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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731597
    작성자 : 장밋빛한송이
    추천 : 27
    조회수 : 1002
    IP : 220.66.***.210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3/06/11 10:24:11
    http://todayhumor.com/?gomin_731597 모바일
    곧 헤어질 내 남자친구에게.
    언제나 당당하고 떳떳했던 나니까 익명 같은거 안 해.
    근데 상당히 스압이 될거 같네. 일단 쭉 써볼께
     
     
    너를 작년 10월에 만났었지, 손가락으로 꼽아보니 벌써 9개월. 나 참 대단하지 않니? 아직까지도 너 짝사랑해.
     
    내 과거가 진흙탕 길이고 내 과거를 듣는 네가 나 대신해 울어줘서 나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사실 나 남자 못 믿어. 아니 안 믿어. 성관계? 나 더럽혀졌다고 생각 안 해. 난 그냥 단지 잠을 잔거 뿐이야.
    누가 내 위에서 헉헉거리던, 눈 감고 잠깐만 버티면 알아서 떨어져나가니까.
    그냥 잠시 괴롭고 한동안 아랫도리가 쓰라렸던 그런 불쾌했던 것 중에 하나.
     
     
    넌 연애가 무섭다 했어. 어떤 감정인지도 모르겠고 연예인을 봐도 설레지 않는다고 했지
    설레는게 뭔지 사랑이 뭔지 방금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처럼 넌 모르겠다고 했어.
    근데. 내가 너한테 첫눈에 반했어.
     
     
    너도 알다시피 내가 남자친구가 없었던게 아니야 그 사람들이 단지 못되쳐먹었었고 날 아귀 주둥아리에 몰아 넣은 사람들이지만
    근데 나 설레지 않았었거든 그냥 무덤덤했거든.... 근데 널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져.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너랑 뭐 할까 생각만 해도 하루가 행복해. 그렇게 나 혼자 설레던 몇 날, 몇 일.
     
     
    아는 언니랑 너랑 나랑 셋이서 건대에서 놀던 그 날.
    수다떨다보니 지하철이 끊겨버린 나, 언니는 급히 집에 가야했고 너는 날 위해 남아주겠다 했지
    둘이서 피시방에 갔는데, 피곤한지 꾸벅꾸벅 조는 네가 안쓰러워 나는 잠든 널 꼬셔서 근처 모텔을 갔어.
    정말.........
     
     
    잠만 자려던 너. -_-.....................................야.....................-_-
    내가 여자로 보이지도 않는건가 싶어서 쿡쿡 찌르고 간보고 도발하고 별 쇼를 다 해서 너 잠을 깨웠지.
    결국 홀라당 잡아먹은 건 난데. 아 이래서 사람들이 이걸 하는구나
    너 일그러진 표정, 반응 하나하나 나 진짜 너무 기뻤어 나 때문에 네가 반응해준다는게
    그렇게 네 첫 여자는 내가 됐지.
     
     
    난 그 이후로 계속 대쉬했고 넌 계속 밀어냈어. 정말 여자 자존심 다 버리고 구차하다 싶을 정도로 매달렸어. 울고불고 떼쓰고 화도 내고 저주도 해보고 악담도 해보고(미안) 비련의 여주인공 빙의해서 오빠는 중국 가면 나 생각 나려나...? 이런 오글거리는 멘트도 날렸었어. 악 ㅅ...ㅂ...미안 욕 안하기로 했는데.
     
    중국으로 유학가야했던 너라서, 3년 아니 그 이상 있을 수도 있는데 이게 군대 가는거 기다려달라는거랑
    다른게 뭐냐고 넌 나를 설득했어. 난 들어도 못 들은척 너만 바라봤지. 네가 내 세상인 양 네가 연락 없이 내 자취방에 찾아와도 네 도피처가 나라서 행복했어. 그래서 상당히 묘한 관계였지 사귀지도 않는데 보고싶다하면 1시간 반 정도인 거리를 네가 일도 빼먹고 왔었으니까.
     
    난 너와 헤어지는게 싫어서 매번 울었고 내 눈물에 너는 늘 미안해 했어. 지금도 넌 매일 미안하단 말을 달고 살지 미안하고 고맙다고.
    아, 포기해야겠다. 내가 주변 언니들한테 온갖 욕 다 들어가며 네 옆에 있고자 했을때에도 넌 늘 나를 밀어냈으니까 지쳐갔어. 메말라갔고
    자취방에 틀어박혀서 몇날 몇일 울기만 했지. 봄비에 튼 싹인데 그게 장마가 되어서 싹이 짓이겨질뻔 했거든.
     
    근데, 내 생일날 너 내 집에 왜 왔어.
    독감 걸려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열이 펄펄 끓는 난데 미역국 못 끓여줘서 미안하다고 케익이랑 유자차 사들고 왔었지 너.
    그것도 내 생일 전날에 와서 생일날 같이 있어줬어. 아픈데 혼자 있는거 아무도 몰라주는거 서러운 일이라고. 반쯤 포기했던 너였는데
    내 열이 내려가지 않으니 안절부절 응급실 가야하는거 아니냐고 이렇게 아픈데 왜 혼자있냐고 화내는 너 보면서 기뻤어 너 화내는것도 까먹었던 바보였잖아. 나 때문에 화낸거잖아 그런 사소한거 하나에도 기뻤어
     
    그렇게 또 시간 보내고 넌 중국행이 좌절됐고 좌절됐음에도 난 계속 밀쳐졌지.
    다 포기하고 본가로 내려가려고 마지막으로 나 너한테 애원했어 정말 마지막인데 안 받아줄거냐고 나 이번에도 거절당하면 본가 갈거라고
    사람 하나 살려야하지 않겠냐고 넌 한숨쉬며 내 고백을 받았지. 고백이 뭐야 협박이지. 그렇게 너랑 3월에 사귀고 변한게 하나 없던 우리.
    네 일은 점점 더 바빠져서 이제 한달에 한번 보기도 힘들고 네 일 특성상 핸드폰과 거리가 멀어서 너 퇴근하는 밤에나 잠깐 카톡하고 말지
    핸드폰이 안되는 나라서 보이스톡이라는 은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 피곤할까봐 꾹꾹 다 참았던 나야
     
    보고싶다, 같이 놀고 싶다 이런 말 하면 너 미안해하는거 아니까 속으로 꾹꾹 삼켰어. 너 퇴근했다는 카톡 봐야 마음이 놓였고 집에 도착했다는 카톡 봐야 하루가 끝나는 것 같아. 머리 기대면 잠드는 너라 자나? 자나요? 자기야 자요? 이런 말을 매일 매번 하지. 아침엔 시체인 너라 아침에 출근 잘 해요. 라는 말도 못 읽는거 아는데 숫자 1이 지워지면 왜 답 안하지 하고 초초한 나야.
     
     
    넌 아직 연애를 모르고 난 지금까지 배운 연애가 다 퍼주는거라서
    네가 네 자신을 혐오한다 말 했을때, 당신이 당신을 싫어하는 만큼 내가 당신을 사랑하겠노라고 말했었지.
    응, 그 마음 변하지 않아. 늘 나 혼자 힘들고 너 기다리고 너만 바라보는게 지치지가 않아
    근데
     
    .....
    너, 중국행이 확정됐지. 이제 너 떠나지. 우리에게 얼마나 시간이 남았을까? 1달 반 정도 남았던가. 빠르면 7월 초라고 했으니 그정도 남았을꺼라고 생각해. 우리 100일에 여행가자고 네가 먼저 꺼내서 나 진짜 그날 하루 종일 구름 위에 있는 듯한 느낌이였는데 네가 그 얘기 하면서 우리 이별 여행이네요. 라고 해서 나 그날 하루종일 울었어. 그래, 너 나한테 아무 감정 없는거 알고 나 혼자 너 짝사랑하는거 아는데
     
    근데 있지 남친아.
    오빠라는 단어 어색해서 제발 그렇게 부르지 말아주세요. 라고 하는게 귀여워서 매일 괴롭혔지. 오빠~ 오라버니~ 하면서. 제법 익숙해진거 같아서 자기야~ 여보~ 남편~ 했더니 너 길 가다가 걷지도 못하더라 오글거린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어느샌가 익숙해졌는지, 너 나한테 자기야라고 하더라. 울고 있던 내가 그 소리 하나에 웃던거 보며 기가 차 할땐 언제고 너 익숙하게 뱉는거 보면서 나 새삼 뿌듯해.
     
    그러면서 우리 둘, 남자 여자 관계가 바뀐거 같다고 했지. 하긴 어디서 본 말인데 나는 낮이밤져고 너는 낮져밤이라더라. 밖에선 그렇게도 괴롭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근데 있잖아... 오빠야. 오빠.
    당신 중국 가고 나서 그 빈자리 나 어떻게 메꾸지.
    망부석처럼 한 자리서 하염없이 당신만 기다리던 난데 이제 당신이 내가 찾아갈 수도 없는 먼 곳으로 떠난다는게 나 너무 힘들어
    어차피 시한부라고 약속하고 사귄 우린데 나 좋은 꼴만 보여줄걸 추한것도 많이 보여서 중국 가서 내 생각이나 할까 싶어
    3년 뒤에, 아니 취직까지 거기서 해버리면 영영 거기서 산다는데
     
    지금도 찾아갈까 말까 잠도 못자고 낮 밤이 바뀌어서 참 괴로워 자취방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수줍게 웃던 네가, 마냥 짖궃은 얼굴 하던 네가 계속 떠올라서 집에 가만히 박혀있지도 못해.
     
    이게 집착일지 사랑일지 나도 모르겠어
    나도 제대로 된 사랑 한번 해본적 없는 여자니까
    너 텅 빈 눈동자 내가 채워주고 싶었는데
    마냥 어리광 부리는 여자친구라서
    자학증 있어서 마냥 삽질하는 여자친구였어서
    미안해.
     
    보고싶어....
     
    나 이제 너 생각하면 눈물만 나
    우리 둘 걷던 강남 거리 걸으면서 하염없이 울었어. 우리 걷던 그 거리 반복해 걸으면서, 같이 갔던 멘야산다이메에서 네가 시켰던 쿠로라멘 시켜서 네가 앉았던 자리에서 먹으면서 울었고, 명동 거리 복잡하다고 사람 많다 징그럽다 하면서도 내가 좋아하니까 짠 하고 나타났던, 네가 서 있던 그 자리에 서서도 울었어. 너와 추억, 생각보다 많더라. 너무 많아. 나 이제 어떻게 살아.
     
    자기 나쁜 남자라고 좋은 사람 아니라고 미안하다고, 중국 가면 더 좋은 사람 나만 오롯히 사랑해 주는 사람 만나라고. 그래서 자기 중국에서 돌아왔을때 부러워서 자기가 무릎꿇고 돌아와달라고 빌 만큼 행복하게 살으라고 너 입버릇처럼 말하는데 내가 다른 사람 만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내 심장은 넌데. 오롯히 너 하난데. 너만이 내 세상이고 네가 내 하늘인데.
     
    우리 마냥 사랑만 하면 안될까
    진짜.
    미치도록 너 너무 보고싶어......오빠, 보고싶어. 오빠........ 내 남자야....
    보고싶단 말 하루에도 수백번씩 하고 싶은거 압축하고 압축해서 일주일에 한 두번 하던 나인거 아니까
    보고싶다하면 못 만나서 미안. 바빠서 미안. 시간이 없어서 미안. 하면서도 나도 보고싶어 라는 말은 죽어도 안하는 너지
    나도, 라고 해도 못 보는거 아니까 그게 미안해서 안 하는거 알아
    내가 널 위해서 끊어낸 인맥들, 너 욕 먹는거 아니까 스스로 채웠던 족쇄. 너 모르게 하려고 혼자 다 짊어지고 가려는 나야.
    그냥 오롯히 사랑만 하고 싶어서. 받지는 못해도 홍수처럼 퍼주고 싶었던 나라서
    이제 끝이 보이니까...... 그래서, 마냥 슬프다. 마냥.
    두서 없이 죽 써내려간 글이라, 보기에도 눈 아프고 이게 뭔가 싶은 글이지만.
     
    여기에도 압축할 수 없을 만큼, 내가 당신 사랑해.
    지독한 짝사랑이고 홀로 걷는 길이지만 그래도 행복했어.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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