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비토그룹이 모순되는게
한편으로는 그렇게 김종인을 매도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김종인을 대단히 두려워한다는 겁니다. 엄청난 수완꾼인 줄 아는 거 같습니다.
대선연기결정이 날까봐 두려워하면서 하는 변이...
몇달만 연기해도 그 영감탱이가 무신 수를 쓸 지 모른다는 거죠.
애시당초 더민주당을 위해 헌신한 김종인을 반하게 만든 것은 총선 이후 끊없이 쏟아지는 매도죠.
거기에 더해 문재인도 그를 끝까지 보호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죠.
그나마 더민주당에서 그의 편(?)이라기보다는 김종인을 앞세워 뭔가를 도모해 보려는 비주류 인사들 정도가 김종인을 보호할 거 같은 액션을 보이지만
그마저도 아마 곧 사라지겠죠. 그 친구들만큼 대세라는 것에 민감한 친구들이 어디있겠습니까?
근본적으로 김종인은 더민주당의 당조직에서 권력자가 될 수 없는 몸입니다. 그의 계파라 할 수 있는 인물도 얼마 되지도 않고 애시당초 그가 영입되어 더민주당에서 비대위를 맡게 된 것도 그의 능력에 의해 얻어진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를 버리고 싶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 겁니다.
문제는 김종인 비토 그룹은 그 어렵지도 않은 일을 너무 어렵게 하고 있다는 거죠.
더민주당에서 김종인 비토 그룹은 김종인을 당헌과 당규에 어긋나는 행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당헌과 당규에 의해 김종인을 탄핵하려들지 않고 언플을 해대고 있죠. 마치 국가 기관을 시위대들이 포위하고 구호를 외침으로써 국가기관에 선택을 강요하듯이 당기구에 대해 그러고 있는 거죠.
사실 이럴 필요는 없는 겁니다. 어차피 그들이 누누히 강조하는 당헌당규의 규정이 엄존하다면 그 자체로 정당성이 있는 것이고, 또 무엇보다도 당대표에 욕심을 내는 중진들이 전대연기를 반겨하지 않기 때문이죠. 게다가 어차피 연기한다 해 봐야 무한정 뒤로 연기할 수만은 없죠. 내년이 대선인데 미뤄봐야 어디까지 연기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비대위의 권한은 절대적인 것도 아니죠. 무엇보다도 당중앙위의 추인을 거쳐야 하고 비대위 자체의 의결도 거쳐야 합니다. 김종인 개인이 혼자 뭘 원한다고 그것이 그대로 구현될 수가 없는 겁니다.
김종인을 더 이상 쓰지 않겠다 생각하면 적당히 공과 과를 논하면서 명예로운 퇴진을 강요(?)하면 그만입니다. 김종인도 지금은 퇴진하지만 차후에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자중하고 차후의 기회를 기다리겠죠.
무엇보다도 비난과 모욕은 삼갔어야 합니다.
김종인을 비난하는 사람은 김종인 비난에만 너무 열을 올리는 나머지 그가 더민주당에 반하여 탈당한 후에 더민주당에 해악을 끼칠 수도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은 까맣게 망각하고 있죠.
김종인이 모든 걸 포기하고 퇴진하되 탈당하지 않고 세비만 받아 먹고 있는 게 그나마 최선의 경우입니다. 만약 당의 결정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후에
자신이 팽당했다는 것을 언플하고 다닌다면 그 파장은 실로 만만치가 않을 겁니다.
일단 언플을 하던 않하던 김종인의 모욕적인 퇴진은 대중들에게
친노그룹이 김종인을 방패막이삼아 위장전술을 폈고 그 목적이 달성하자 가차없이 버렸다는 인상을 가져다 줄 겁니다. 비토 그룹들은 물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부정하겠지만 세상 시각이 그들과 같은 건 절대 아니죠.
뭐 비토 그룹들이야 자기네들이 정당하니깐 그런 결과가 올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겠지요. 뒷일은 하나도 생각 않하는 사람들이지요.
김종인을 영입함으로써 친노 프레임과 종북 프레임에서 잠시나마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하려들지 않겠지요.
이 모든 사태를 통제해야 할 사람은 지금 방관 내지는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감입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전대를 조기 개최해도 문제가 생기고
전대를 연기한다 해도 김종인이 일하려들지 않겠죠. 몇달 더 있는다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김종인의 태업을 규탄하겠다구요? 어차피 김종인은 객입니다. 객에게 뭘 기대한다는 게 얼마나 자기 중심적 사고란 말입니까?
전대 조기 개최가 축제가 되려면 일단 당내 계파간의 이해관계가 조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니전구투의 양상이 나타나지 않겠지요. 경선은 하되 서로 승복하는 알흠다운 풍경이 이루어지려면 각 계파간에 역할분담과 권한분배가 협의되어야겟죠. 그걸 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제 김종인은 내보내겟다 생각한다면 누군가 대타가 나와야죠. 누가 할까요?
새정연이 사라질때의 상황을 함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아직도 더민주당을 모두 한 계파가 장악하고 있거나 주도권을 확고히 쥐고 있는 상황 아닙니다.
전대연기를 할 경우 김종인 체제는 끝없는 성토와 비토 속에서 할 수 잇는 게 거의 없을 겁니다. 오히려 그 기간에 당내 패권을 노려보려는 야심가들의 농간이 더 빈번하게 벌어질 겁니다. 이미 손학규씨가 뭔가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지요? 또 이미 김종인 타도를 기치로 삼아 당권의 주도권을 잡아가려는 사람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여러가지 상황과 경우의 수를 고려해 볼 줄 아는 전략가가 지금 더민주당에 있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현재까지로서는 보이지 않네요.
더민주당의 미래는 암울하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