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보니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더라고요. 유세차 안 타고 자전거만 타신 거에요?"처음에 신고할 때 카퍼레이드식으로 했고요. 이번에 선거 운동을 바꾼 것은 유세보다는 유세차 위에서 거리 토크쇼를 했어요. 연극배우 출신의 탤런트 정동규 선생님과 외교, 경제 문제를 조곤조곤 얘기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군사독재 시절에는 언론 통제 시기니 유세전에서 폭로한 거에요. '박정희가 유신을, 3선 개헌!' 이랬는데 요즘은 매체가 많으니 국민이 더 많이 아세요. 유세를 통해 뻔한 이야기. 심판론에는 우리 지지자가 열광할 수도 있지만, 야당을 지지하지 않는 분은 소음으로 들으시는 것 같아요.자전거는 왜 타고 다녔냐면...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일 당시에 광화문에서 선거 운동을 했는데 곰곰이 생각했어요. 이게 과연 당선에 도움이 될까. 그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재래시장가고, 스킨십하면서 소통했거든요. 그걸 보면서 야당의 선거 운동 방식을 바꿔야겠다. 직접 만나서 소통하고, 대화해야 한다. 스킨십하면서 눈빛을 교환해야 한다. 실제로 이번에 자전거 타고 다녀 보니까 좋은 게 많아요. 걸어 다니면서 명함을 드리면 같은 입장이 돼요. 제가 자전거 타다가 멈추면 입장이 달라져요. 저는 자전거라는 교통수단을 멈춰서 인사하니까 더 반갑게 맞이해주세요. 그럼, 이분이 '나를 위해 가는 길을 멈췄구나'해서 대화가 시작됩니다. 관심 있는 분은 지역 민원을 얘기하시기도 하고, 야당을 지지하거나 비판하기도 하시고. 그렇게 최소한 5,000여 명은 만났어요. 정두언 후보도 유세차를 안 타시는 분인데 산꼭대기 동네갈 때 그분은 유세차로 타고 가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자전거를 타고 갔어요. 4년 전에 정두언 의원의 모습이 제 모습이고, 정 의원의 모습은 제 모습이었어요. 정두언 의원이 '무언가 잘 안 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문 전 대표께서도 그쪽 지역구민이신데... 만나 보셨나요?
"한번 오셨죠. 오셔서 유세도 해주시고, 홍제동에서 젊은이들 많이 모여 있는 식당에 가기도 했습니다. 전 대표, 대통령 후보 문재인이 아니라 유권자 문재인으로 하느님으로 모실 생각이고요. 당선되고 나서 당선 인사를 하러 다녔어요. 홍은2동에 가서 인사하는데 2층에서 어떤 주부가 창문을 열더니 '김영호 씨, 축하해요. 나 누군지 알아요?'라고 하시는 거에요. '통장님 아니세요?' 그랬더니 '저 문재인 부인입니다' 하시는 거에요. 막 손짓을 하세요. 창밖에서 대화하고 '어저께 개표 방송 때 떡도 갖다 줬어'라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벨을 눌러서 '사모님, 인사드릴까 해서요' 했더니 '나 파자마 입었어. 못 나가' 하시다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셔서 인사를 나누고 그랬죠. 저를 찍어 주지 않으셨을까요? (웃음) 다시 한 번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이후에 당내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차기 리더십에 대해서... 김종인 대표가 추대 형식으로 가느냐, 경선을 통해 경쟁해야 하느냐. 정청래 의원과 함께 여러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요. 이런 갈등 분위기도 감지됐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저는 아직 중앙정치의 경험이 없다 보니까. 저도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김종인 대표의 역할이 분명히 있었어요.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 방문하고, 역할 분담이 있었고, 잘 치러졌다.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비상대책위를 개선하고, 원래 모습을 돌아가야 하니까 당 지도부 선출이 필요하다 봅니다. 추대라는 건 강력한 요청이 있으면 할 수 있습니다. 일부는 (추대를) 반대하고 있잖아요?
원칙은 경선을 통한 지도부 선출이죠. 하지만, 많은 당원과 의원, 국민이 70~80%가 추대하면 그럴 수 있죠. 근데, 지금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총선은 관리형 체제여서 김종인 대표가 잘 수행하셨어요.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저희가 강력한 야당을 만들려면 경선을 통해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시켜서 더욱 강한 야당의 모습을 만들어야죠. 김종인 대표는 앞으로 경제 민주화를 통해 우리 당을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