별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한 여론조사기관들의 전체 의석 예측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장 부장은 “수도권 접전지의 실제 개표 결과와 비교했을 때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은 5%포인트가량 높게 나온 반면 더민주 후보들은 10~15%포인트 낮게 조사된 경향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①응답률 5%도 안 돼=리서치앤리서치(R&R)의 4월 1~2일 서울 종로 여론조사(새누리당 오세훈 44.9%, 더민주 정세균 35.6%)는 실제 개표 결과(오세훈 39.7%, 정세균 52.6%)에 비해 오 후보는 5.2%포인트 높았고, 정 후보는 17.0%포인트 낮았다.
리얼미터의 4월 5~6일 서울 광진을 조사(새누리 정준길 34.6%, 더민주 추미애 31.9%)도 개표 결과(정준길 37.2%, 추미애 48.5%)와 비교했을 때 정 후보는 비슷했지만 추 후보는 16.6%포인트 적게 나왔다.
이 두 조사는 유선전화 면접과 ‘유선전화 자동응답(ARS)+유선전화면접+스마트폰앱’ 혼합형 조사라는 조사방법에 차이가 있었지만 응답률(전화연결 후 조사에 참여한 비율)이 각각 4.7%, 4.6%로 매우 낮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낮은 응답률이 오류의 원인이었다.
20대, 30대 등 젊은 층에선 유권자 비율에 따른 연령별 할당치를 제대로 못 채운 것도 비슷했다. R&R 서울 종로 조사는 전체 500명의 응답자 중 20대와 30대의 경우 할당 목표를 각각 54.2%, 68.3%밖에 채우지 못했다. 리얼미터 서울 광진을 조사는 518명 응답자 중 20대, 30대, 40대 모두 각각 할당 목표치의 68.9%, 62.7%, 52.2%만 채웠다. 최소한의 할당치도 채우지 못하다 보니 과도한 가중치가 등장했다.
②2030 가중치 뻥튀기=서울 은평을 개표 결과(더민주 강병원 36.7%, 무소속 이재오 29.5%)와 큰 차이를 보였던 코리아리서치의 4월 1~2일 조사(강병원 16.0%, 이재오 33.1%)의 경우 전체 응답률은 11%로 ‘비교적’ 높았지만 500명의 응답자 중 20대 목표치의 67.0%, 30대 목표치의 44.1%라는 낮은 응답률이 문제였다.
특히 30대의 경우 할당치인 93명 중 41명밖에 응답을 받지 못해 2.27배의 가중값을 곱해 결과를 보정해야 했다. 한국리서치의 김춘석 이사는 “19대 총선과 비교해 우리 조사도 평균 응답률은 떨어지고(11.6%→9.3%), 20대의 가중값(1.55→1.62)과 30대의 가중값(1.16→1.98)이 한층 커졌다”며 “조사의 품질과 신뢰도에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① [단독] 500만원짜리 ARS에 휘둘린 ‘여론’
② [단독] 안 받는 전화는 다시 걸어 응답률 20%대로 높여라
③‘집전화 조사’ 한계=응답률보다 더 큰 문제는 국민 절반이 조사대상에서 빠지는 집 전화(유선전화)를 모집단으로 삼는 현행 여론조사 구조다. 2016년 4월 행정자치부 주민등록통계 전국 2110만 가구 가운데 KT 유선전화 가입자는 1326만 가구(62.8%)에 불과하다. 집전화 없는 사람이 전체의 37.2%였다. 특히 수도권은 집 전화 없는 가구가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젊은 층 중심의 1인 가구가 731만 명(34.6%)으로 늘어난 것도 문제다.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6년 전 2010년 6월 서울시장 선거(오세훈-한명숙) 때부터 문제를 알면서도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조사업계 스스로 반성할 부분”이라며 “대표성을 보완하기 위한 휴대전화 패널,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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