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재 호주 학교에 다니고 있는 관계로 다양한 나라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그 중 친한 중국 애한테 들은 흔한 괴담입니다. 정말 흔함.
한 부부에게는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아직 어린 그 아이는 말을 할 순 있었지만 단어밖에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문장이 아니라 단어만. 예를 들면, 평소에도 책상, 책상! 냉장고, 냉장고! 같은 식으로,
하고 싶은 말을 오로지 주요 단어로만 말할 수 있는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집에는 엄마와 아이만 남아 있었습니다.
아무 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이가 갑자기 엄마를 부르며 화장실을 가르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화장실 문은 반 쯤 열려 있었고, 매우 어두운 상태였습니다.
아이는 화장실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발! 발!"
그 순간 소름이 끼친 엄마는 아이를 안아 들고 일부러 큰 목소리를 내며
"그래, 만두가 먹고 싶어? 우리 같이 만두 먹으러 가자" 고 말했답니다.
(중국에선 만두랑 발이 비슷하게 소리난다고 하네요)
그러고선 집에서 바로 뛰쳐나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네요.
후에 경찰에 따르면, 그 집 화장실에 도주 중이던 살인마가 숨어 있었다고 합니다.
2.
이건 친구가 꾼 꿈 이야기입니다. 얘 이상한 꿈을 꽤 자주 꿔요.
좀비 영화를 보고 잠든 밤에 꾼 꿈이랍니다.
꿈에서 자신은 어느 항구에 서 있었고, 그 앞에는 엄청나게 커다란 생선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고래 앞에 어부로 보이는 작업복을 입은 남자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의 몇 십배가 넘을 정도로 그 생선이 거대했다고 합니다.
그 생선은 기묘하게도 배가 엄청 불룩했데요. 그래서 남자들이 칼인가 톱인가, 어떤 도구를 들고 그 생선의 배를 가로로 쫙 가르니
그 안에서 팔이 꺽이고 피가 흐르는, 징그러운 모습의 사람들, 아니 시체들이 쏟아져 나왔데요.
그 시체들은 천천히 일어서더니 친구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고, 공포에 질린 친구가 도망치는 순간 꿈이 끝났다고 합니다.
3.
이건 초등학교 시절 친구한테서 들은 꿈 이야긴데, 신기하게도 아직 기억하고 있네요.
꿈 속에서 친구는 어느 아파트의 계단에 서 있었답니다.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하다가 계단 밑에 사람 누워있는 거 보고 깜놀;;)
이런 느낌의, 어두컴컴하고 창문 하나 없는 분위기의 계단이었습니다.
친구가 여기가 어딘가, 하며 생각하고 있을 때, 친구는 계단의 중간 즈음에 서 있었는데
윗 쪽의 문이 끼이익-하며 열리는 소리가 나더란 겁니다.
고개를 돌려 본 그 곳에는 헝클어진 머리에 소름끼치는 웃음을 짓고 있는 흰 옷의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친구를 보더니 뛰어 내려오기 시작했고, 친구 또한 공포에 질려서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 내려가고 또 내려가도 출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출구는 커녕 한 층을 내려갈 때마다 똑같은 여자가 문에서 나와 친구를 쫓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자신을 쫓아오는 여자의 수가 10명이 넘었을 때, 급기야 문은 저 벽에서도, 천장에서도 생기기 시작했고
그 소름끼치는 여자들에게 잡히기 직전 꿈에서 깨어났다고 합니다.
4.
이건 친구가 실제 경험한 일이라고 합니다.
친구는 어릴 때 호주에 온 케이스인데, 그 덕에 한국에 들어갈 때면 할머니 댁에 머무르는 일이 많았죠.
할머니 댁은 아마 2층에 꽤 큰 집이라고 들은 것 같아요.
어느 날 한 방에서 친구가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문을 잠궈 놓은 채로 자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분명 커튼을 완전히 치고 잠을 자고 있었는데, 왠지 자신의 옆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내려다 보는 기분이 들었다고 해요.
가볍게 자신을 만지는 듯한 감촉도 있었고요.
엄만가 싶어서 엄마? 하며 깨어 보니 방엔 자신밖에 없고 커튼이 걷혀져 있었다고 합니다.
혹시 밖에 누군가가 창문을 통해 커튼을 걷었나, 싶어 확인 해 보았지만
때가 겨울인지라 창문은 단단히 닫겨 잠겨져 있었을 뿐더러 친구가 자던 방은 2층이었습니다.
소름이 끼친 친구는 바로 방에서 달려 나가 엄마를 찾았습니다.
친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아무도 친구가 자는 사이 방에 들어온 적이 없다네요.
5.
이것도 2, 4랑 똑같은 친구 이야기예요ㅎ
얘는 은근히 이상한 꿈이라던가 묘한 경험 같은게 있네요.
이 때도 위와 같은 할머니 댁에서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번엔 2층 침대로, 언니가 밑에서 친구가 위에서 자고 있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몸이 무거워지면서 답답해 졌다고 합니다.
잠결에도 몸을 비틀며 부스럭 거리는데, 귓가에서 갑자기 여러 음성이 혼합된 듯한 목소리가
한번에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사방에서 속삭였데요.
공포에 질렸던 친구는 단숨에 일어나서 밑에서 자고 있는 언니 곁으로 가서 누웠다네요.
그 후론 잘 잤다는 그런 이야기.
+ 들을 때도 별로 안 무서웠는데 쓰고 보니까 더 안무섭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