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전부터 이상돈과 어울리며 책 내고 대담하고 하던 이철희가 <시사인>에서 또 이상돈이랑 대담을 했네요. 이철희 발언만 퍼왔습니다.
기사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 쓰려는 게 목적이라 기사 내용보다 제 코멘트가 더 많습니다. 반론 환영합니다. 전문은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2016.05.04. [시사인] 이철희 이상돈의 ‘썰전’
(전략)
철 : 청와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차를 마시죠(웃음). 나는 선거의 펀더멘털(기본조건)상 이번 총선은 야권이 질 수 없는 선거라고 봤다. 민심은 들끓고 있었지만, 그걸 담아내는 그릇이 쪼개져서 우려했던 거다. 선거 막판에 김종인 대표가 경제 실정 심판을 일관되게 들고 나오니까 표심이 잡혔던 것 같다. 막판에 기자들이 선거 예측 물어보면 ‘110석+알파’라고 말했다.
▶ 정장선은 4월 초에 70석도 어렵다고 설쳤지만, 이철희는 전부터 야권에 유리한 구도다, 안철수가 야권 확장할 것이다 주장했었죠. 김종인의 경제심판론 먹혔다는 근거가 어디에 있죠? 한경오프 포함 모든 언론에서 이슈도 정책도 없는 선거라고 그렇게 떠들었는데.. 선거 기간 내내 김종인의 경제민주화가 뭔지 구체화된 적도 없었고..
철 : 나는 당에 들어오기 전부터 문·안·박 연대가 해법이라고 외쳤다. 그동안 야권은 대선주자들 갈등 때문에 망했다. 대권주자가 화합하면 잘 풀리고, 갈등하면 진다. 나는 문·안·박 연대를 주장하는 연장선상에서 정치를 하려고 한다. 나로서는 사실 정치보다는 방송이 낫다. 돈벌이도 괜찮고, 박수도 폼 나게 받고. 그런데 아내가 ‘당신 정치 안 하면 후회할 것 같다’고 조언하더라. 그 말 듣고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들어가서는 후회를 좀 했다.
▶ 문재인이 영입쇼 해줬다고 이철희가 문재인 영입이라고 주장하시는 분 많은데, 이철희는 어떤 인터뷰에서도 문재인 영입 제의 받고 복당(영입 아님, 탈당 후 복당)했다고 단 한 번도 밝힌 적 없습니다.
철 : 기자들이 왜 안철수 대표 쪽으로 가지 않았느냐고 묻기에 ‘나는 사람보다 정당이다’라고 답했다. 더민주를 고쳐 쓰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공천 갈등 배후로 찍히고, 요즘은 공천 5적으로까지 불리고(웃음). 정당의 민낯을 본 기분이랄까. 어쨌든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건 좋으나, 그런 목소리를 상생의 방식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건 문제다.
▶ 자기가 공천을 주도할 권한이 없다고 팬카페에 변명했는데, 2012년 총선/대선 주도한 세력(한명숙, 이해찬) 물러가라는 주장도 이루어지고, 막말/갑질(정청래, 노영민, 신기남, 윤후덕) 공천 주면 안 된다는 주장도 이뤄진거 보면 비대위에 이철희의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지니가 있었던 듯.
철 : 호남이 더민주를 쭉 밀어온 것 같지만, 과거 열린우리당처럼 지지와 철회가 엇갈리기도 했다. 우리는 이런 경쟁 체제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우리 당이 호남 몰표에 안주하면서 더 나빠진 측면도 있다. 실제로 우리 딴에는 선거 때 ‘3번 찍으면 1번 된다’라는 캠페인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게 유권자를 협박하는 건 옳지도 않고 효과도 없을 거라고 봤다. 1등과 경쟁해야지, 왜 2등 전략을 취하나. 그래도 순간순간 그런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의 역할이 컸다. 경제 실정 심판이라는 초기 프레임을 끝까지 가져간 유일한 선거였다.
▶ 선거 기간 내내 3번 찍으면 1번 된다고, 2번 찍어달라고 말하고 다녔던 문재인 디스. 뒤에서 바로 문재인 칭찬. 그런데 김종인은 선거 기간 내내 박근헤와 새누리보다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더 깠던 거 같은데..
그리고 박근혜의 경제 실정과 더민주의 경제 정책이 제대로 논의되거나 부각된 적도 없음. 김종인이 그걸 잘 했던 것도 아니고 언론이 대대적으로 받아준 적은 더더욱 없고. 강봉균이 양적 완화 얘기하고 토론 제의 하니까 정신이 아득해진다는 동문서답 한 거 정도? 그리고 총선 끝나고 인터뷰에서 기자가 김종인에게 경제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못했다고 하니까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거라고 답변했음. 이철희는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은 거.
철 : 화해까지는 아니어도 공조는 될 거라고 본다. 지금 안철수 지지자와 문재인 지지자가 서로 맹렬히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대다수 유권자는 두 사람을 다 좋아하거나 아니면 둘 다 싫어할 거다. 두 사람 다 좋아하게 만드는 쪽으로 끌고 가는 게 정당의 몫이다. 김종인 대표에게 안철수 대표에 대해 언급하지 마시라고 하면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더라. 그래도 언론에서 자꾸 물어보니까 한두 말씀 하시는 거다. 그게 김종인 대표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내년 대선이 문재인이냐 안철수냐 하는 게임의 논리로 가면 서로 무척 힘들어질 것이다.
▶ 김한길, 손학규, 김종인 등 새누리 계열 출신들만 주군으로 모시는 거 보면 신기한데, 처음에 김한길 보좌관이라는 반노로 시작하다 보니 계속 이 길로 오게 된 게 아닌가 싶음.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