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김일성, 박정희 등을 비롯한 독재자들" 이라는 문구에서 박정희를 빼달라고 요구 하였다. 내 발제를 빼고, 정책토론회에서는 안철수가 처음부터 무대에 오른다는 것이었다. 박동천 전북대 교수의 글 (실제 체험담)
안철수가 생각하는 새정치는 초인적 엘리트에 의한 전제정치에 불과하다는 점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자기 말고 나머지는 더럽고 타락한 중생일 뿐이고, 자기는 이들을 구제할 구세주의 임무를 타고 났다는 발상이 아닌가! 실제로 내가 작년에 겪었던 작은 일을 되새겨 보면, 이 점이 확인된다.
안철수는 작년 여름에 (지금 기사를 확인해보니 7월 18일이다) 전주에서 정책토론회라는 것을 열었다. 두어 명의 지인이 나더러 발제를 해달라고 해서, 마지못해 “한국 민주주의의 강화와 호남 정캇라는 주제로 원고를 써서 보냈다. 행사 며칠 전에 그 쪽에서 연락이 왔는데, 내가 쓴 원고 중에 두 군데를 고쳐달라는 것이었다. “평시강제징집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문구에서 “평시강제징집제”를 “의무복무제”로 바꾸고, “히틀러, 김일성, 박정희 등을 비롯한 독재자들”이라는 문구에서 박정희를 빼달라는 요구였다. 나는 앞의 것은 고칠 수 없고, 뒤의 것은 기어이 고쳐야 한다면 “히틀러, 김일성, 박정희, 세종, 링컨 등의 독재자”로 바꾸겠다고 답했다. 다음날 장하성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다짜고짜 “미안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 정도 표현을 문제 삼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되며, 내가 어차피 안철수 진영에 속한 사람도 아닌데 무슨 그런 요구를 하느냐고 말했더니, 장하성 역시 내 생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 쪽의 수정 요구가 철회된 것으로 알았고, 내게 검열을 강요한 데 대해 장하성이 사과한 것으로 들었다. 하지만 장하성이 왜 내게 “미안하다”고 했는지는 이튿날 드러났다. 내 발제를 빼고, 정책토론회에서는 안철수가 처음부터 무대에 오른다는 것이었다. 이미 내가 거기서 발제하는 것으로 광고가 나간 다음이라서 , 거기 참석했던 사람들 중에는 내가 왜 발제를 안 했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구차스럽기도 하고, 나름대로 “새정치”를 해보겠다는 사람들에게 고추가루 뿌릴 일도 없어서, 그동안 이 사연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