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어부살인사건
2007년 한 여름 녹차로 유명한 전라도 보성에서 상상하기도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2007년 그 해 여름은 여전히 무더웠다. 광주에 사는 대학생 김모씨(남, 21세)와 추모씨(여, 20세)는 보성군 회천면 바닷가로 피서를 갔다.
CCTV에 잡힌 실제 피해자 학생들...
이들 연인은 2007년 8월 31일 오후 5시경, 전남 보성군 회천면 동율리 앞 우암선착장을 걷던 중 우연히 오종근(70)이라는 노인 어부를 만난다. 오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어로작업을 위해 출항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들 일행은 70세 노인에게 별 의심 없이 배를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노인은 처음에 인상을 썼다가 곧 무슨 생각을 했는지 미소를 지으며 흔쾌히 승낙을 하였다.
이들을 태운 작은 어선은 약 30여분을 달려 오씨의 어로작업장 있는 쪽으로 갔다. 약 1시간가량 어로작업을 하던 오씨는 여대생을 보고 갑자기 욕정을 느껴 추행할 것을 마음먹고 먼저 남자 대학생 김씨를 살해하려 바다에 밀었으나 김씨는 다시 배에 올라오려 몸부림을 쳤다.
오씨는 어로장비인 '삿갓대'(2m 길이의 나무막대 끝에 부표를 끌어당기기 위해 갈고리를 매단 어구)로 김씨의 발목 등을 5차례 내리 쳐 살해한 뒤 겁에 질려 있던 여대생을 추행하려 했다. 여대생 추씨는 오씨의 허리를 붙잡고 격렬하게 반항했다. 오씨는 "같이 죽어버려라"고 외치며 추씨를 바다로 밀어 빠뜨린 뒤 같은 어구를 이용해 배를 붙잡지 못하게 해 살해하였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2007년 9월 3일 오후5시50분쯤 전남 고흥군 도양읍 용정리 앞 해상에서 조선소로 입항하던 어선이 추씨의 변사체를 발견했다. 추씨의 시신은 외상의 흔적이 없이 깨끗했다고 한다. 이어 9월 5일 오후4시30분쯤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 청포선착장 부근에서 추씨와 함께 실종된 김씨의 시신이 해안을 수색하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김씨의 시신에서는 양쪽 발목에 골절상이 발견됐다.
여행을 갔던 추씨가 돌아오지 않자 가족이 2007년 9월 1일 보성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추씨와 김씨의 휴대폰 추적에 나서는 등 실종 이전의 행적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이들의 사체가 발견된 이후에는 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관할권을 가진 여수해양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경찰과 해경은 20여일 동안 별다른 타살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추락사나 동반자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사체에 대한 부검 결과 '김씨의 발목에 난 골절상은 자동차 충격 등 외부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추락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오씨는 1차 범행이 경찰로부터 별다른 의심도 받지 않고 자신에 대한 수사 기미도 보이지 않자 오 노인은 점차 대담해 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저지른 1차 범행이 있은 지 25일이 지난 2007년 9월 25일 오전 11시30분, 1차 범행과 같은 장소에서 출항준비를 하고 있던 오씨에게 20대 여성 2명이 다가와 배를 태워달라고 요청했다. 경기도와 인천에서 이곳으로 여행 온 또 다른 조모(24ㆍ여)씨와 안모(23)씨였다.
오씨는 이들을 태우고 자신의 어장에 도착, 3시간여 가량 어로작업을 했다. 되돌아 오려던 오씨는 갑자기 여성 1명의 가슴을 만졌고, 여성 2명은 힘을 합쳐 반항하면서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다 3명 모두 바다에 빠졌다. 여성 1명은 곧바로 조류에 휩쓸려 떠내려갔고, 어부인 오노인은 헤엄을 잘 쳐 다시 배에 올라왔다.
뒤이어 다른 여성 1명이 배를 붙잡고 올라오려는 것을 보고 자신의 범행이 탄로 날 것을 두려워한 오씨는 역시 '삿갓대'를 이용해 바다로 밀어 넣어 살해한다.
이렇게 바다에 빠진 안씨와 조씨는 9월 26일과 28일 각각 보성 앞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렇게 젊은 청춘 4명이 안타깝게 죽고, 또 완전범죄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던 오노인의 범행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였다.
두 여성이 오씨의 배를 타기 직전 보성을 여행 중이던 30대 여성이 함께 온 남편을 찾던 중 우연히 피해 여성들을 만나 1명의 휴대전화를 빌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이들 부부는 귀가하던 중 오후2시36분쯤 휴대전화를 빌려 쓴 피해자들로부터 '배에 갇힌 것 같다. 경찰보트를 불러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이들 부부는 바로 경찰에 신고하였다.
낮선 번호임에도, 또 장난문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부부의 재치가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었다. 만약 부부가 장난 문자라고 무시해버렸다면 오노인의 천인공노할 범죄는 계속 되었을 것이다.
경찰은 전 직원을 소집, 해안과 해상을 수색, 다음 날 8시25분쯤 보성 득량만 앞바다에서 피해자 1명의 사체를 인양했다. 의사와 함께 검안한 결과 목 부위에 압박 흔적이 발견되고 신체 여러 군데에 외부의 힘이 가해진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이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 선박을 찾아내기 위해 관내 335대의 선박에 대한 사건 당일 출항여부 등을 추적, 오씨의 배가 무등록 선박으로 오전과 오후 선착장 정박위치가 달랐던 점을 밝혀냈다.
선박 내부 수색에서 피해자의 신용카드와 볼펜, 여자의 것으로 보이는 긴 머리카락 수십 개 등을 발견하고 오씨를 용의자로 지목하여 집에 있던 오 노인을 검거했다.
범행에 사용된 작은 어선
오 노인은 처음에 여성들의 과실에 의한 안전사고라고 주장하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선박에서 나온 증거물과 부검 소견 등을 제시하고 진술의 모순점을 추궁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또 한 달 전에 발생한 대학생 사망사건도 이번 사건과 실종 장소가 가깝고, 피해부위가 비슷한 점을 근거로 집중 심문, 오씨의 연쇄 범행을 자백 받은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어업에 종사해온 오씨는 보성군 회천면 우암마을에 살다 12년 전 보성읍으로 이사와 살고 있다. 2남 5녀를 뒀으며 당시에는 부인(67)과 단둘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오 노인은 놀랍게도 키 165㎝로 단신이었으며, 체격도 왜소할 정도로 작았다. 이런 그가 어떻게 한창 나이인 젊은이 4명을 그렇게 제압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생기나 희생자 4명 중 연약한 여성이 3명 있었고, 또 오 노인이 오랜 어부생활로 바다에 익숙하고 수영에 능해 피해자들과 함께 물에 빠진 뒤 먼저 배에 올라 피해자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영화 같은 현실이 김성홍감독이 문성근, 추자현 주연으로 ‘실종’이라는 제목으로 영화로 제작 되기도 하였다.
왜소한 체격의 범인 오종근(현재 75세) 뒷모습
최근 강력범죄가 잇달아 발생되고 있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따라서 사형제가 다시 거론되기도 하는데, 사형제가 인간 존엄성을 침해한다며 2008년 위헌소송을 낸 사람이 바로 이 사건의 범인 오종근이다.
자신은 한창 젊은 나이의 귀중한 생명 4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정작 자신의 목숨은 구걸하는 꼴이 된 것이다.
1차 출처 : 몰라요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