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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economy_7337
    작성자 : 유체이탈가카
    추천 : 12
    조회수 : 1715
    IP : 203.226.***.68
    댓글 : 44개
    등록시간 : 2014/08/13 16:55:56
    http://todayhumor.com/?economy_7337 모바일
    "바쁠 땐 택시도 타야지".. 그 무시무시한 결말
    http://m.media.daum.net/m/media/economic/newsview/20140813132704693?RIGHT_REPLY=R29

    [오마이뉴스 제윤경 기자]

    가계 부채 1000조 원 시대.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장기 연체 채무자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99%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에서 비롯된 '롤링 주빌리'가 한국에 더 절실한 이유입니다. < 오마이뉴스 > 는 '99%에 의한, 99%를 위한 빚 탕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희망살림과 함께 장기 연체 부실 채권 '땡처리' 실태와 '대출 권하는 사회'를 고발합니다. < 편집자말 >



    죽을 듯한 고통의 시작은 월세 살이 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평범한 빚에서부터 천천히 다가왔다.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고 심지어 월세 내느니 부채 이자 내는 게 낫지라며 부추기는 내 집 마련의 빚.

    ⓒ freeimages

    '산지옥'에 빠진 사람들

    시드니 호머의 < 금리의 역사 > 에서는 고대바빌로니아와 그리스, 로마의 이자율의 역사를 분석해 본 결과, '국가 혹은 문명의 흥망성쇠, 전쟁의 힘과 비극, 평화의 향유와 남용 등 온갖 현상의 빛과 그림자가 이자율의 역사에 다 반영돼 있다'고 지적한다. 호머는 '국가 혹은 문화가 번성하는 시기에는 이자율이 낮고 '쇠퇴하거나 망하는' 시기에는 이자율이 치솟는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국가가 쇠퇴하거나 망하는 시기에 이자율이 치솟은 것이 아니라 이자율이 치솟기 때문에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면서 경제위기가 오는 것일 수도 있다. 즉,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뒤집어 볼 수도 있다.

    작은 가정사의 변동이 가족 모두를 지옥으로 몰아 넣은 이유가 바로 이자율 때문이다. 이자율만 상식적인 수준이었다면 어렵지만 갚아나가기에 충분했던 가정들이 고금리 이자 때문에 이자를 부담하느라 새로운 대출에 의존하게 되면서 빚 돌려막기가 시작되고 그 빚은 다시 높은 이자율로 인해 금세 눈덩이가 된다.

    "하루에도 전화가 수십 통이 걸려와요. 갚으려고 나름 노력했어요. 임금이 몇 번 체불되는 사이 정신없이 빚이 불어났는데 돈 빌려줄 때는 그렇게 친절하더니 하루만 연체해도 어찌나 사납게 말을 하는지, 그게 싫어서 자꾸 빚으로 빚을 갚게 되어 버렸어요."

    하루에 한두 번 인터넷에 '자살'이라는 단어를 검색할 만큼 심신이 지쳐 있는 어느 주부의 이야기다. 죽을 듯한 고통의 시작은 월세살이 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평범한 빚에서부터 천천히 다가왔다.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고 심지어 월세 내느니 부채 이자 내는 게 낫지라며 부추기는 내 집 마련의 빚.

    부채 이자로 소득의 20%가 빠져나가는 것쯤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였다. 정부가 앞장서서 주택 거래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라는 세상이다. 4인 식구 280만 원 월급에 40만 원의 이자는 그 빚이 가진 가면 속의 무서운 얼굴을 가리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친절했다.

    그 가족은 국민임대 아파트에 운좋게 당첨되어 비교적 적은 월세를 부담하며 살았다. 그 가족에게 운수 좋은 시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살던 임대아파트에 대해 분양 권리를 우선으로 갖게 되는 행운까지 겹쳤다. 아파트 월세 15만 원에서 겨우 25만 원만 더 추가하면 임대 아파트가 내 집이 된다고 생각하니 행운도 이런 행운이 어디 있을까?

    '평생 내 집에서는 못 살아 보나 보다'고 좌절한 날을 모두 보상받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대개의 가정이 그렇듯 가계 재무구조상 현금 흐름이 악화되는 것과 같은 비운은 가정하지 않았다. 좋은 일이 연달아 터지는 마당에 '재수 없는 가정'을 사서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 재수 없는 일들은 꼭 일어나고야 말아서 현실을 고약하게 만들어 버린다. 겹경사와 같은 행운과 친절한 담보 대출이 돌연 악마로 돌변하는 데에는 그렇게 엄청난 시간과 사건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작은 '불운'이 빚을 만나면 '가족 해체'까지



    러시앤캐시 순기능 광고 1편. 광고 속 남녀는 '버스와 지하철만 탈 수 있나, 바쁠 땐 택시도 타야지'라고 말하며 대부업체 이용을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미지로 포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 러시앤캐시

    우리나라와 같이 복지가 취약하고 채무자에 대한 채무 변제 기회를 유연하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없는 환경에서 행운은 순식간에 악재가 되고 친절은 하루아침에 독촉으로 되돌아온다.

    이 가정의 경우는 남편의 회사 사정으로 임금 체불이 발생하면서 모든 운수를 거꾸로 돌려버렸다. 단 3개월의 임금 체불이 겹경사와 같았던 행운을 악마로 바꿔놓았다. 수많은 채무자들이 이 가족과 같이 작은 사건에서 시작된 불운으로 얼마 되지 않은 시간 안에 극한 상황까지 직행한다.

    가령 어머니의 어깨 관절 수술 비용이 부족해 쓰기 시작한 카드론이 카드 돌려막기에서 리볼빙,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로 이어져 연체자가 된 채 빚 독촉에 시달린다. 아버지의 질병으로 남은 가족 모두가 빚의 수렁에 빠진 경우도 있다.

    '저 정말…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힘이 듭니다… 부모님껜 연락드려도 아빠는 연락이 되질 않고… 엄마는 제 목소리만 들어도 우시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방법 좀 찾아 달라고 해도 전혀… 대책이 없으신가 봅니다. 제가 쓴 것이면 억울하지 않죠… 저나 제 동생만 아니면, 그냥 더 살고 싶지 않다고까지 말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하루하루 위태롭게 살아가는 부모님. 삶이 망가졌어요… 물을 마셔도 갈증이 나고 성격도 점점 변해가는 듯해요. 저 좀 도와주세요…'

    저축은행과 카드사, 대부업체까지 20% 이상부터 40% 가까이의 고금리 환경에서 서민들은 작은 금액의 빚도 감당하기 어렵다. 빚이 1000만 원만 쌓여도 이자율 25%일 때 매월 원리금만 40여 만 원이 된다.

    생활비가 부족해서 돈을 빌렸는데 갑자기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한 높은 이자율의 빚을 갚기 위한 방법은 결국 다른 빚을 일으키는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대부업 대출까지 전부 끌어다 쓰게 되고 종국에는 상환 불능의 현실에 갇히게 된다.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는 왜 안 따지나?



    금융정의연대에서 지난해 11월 대부업 광고 반대 시민행동의 날을 개최하며 게재한 포스터.

    ⓒ 금융정의연대

    상환 불능은 곧바로 추심, 과거 노예를 쫓던 '추노'와 같은 형벌을 감수해야 한다. 앞서 인용한 여성의 글에서 빚 독촉의 폭력이 어떻게 삶을 파괴하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빚의 굴레에서 다음과 같은 말들을 나열한다.

    지옥,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살아서 뭐하나, 하루하루 위태롭게, 하루하루 고통스럽게, 암담한, 사람답게 살 수 없는 현실, 빚으로 빚을 갚는 악순환, 소리 없는 울음, 어디에도 하소연 할 곳 없는, 자나 깨나 짐이 되고 있는, 능력 없는 부모인 것 같아, 허덕이는, 가슴에 피멍…

    이렇게 산지옥을 사는 사람들이 처음 대출 상품을 접할 당시 이 무시무시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을 받을 당시 스스로의 상환 능력을 꼼꼼히 따질 수가 없었다.

    TV만 켜도 온통 돈 빌려 쓰라는 광고가 실시간 전파를 타고 우리의 눈과 귀를 자극한다. 휴대폰 문자서비스에는 하루에 여러 통의 대출 광고 문자가 전송된다. 문턱이 높다는 '빚'님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며 우리의 삶속에 친절한 옆자리를 지키고 있다. 언제든 위기의 순간에 구원 투수가 되어 줄 것처럼 요란을 떤다.

    구글에서 '도덕적 해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면 대표적인 의미를 '정부가 뒤를 받쳐줄 것이라는 믿음 하에서 혹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하에 정당한 리스크(위험)를 감수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주로 기업 혹은 은행이 덩치를 키워 놓으면 정부가 망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위험한 사업과 대출을 관리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의미로 사용된다. 즉, 돈 빌려줄 때 과잉 친절한 금융 질서를 비판하기 위해 도덕적 해이라는 용어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도덕적 해이라는 단어가 채권자보다는 주로 개인 채무자, 그것도 저소득·저신용 연체자를 향해 빈번하게 사용된다.

    돈을 빌려준 금융사는 자선을 베푼 것이 아니다. 빈곤 계층에게조차 20% 이상의 고금리를 챙기는 약탈자다. 채권 추심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빚을 갚아야만 한다는 강한 믿음 때문에 인권 침해도 용서한다. 따라서 저소득층은 더 높은 금리의 대출을 받아서라도 기존의 빚을 갚으려 하고 상환 불능 상태는 더욱 악화된다.

    반대로 금융은 언제나 과잉 대출하고 잔인하게 추심하며 그마저도 연체자가 늘고 부실대출이 늘면 정부가 또 살려주지 않겠는가 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것이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다.

    상환 능력이 낮은 사람의 빚은 갚을 능력 범위 내로 시급히 조정해 주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히 상환 면책도 해줘야 한다. 그래야 금융권의 과잉 대출을 막을 수 있고 책임 대출 관행을 정착시킬 수 있다. 더 이상 힘센 금융의 책임은 묻지 않고 힘없는 서민을 쥐어짜는 추심 환경을 용납하는 사회 문화여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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